• 회원가입
  • 마이페이지
  • 로그인
  • RSS

인천in 메일링 서비스

메일링 신청
상단버튼

| 기획연재 |

금요시단
"가장 좋은 소통의 방법은 재미"

[금요시단] 쉽고 재미있는 시 ..

시는 재미있어야 한다. 오감을 즐겁게 해주어야 하고 영혼을 달구어 용약하게 해야 한다. 문학이 다른 목적에 이용되는 것도 보통이다. 명예를 위해서 이름표가 되기도 하고 약점을 카무플라주(camouflage 위장)하기 위해서 장옷이 되기도 한다. 돈벌이가 최우선 목표가 되기도 한다. 모두 합당한 동기가 된다 해도 본래의 사명과 역할을 망각해선 안 된다. 그 사명과 역할은 긍정적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용납되는 한계가 있어야 하고 지켜야 할 수칙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문학이 본래 자유를 추구하지만 보편성을 상실한 아집이나 방종으로 흐르는 건 금물이다.   문학이 재미있어야 하는 것은 문학이 예술이기 때문에 갖추어야 할 기본 덕목이다. 감각기관에 호소하여 금세 반응을 유도하는 말초신경 자극의 재미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본격예술도 어떤 방식으로든 소통의 구조를 갖추어야 한다. 소통하려면 재미있어야 한다. 김기택 시인은 즐겁기 때문에 시를 쓴다고 했다. 재미가 없으면 무엇 때문에 시를 쓰겠느냐며 반문한다. 나의 경우에도 시가 재미있기 때문에 읽고 쓴다. 필자가 오래 전 문학개론 책을 읽던 때가 떠오른다. 문학의 여러 갈래를 설명하면서 서정시의 갈래를 감정의 시, 정서의 시, 정조의 시로 구분했던 것이 잊히지 않는다. 같은 서정시라도 내용상으로 차별성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현대의 서정시인들도 감정에 북받쳐 시를 쓰기도 하고 비장하게 내면의 소리를 엄숙한 어조로 정조의 시를 쓰기도 할 것이다. 어느 경우에도 소통의 문제를 소홀히 하면 예술로서의 생명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가장 좋은 소통의 방법은 재미다. 어느 독자에게 재미있는 시가 다른 독자에겐 재미가 없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독자의 관심사, 연령, 취향에 따라 재미를 느끼는 요인도 천차만별일 것이다. 그러나 한 독자가 재미있게 읽었으면 다른 독자도 그렇게 읽을 개연성이 높다. 그러나 재미에도 여러 층위가 있다. 내가 가장 많이 느끼는 재미는 깨달음에서 오는 즐거움이다. 철학적 인식, 종교적 깨달음, 예술적 감흥에서 오는 즐거움인데 시의 오묘한 언어에서 오는 감동이 가장 크다.   시는 철학이 아니면서 철학이고 종교가 아니면서 종교다. 시 속엔 있는 듯 없는 듯 종교가 있고 철학이 있다. 우리 고전문학엔 해학적인 작품이 많다. 춘향전과 심청전만 봐도 배꼽 잡는 대목이 많다. 우리 전통문화를 다룬 '정(情)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 꽃을 시샘하는 여인의 얘기를 읽고 고전 문학의 해학에 감동을 받은 적이 있다. 고전문학엔 문외한이니 생략하고 내가 읽은 현대시중에 재미있는 시 몇 편 함께 읽기로 한다.   남편 / 문정희 아버지도 아니고 오빠도 아닌 아버지와 오빠 사이의 촌수쯤 되는 남자 내게 잠 못 이루는 연애가 생기면 제일 먼저 의논하고 물어보고 싶다가도 아차, 다 되어도 이것만은 안 되지 하고 돌아누워 버리는 세상에서 제일 가깝고 제일 먼 남자 이 무슨 원수인가 싶을 때도 있지만 지구를 다 돌아다녀도 내가 낳은 새끼들을 제일로 사랑하는 남자는 이 남자일 것 같아 다시금 오늘도 저녁을 짓는다 그러고 보니 밥을 나와 함께 가장 많이 먹은 남자 전쟁을 가장 많이 가르쳐준 남자   문정희 시집 『양귀비꽃 머리에 꽂고』 (2004 민음사)   남편은 참 가깝고도 먼 사이라는 건 안다. 아내도 그렇다. 시인은 가깝고도 먼 사이를 구체적인 예를 들어 제시한다. 늘 마음속엔 느꼈겠지만 시인이 열거하는 여러 정황을 읽고서야 아, 그렇구나 맞장구를 치게 된다. 부부지간을 일심동체라 하지만 필자의 생각엔 그건 당위성을 말한 것이고 실제 생활에서 부부지간엔 갈등과 대립이 많은 것도 흔한 예이다. 원수 같다가도 아이들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깨닫고 마음을 가다듬기도 할 것이다. 싸움을 가장 많이 하고 밥을 가장 많이 함께 먹은 남자. 모든 얘기를 다 나누어도 연애를 함께 의논할 수는 없는 남자. 아주 시시하고 싱거운 것이라고 해도 시인이 구체적인 언어로 제시하기 까지는 막연하거나 모호했던 것을 비로소 깨닫고 독자들은 신선한 충격을 받을 것이다.   부처 / 오규원 남산의 한 중턱에 돌부처가 서 있다. 나무들은 모두 거리를 두고 서 있고 햇볕은 거리 없이 부처의 몸에 붙어 있다.   코는 누가 베어 갔어도 코 대신 빛을 담고 언제나 웃고 있다. 곁에는 돌들이 드문드문 앉아 있고 지나가던 새 한 마리가 부처의 머리에 와 앉는다.   깃을 다듬으며 쉬다가 돌아 앉아 부처의 한 쪽 눈에 똥을 뉘 놓고 간다. 새는 사라지고 부처는 웃는 눈에 붙은 똥을 말리고 있다.   오규원 시집 『두두』(2008 문학과지성사)   오규원 시인은 날이미지의 시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시도 그런 류의 시라고 할 수 있다. 날이미지의 시는 은유를 거부하고 환유를 도입한다. 인접한 사실들을 결합하고 접속시키는 환유법을 사용한다. 이 시에서 은유는 없다. 남산의 한 중턱에서 발견한 돌부처와 그 인접 사물들을 단순하게 배열하여 한 편의 시를 완성하고 있다. 남산 중턱에 서 있는 돌부처. 나무들은 거리를 두고 서 있고 햇빛은 부처의 몸에 붙어 있다. 코는 누가 베어 갔지만 코 대신 빛을 담고 있다. 주변에 돌들이 있고 새가 날아와 앉는다. 앉아 쉬던 새가 똥을 누고 떠나고 부처는 웃는 눈에 붙은 새똥을 말리고 있는 풍경. 이 시도 인간이 정한 관념으로 굳어진 것이 아니라 인간이 정하지 않은 살아 있는 날이미지를 시에 도입한 경우에 해당할 것이다. 이 시에서 제일 재미있는 부분은 2연의 “코는 누가 베어 갔어도 코 대신 빛을 담고//언제나 웃고 있다.”는 부분과 마지막 시행 “웃는 눈에 붙은 똥을 말리고 있다.”는 부분이다.     잠지 / 오탁번   할머니 산소 가는 길에 밤나무 아래서 아빠와 쉬를 했다 아빠가 누는 오줌은 멀리 나가는데 내 오줌은 멀리 안 나간다   내 잠지가 아빠 잠지보다 더 커져서 내 오줌이 멀리멀리 나갔으면 좋겠다 옆집에 불나면 삐용삐용 불도 꺼주고 황사 뒤덮인 아빠 차 세차도 해주고   내 이야기를 들은 엄마가 호호호 웃는다 -네 색시한테 매일 따스한 밥 얻어 먹겠네   오탁번 시집 『벙어리장갑』 (2002 문학사상사)   오탁번 시인의 해학은 상당수의 시에 나타난다. 매우 경쾌하고 때론 속물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 외설적인 듯 속물적인 듯한 데에 삶과 시의 진실이 있다. 남자들은 가끔 소변을 보면서 오줌 빨을 힘껏 쏘아본다. 경쟁심리가 발동하여 더더욱 멀리 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도 한다. 그런 남자들의 장난기가 고스란히 시에 담겼다. 아주 터무니없는 과장법도 동원된다. 오줌발로 불을 끄고 세차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러나 어린 화자로서는 상상 가능한 상황이다. 백미는 마지막 연에 있다. 호호호 웃는 엄마의 웃음 속에 많은 것이 들어 있다. 가장 원초적인 속내가 들어 있고 훌륭한 가정을 이루어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부모의 염원이 담겨 있다. 몇 번을 읽어도 얼른 이해되지 않는 시에서는 맛볼 수 없는 감동이 있다. 쉽고 재미있게 시를 쓰는 시인의 작품을 읽게 되면 그 시인의 이름이 금세 마음에 각인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흰 토끼 일곱 마리는 / 고영민   청보리밭을 보면 나는 왜 흰 토끼 일곱 마리가 떠오를까   우리 밭의 보리 싹을 누가 뭉텅뭉텅 낫으로 베어가고   아버지가 그 집을 찾아가 어린 토끼를 한 마리씩 우리에서 꺼내 귀때기를 잡고 마당 한가운데 힘껏 내동댕이치는데   토끼가 먹었으니 토끼를 죽여야지!   어린 토끼는 땅을 맞고 바르르 떨다가 죽고 죽고 죽고 또 죽고   어스름 녘 일곱 마리 토끼가 죽어 있는 그 집 마당 그 집 식구들   아버지가 내 손을 잡아끌며 큰 소리로 집에 가자! 토끼가 먹었으니 토끼를 죽인겨!   싹둑 베어진 청보리밭을 지날 때쯤 뒤돌아보았던 그 집 마당의 작고 어린 흰 토끼 일곱 마리는   고영민 시집 『봄의 정치』(2019 문학과 지성사)   우연히 고영민 시인의 시집 『겸손한 손』을 읽었다. 참 재미있었다. 그날부터 고영민 시인의 이름을 보면 반가웠다. 문예지를 읽다가도 금방 눈에 띄곤 했다. 이번에 신작 시집 출간 소식을 듣고 얼른 구입해 읽은 것도 그 기억 때문이다. 종종 유명한 문학상을 탄 작품집을 구입하여 읽어보곤 재미가 없어 그대로 사장되는 경험을 했다. 내 시 읽기의 기본 수련이 덜 된 탓도 있지만 문단의 풍토 탓도 있다. 해설을 읽으며 또 한 번 절망한다.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비춰지는 것이다. 수십 년 시를 읽고 써온 시인에게 그렇다면 일반 독자들의 기분은 어떨까. 당연히 시인을 백안시 하게 되고 혹시나 하고 시집을 펼쳤다가 역시나 하고 덮을 것이다. 그리고 차츰 시에서 멀어질 것이다. 이 시에서 재미있는 시행 하나를 뽑으라면 나는 7연의 “토끼가 먹었으니 토끼를 죽인겨!”를 뽑겠다. 투박한 사투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단호함이 시 전체에 생명력을 불어 넣고 있다. 시 속의 사상과 정서는 나중의 문제다. 발레리의 사과처럼 시는 일단 재미가 있어야 한다.   배춧잎 줍는 여자 / 임경묵 새벽 청과물 도매시장 한편에 서서 경매 끝나기를 기다리는 한 여자가 있었네   경매가 끝나자마자 손수레로 옮겨지는 푸른 배추 더미 뒤를 졸졸 따라가 상인들이 떼어 내버린 배추 거죽을 한 잎 두 잎 줍는 한 여자가 있었네   푸르죽죽한 배추 거죽 거무죽죽한 배추 거죽 사람들이 밟고 지나간 배추 거죽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 짓이겨진 배추 거죽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 짓이겨져 푸른 물이 배어나오는 배추 거죽에서 가장 깨끗한 것만 골라 한 보따리 짊어지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오는 한 여자가 있었네   보따리 안에서 늙은 빨래 같은 배추 거죽들을 꺼내 찬물에 헹궈 비틀고 꼬옥 짜서 처마 밑 빨랫줄에 가지런히 널어놓고 우려낸 멸치 국물이 없어 솥에 반쯤 맹물을 붓고 어슷하게 썬 파 쪼가리와 다진 마늘 약간 묵은 된장 한 숟갈 휘휘 풀어 연탄불에 은근하게 한솥 배춧국을 끓여 놓는 한 여자가 있었네   푸르죽죽한 배추 거죽 같은거무죽죽한 배추 거죽 같은 사람들이 밟고 지나간 배추 거죽 같은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 짓이겨져 푸른 물이 배어나오는 배추 거죽 같은    한 여자가,   임경묵 시집 『체게바라 치킨집』 (2019 문학수첩)   이 시는 어렵지 않다. 아주 평범한, 초라하고 남루하기 까지 한 주변의 한 풍경을 한 편의 시로 재구성하였다. 이 시를 읽으면서 서민들의 애환을 알게 되고 그 애환을 고통이나 비극이 아니라 경쾌하게 희망으로 받아들이는 생활인의 철학을 읽게 된다. 시를 읽으면 선명한 영상이 하나 떠오른다. 한 편의 독립영화 같은 줄거리가 읽히는 것이다. 경매가 끝난 시장바닥에 버려진 배추 거죽을 주워 한 솥 가득 배춧국을 끓여내는 가난한 서민의 삶을 목도하고, 그 엄숙한 제의와도 같은 경건함에 독자는 전율하게 된다. 반복법과 점층법을 도입하여 극적 효과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 시를 읽으며 박두진의 시 <해>가 떠올랐던 것은 그 표현 양식 때문이다.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산 너머 산 너머서 어둠을 살라 먹고//산 너머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이글이글 애띤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해>의 1연). 내용은 달라도 표현 양식은 유사하여 효과적으로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 좋은 시가 반드시 어려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체로 쉽고 재미있는 시가 생명력이 강하다.   오늘의 할 일 /김기택   가만히 앉아 숨쉬기  모든 구멍에서 나오는 구리고 비린 나를 들이마시기  제 못난 곳을 악착같이 감추어오다 감춘 사실마저 낱낱이 들키기  생긴 대로만 앉아 있어도 저절로 웃기는 놈, 비열한 놈, 한심한 놈이 되기  머리통에 피가 몰리는 기억을 꺼내 터진 뇌혈관 다시 터뜨리기  단단한 벽으로 된 입과 귀에다 깨지기 쉬운 간절한 말을 쑤셔 넣기  욕이 되려는 분노를 억지로 우그러뜨려 누르고 밝게 웃으며 대답하기  터져 나오는 비명을 녹여 나에게만 들리는 진한 한숨으로 바꾸기  숨구멍 막는 끈끈한 가래 같은 숨을 조심조심 뚫어가며 숨쉬기  긁으면 더 가려워지는 가려움, 긁느니 잘라내고 싶은 가려움을 긁어 키우기  고삐를 잡아 쥐고 있는 힘을 다해 잡아당겨도 안 오는 잠을 강제로 자기    그냥 있기만 하기    김기택 시집 『갈라진다 갈라진다』 (2012 문학과지성사)   필자는 이제 내가 할 일을 “새들과 식물이 놀라지 않게 산에 오르는 것, 술을 끊을 때도 되었다고 과음을 한 다음날 생각해 보는 것…” 하며 혼자 산책길에 중얼거려 본 적이 있다. 이 시 <오늘의 할 일>를 읽고 엇비슷한 동질감을 느꼈다. 그럼 시의 화자가 제시한 오늘 할 일을 하나씩 짚어 보자. 첫 행부터 예사롭지 않다. “가만히 앉아 숨쉬기”다. 독자는 그만 허를 찔리고 만 기분이다. 이어질수록 점입가경이다. “제 못난 곳을 악착같이 감추어 오다 감춘 사실마저 낱낱이 들키기”라고 하지 않나, “욕이 되려는 분노를 억지로 우그러뜨려 누르고 밝게 웃으며 대답하기”를 하고, “긁으면 더 가려워지는 가려움, 긁느니 잘라내고 싶은 가려움을 긁어 키우기”를 하고 있는 이 화자는 어떤 사람일까. 어쩌면 우리 모두일 것이다. 의식하건 안 하건 우리 모두는 이 시 속의 화자처럼 이런 무미건조한 일을 반복하며 하루하루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무런 재미가 없는데 시를 읽을 수는 없다. 억지로 읽는다면 그것은 위선일 수도 있다. 교양인을 가장하기 위해서, 문화인을 증명하기 위해서 억지로 시를 읽는다면 그것은 위선 일 수도 있다. 재미가 없으면 읽지 않는 게 당연하다. 그게 떳떳하다. 문제는 읽고 싶고 읽어야 하는데 읽을 수 없는 경우다. 읽고 싶고 읽어야 하는데 읽을 수 없는 비극, 그것을 초래한 사람은 바로 시인들이다. 시인들은 시 읽을 권리를 독자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그림을 보고 감동을 받을 때가 있다. 그 그림 속에 있는 한 편의 시가 색과 선의 형태로 다가온다. 음악을 들으며 감동을 받을 때가 있다. 오감을 자극하며 영혼 깊숙이 스며드는 선율이 우리의 감흥을 일깨우고 미의식을 자극한다. 김기택 시인의 시를 읽으며 시 읽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그림과 음악과는 다른 오로지 시만의 재미를 알게 된다. 그 재미의 원천중의 하나는 의외성일 것이다. 너무 뻔한 일상적이고 사소하여 얘기꺼리로 삼기에도 적절하지 않을 사물이나 현상을 한 편의 시로 구성해 낼 때 독자는 자기 속에 있는 의외성에 놀라게 된다. 거기에서 코페르니쿠스적 발견처럼 자기 발견의 충격을 체험하게 된다. 이것이 시를 읽고 쓰는 재미이고 시의 효능일 것이다.        
인천유람일기
양 갈래 계획을 땋은, 싸리재길

(13) 경동 싸리재길 / 유광식

경동 싸리재길, 2012ⓒ유광식   지난 9월 첫 주말에 태풍 ‘링링’이 거센 돌풍과 함께 찾아왔을 때, 나는 심한 두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거센 바람이 부실한 베란다 큰 창을 깨뜨리지는 않을까 걱정되어 신경이 매우 곤두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생쥐는 코너에 몰렸을 때 고양이에게 덤빈다고 하지 않던가. 바람길이 있는 한, 창문이 쉽사리 깨지지 않을 것을 믿었다. 다행히 큰 참사는 없었지만, 동인천역 주변을 돌아다니다 몇 가지 피해 사례를 마주할 수 있었다. 링링은 구) 인천카톨릭회관 터의 가림벽을 안다리 걸어 재끼고 녹색 헌옷수거함을 자빠트렸다. 옥수수알 털듯이 지붕 기와를 뽑아 날릴 때는 '오즈의 마법사' 속 도로시가 회오리에 휩쓸려 날아가는 장면이 떠올랐다. 다행히 인천문화양조장 앞을 지키는 깡통로봇은 안쪽으로 잠시 피신을 하러 갔기에 화를 면했다.    태풍 ‘링링’에 쓰러진 구) 인천카톨릭회관 터 가림벽, 2019ⓒ유광식   애관극장에서부터 발걸음을 내딛는다. 주말에는 차량이 인도를 잠식하므로 인도와 도로를 지그재그 오가며 걸어야 한다. 비어 있던 산부인과 건물은 카페로 둔갑했고, 오래된 집 한 곳은 분홍색 외투를 걸치고 전시가 한창이었다. 그 옆 아름다운가게는 역 앞에 자리했던 것을 확장 이전해서인지 공간이 자원 순환 활동을 펼치기에 넉넉해 보였다. 아쉬운 점이라면 저녁 6시면 땡! 끝난다는 점이다. 기독병원 아래 문화공간 ‘플레이캠퍼스’는 지난한 리모델링을 했고 이번 연도 10주년 기획공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조금씩 내리막길을 걷다 보면 쇠약한 건물 사이사이로 현대식 파사드가 인상적인 곳들을 만날 수 있다. 골목 안쪽으로도 가게와 공간이 숨어있고 말이다. 그렇게 200여m 내려가다 보면 배다리마을에 닿게 된다. 나룻배 기다리듯 신호 기다려 건너면 바로 배다리 헌책방거리다.   경동 기독병원입구 사거리, 2018ⓒ유광식   동인천역 가까운 곳에는 이 지역의 중요한 길목이며 바람길인 ‘싸리재길’이 있다. 애관극장에서 시작되어 언덕이라기엔 조금 민망한 재를 넘으며 배다리 헌책방거리로 이어지는 좁은 2차로 길 말이다. 싸리재길은 옛날에는 인천과 서울을 잇는 길목이었고, 지금은 중구와 동구를 잇고 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는데 이곳 또한 가만히 놔둘 수 없었나 보다. 이곳에 자못 우려스러운 분위기가 스며있었다. 집과 가게가 한 몸인 Cafe '싸리재‘는 수년 전, 이 길의 이름을 그대로 간판으로 하여 연 곳으로, 커피&음료를 마시며 그윽한 향기와 음악 속에 여유를 머금을 수 있는 장소이다. 이 주변의 건물들이 2~3년간 집중적으로 거래되었다는데, 좋은 소식으로 보이지 않는다. 건물들은 대개 인천이 아닌 타 도시권에 거주하는 개인이나 법인 등에 매입됐고, 이후 카페나 음식점, 문화공간 등으로 탈바꿈했다. 모바일 검색에 능숙한 젊은 층들은 주말이 되면 싸리재길의 공간들을 찾기 바쁘다.   경동 Cafe '싸리재' 1층(풍금), 2016ⓒ유광식   골목길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지역 거주민으로서 이상야릇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을 떨쳐 낼 수는 없다. 장소는 시간을 품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시간을 존중하며 걸어가는 방향이 아닌 것 같다. 누구를 탓하랴마는, 그나마 위안이라면 민주시민교육의 일환으로 ‘인천민주로드’ 답사를 한다는 것이다. 답사로 중 한 코스인 <인천항↔창영초>까지 이어지는 그 길 가운데 경동 싸리재길이 있다. 한편, 답동성당 뒤쪽의 너른 공영주차장은 옛날 민간해운회사 이운사에 이어 지역의 금고 역할을 했을 법한 조흥은행 부지이기도 했다. 건물은 사라졌지만, 애맨 돈을 빠트리고 갔는지 짧은 시간에 깊어진 시간을 훼손하는 검은 손으로 자란 건 아닐까 상상을 하게 된다.    경동 공영주차장(옛 이운사, 조흥은행 터), 2019ⓒ유광식 배다리 산업도로 에코동산에서, 2019ⓒ김주혜   ‘상점이 생기고 사람들이 많아지면 뭐니 뭐니 해도 좋은 것이고, 동네가 살아나는 것이다.’라는 문장에 대해 과연 그러할까 하는 의문 섞인 생각이 든다. 우리도 옆 동네와 똑같은 형국(도시재생)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살아가야 할까?) 재생이 아닌 복제로 말이다. 같은 장소에서 다른 꿈을 꾸는 동상이몽(同床異夢)은 과연 가능한 것이었다.   배다리 우각로의 어느 건물 외벽화, 2017ⓒ유광식  
정민나의 시 마을
트랜지스터

트랜지스터 / 김불위

  트랜지스터                           - 김불위     우리언니 여섯 살 조카 데리고 친정 나들이왔네   옛날 라디오는 우리 집 가보 1호 처음 들어 보는 라디오 소리 우리조카 휘둥그레 놀라는 모습 저속에 무엇 있나 궁금증 발동했네 동갑네기 이모랑 소근소근 돌맹이 주워다 부셔부셔 신기한 소리들은 뚝 멈췄네 상상의 흥분은 허망해지고 엄마께 혼날까봐 울음보 터졌네 부모님 놀라 달려 와 보니 기막힌 일 벌어졌네   가보1호 라디오는 그렇게 가버렸네   *** 트랜지스터(transistor) 라디오란 트렌지스터를 사용한 라디오 수신기를 말한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은 60년대 후반에 태동하였는데 국내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이 가공된 웨이퍼를 들여와서 조립생산이 시작되었다. 트렌지스트 라디오가 처음 보급되었을 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놀라웠을 아이들의 모습을 이 시를 통해서 실감할 수 있다.   동생을 임신한 필자의 어머니도 서울에 사는 시동생이 왕왕 울리는 트랜지스트 라디오를 들고 집안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셨는데 그게 태몽이었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태몽으로 여길 정도로 트랜지스트가 처음 나왔을 당시는 상당히 경이로운 물건이었다.   조그만 물체 속에 무엇이 들어 있나? 아이들은 그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돌멩이를 가져와 물체를 두드리면서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는다. 아이들의 호기심이 화자 집안의 가보를 망가뜨렸지만 사실은 그러한 행동은 창조 본능을 일깨운다. 알 수 없는 물체를 해체하고 그것이 무엇인지 밝히려는 사람들의 행위가 모아져서 오늘날 창조 과학의 대한민국을 세우는데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은 누구나 의심하지 않는다.   트랜지스트 발명으로부터 주목받기 시작한 반도체 기술은 눈부신 기술 혁신을 이루어 고도의 정보통신과 정보 처리기술 발전을 가져왔다. 반도체는 가전제품에서 우주 개발까지 그 응용 범위가 넓다. 산업뿐 아니라 사회, 공공분야나 가정생활에 이르기까지 반도체의 수요는 계속 증대되어 가고 있다. 최근 일본 정부는 반도체 핵심 소재 부품인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포토레지스트 등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에 긴장감을 주고 있다. 글로벌 시장은 국가별로 분업화 되어 있는 상황이다. 조 단위의 트랜지스터로 이루어진 반도체 내부는 원자 단위로 매우 작은데 일본은 반도체 고집적화에 따른 형상의 미세화, 웨이퍼의 대구경화 등을 행할 수 있는 장비나 재료의 기술이 뛰어나다. 그에 반하여 우리나라는 첨단의 기술 분야나 재료에서 부족한 대신 국내 조립기술은 선진국 수준에 도달 하였으며 시험 및 분석 기술도 제품의 성능 검사를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한다.   가공 생산 기술은 최근 집중적인 기술도입으로 거의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고 공정 기술 개발측면에서는 초고집적 반도체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였다고 전한다. 따라서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과 정부가 수입선을 다변화 하고 국산화를 추진하며 대책을 세운다니 언제든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도 그동안 기술이 산업에 실제로 적용하여 구체적인 ‘현실 기술’을 쌓아올렸다는 소식에 응원하는 마음이 막 샘솟는다.   시인 정민나
장정구의 인천 하천이야기
인천대공원, 소래습지 도는 물길 다..

(22) 장수천 - 장정구 / 인천..

장수천이 만수천과 만나는 담방마을   “월락재천 수상지진(月落在天 水上池盡)”  우리나라 천주교회의 최초 영세자인 이승훈이 순교하며 남긴 말이다. 양반 집안에서 태어난 이승훈은 북경에서 선교사들로부터 교리를 배우고 ‘베드로’라는 이름의 세례를 받고 한국 최초 천주교회 창설에 참여한다. 예수를 부인했던 베드로처럼 이승훈은 몇 차례 배교와 복교의 과정을 거치다가 1801년 신유박해 때 순교하며 ‘달은 떨어져도 하늘에 있고 물은 솟구쳐도 연못에서 다한다’는 말을 남기며 자신의 신앙을 표현한다. 이승훈 베드로의 집안은 4대에 걸쳐 5명의 순교자를 배출하며 ‘조선 교회의 주춧돌’이 된다. 1981년 경기도 광주 천주교 성지인 천진암으로 옮겨지기 전까지 이승훈의 묘는 인천 남동구 장수동 반주골에 있었다. 인천상수도사업본부 남동정수사업소 뒤로 지금은 비석과 가묘가 남아 인천광역시 기념물 제63호로 지정되어 있다. 천주교 인천교구와 인천광역시는 이곳을 이승훈 역사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장수천은 인천의 하천 중에서 하구가 막혀있지 않은 거의 유일한 하천이다. 인천대공원 호수 갑문에서부터 소래습지생태공원과 소래포구 부근까지 약10km가 지방하천으로 지정되어 있다. 장수천의 본류는 거마산과 성주산의 골짜기에서 발원하여 인천대공원 호수로 흘러든다. 그렇게 계곡에서 흘러온 물보다 팔당댐에서부터 끌어온 한강수를 만나 호수가 된다. 남동정수사업소에 공급되는 팔당원수 중 일부가 인천대공원 호수 유지용수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거마산 서남쪽에서 발원한 물줄기는 수현부락 옆을 지나며 일부 복개되었다가 인천대공원 제2주차장과 제1주차장을 지나 캠핑장 부근에서 장수천 본류로 흘러든다. 이후 장수1,2,3교 등 크고 작은 다리들을 지난 장수천은 인천아시안게임남동경기장과 서창JC, 논현주공아파트와 소래습지생태공원 사이를 지나 소래포구에 이른다.    만의골 은행나무  장수천의 발원지는 관모산, 상아산, 소래산, 성주산, 거마산 등 자연숲이고 주변으로는 인천대공원 호수, 식물원, 수목원, 습지원, 소래습지생태공원 등 다양한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다. 올해 여름 인천대공원 습지에서 멸종위기야생생물2급의 곤충인 대모잠자리와 쌍꼬리부전나비의 서식이 확인될 정도로 생태계가 살아있다. 길지 않지만 상류, 중류와 하류, 기수지역까지 자연하천의 모습을 제법 잘 간직한 하천이다. 여뀌, 물봉선, 고마리, 갯버들, 물억새, 갈대, 칠면초, 해홍나물, 퉁퉁마디, 나문재...... 다양한 식생과 하천 경관을 가지고 있다. 구불구불 갯골을 따라 송도갯벌습지보호지역까지 연결된 물길에는 참게가 살고 농게와 콩게, 멸종위기종이며 보호해양생물인 흰발농게도 산다. 저어새와 검은머리갈매기, 알락꼬리마도요 등 세계적 멸종위기 새들도 장수천에서 지렁이와 게, 물고기를 잡는다. 갯골에 숨은 할미새와 오리, 해오라기와 백로, 도요새들은 수천마리다. ‘조동’초등학교, ‘새골’어린이공원 등 지명이 장수천의 새들과 무관해보이지 않는다.     바닷물은 하루에 두 번 들어오고 두 번 나간다. 밀물과 썰물로 바닷물이 제일 많이 나갔을 때를 간조, 제일 많이 들어왔을 때를 만조라 하는데 인천경기만은 유독 조수간만의 차가 크다. 그믐과 보름, 즉 사리 때면 조수간만차가 9미터가 넘는다. 달과 태양 그리고 지구가 일직선상에 놓이고, 달과 지구가 가장 가까운 거리가 되는 백중사리 때면 장수천을 따라 밀려드는 바닷물이 장관이다. 브라질의 아마존강과 중국의 첸탄강의 조석해일(潮汐海溢, tidal bore)을 연상하기에 충분하다. 만수천과 장수천이 만나는 곳이 이름이 담방마을인데 만조 때면 바닷물이 마을 앞에까지 담방담방 넘어들려고 해서 담뱅이말(담뱅이말)이라 했다고 장수동(長壽洞) 할아버지들이 이야기한다.   장수천 상류 만의골에는 800년 된 은행나무가 있다. 인천광역시 지정 기념물로 곧 국가지정 천연기념물로도 자격이 차고도 넘친다. 매년 은행나무 앞에서 마을의 안녕과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당제를 지낸다. 지금도 마을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가는 축제로 당제가 열리는 것은 장수천이 황해로 막힘없이 흐르고 또 바닷물이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리라.  
장봉도에서 아이들과 생활하기
닭들에게 배운다 “내가 언제 그랬냐!”

(15) 장봉 삶의 장수 비결

도시에서 나고 자란 젊은 부부가 인천 앞바다 장봉도로 이사하여 두 아이를 키웁니다. 이들 가족이 작은 섬에서 만나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인천in]에 솔직하게 풀어 놓습니다. 섬마을 이야기와 섬에서 일어나는 아이들의 일상을 이야기로 만들어 갑니다. 아내 문미정은 장봉도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며 가끔 글을 쓰고, 남편 송석영은 사진을 찍습니다. 오늘은 우리 집 닭들 이야기를 하고 싶다. 우리 집에 3마리의 닭이 있다. 올 봄부터 키우기 시작했는데 그 때엔 다들 어렸는데 이제는 장성하여 알도 낳아준다. 세 마리가 각각 크기도 약간씩 다르지만 성격도 식성도 다르다. 제일 큰 닭은 하얗고 겁이 많고 사료를 좋아한다. 겁이 많아 웬만하면 만지기가 쉽지 않다. 데려온 초반에는 알을 잘 낳더니 더워지기 시작하면서 알을 낳지 않는다. 성격이 못됐다. 동생들 사료 먹는 꼴을 못 본다.   두 번째로 큰 닭은 검은 청계이다. 제일 크고 예쁘다. 사료도 잘 먹지만 곤충을 좋아한다. 색연필만한 지네도 한입에 꿀꺽 삼킬 정도로 지네를 좋아한다. 그래서 그런지 알을 잘 낳는다. 태풍이 몰아칠 때도 매일 하나씩 나았다. 이 녀석은 진짜로 겁이 없어서 걸핏하면 사람들 어깨위로 머리위로 팔위로 올라탄다. 하지만 손에 잡히지는 않는다. 고양이도 막 쫒아 다닐 정도로 외모도 성격도 용감하다.   막내 닭은 털도 얼룩덜룩하고 크기도 작아서 제일 못생겨 보이지만 성격은 제일 온순하고 사람을 잘 따른다. 거의 매일 집안에 들어와 말썽을 부리는 녀석도 이 녀석이다. 품에 안고 가만히 있기도 하는 신통한 녀석이다. 막내 닭은 형님들에게 치여서 사료를 잘 못 먹는 편이다. 그래서 더 작은지도 모른다. 막내도 지네를 좋아한다. 그런데 막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은 과일이다. 화단에 심은 블루베리며 왕오디, 왕까마중은 막내 닭이 다 먹었다. 채식 위주로 먹어서 그런지 성격이 온순하여 내가 제일 예뻐한다. 그런데 이 셋은 매일 싸운다. 나름 서열이 있는데 막내는 털이 뽑힐 정도로 수난을 겪을 때가 많다. 내가 보호를 해주기는 하지만 집에 없을 때가 많으니 그저 매일 치고 박고 싸운다고 생각하는 게 맞다.   지난번 태풍이 왔을 때 이렇게 예쁜 닭들을 섬에 남겨두고 우리 가족은 섬을 탈출했다. 태풍이 지나가자마자 나는 아이들과 함께 섬으로 먼저 들어왔다. 집도 집이지만 닭들만 두고 온 것이 영 마음에 걸렸고 모두가 무사한지 궁금했다. 지인이 지유도 학교가 걱정이라며 학교가 무사한지 보고 오자고 성화다. 결국, 본의 아니게 섬을 한 바퀴 돌아보았는데…….   섬은 완전 초토화 그대로였다. 여기 저기 나무는 뽑히고 쓰러져 있었고 해변의 모래는 도로까지 날라들어 모래로 된 도로를 운전하며 다녀야 했다. 한들해변으로 가는 고개 마루에 놓여 있던 정자는 온데간데 없이 바스라 졌고, 원목으로 만들어져 시골스럽게 꽂혀 있던 이정표들은 대부분 쓰러졌다.   아기염소 깜지의 친정집인 염소 농장도 피해가 컸다. 염소 우리로 사용하고 있는 비닐하우스 비닐도 벗겨지고, 염소 구유 틀과 집이 따로 있었는데 완전히 폭삭 무너져서 염소들은 식당을 잃어야 했다. 가장 아쉬운 것은 우리 집 바로 위 옹암교회의 종탑 십자가가 똑 떨어져 버린 것…….   그렇게 태풍이 몰아치고 반짝 반짝 햇살이 고개를 내밀었다. 모두가 그 햇살이 얼마나 반갑고 고마웠는지...   비바람이 그치자 우리 집 닭들이 나란히 앉아 깃털을 말린다. 매일 싸우고 쫒아 다니던 닭들이 그렇게 다정한 모습을 보인 건 처음이었다.   태풍이 지난 가을 하늘도 매일 싸우던 우리 집 닭들도 모두가 “내가 언제 그랬냐?” 하는 것만 같다.   장봉에서의 삶은 그리 녹녹치 않다. 늘 바쁘고 체력은 고갈되어 간다고 느낄 때가 자주 온다. 자연을 누리기도 하지만 자연과 싸우기도 해야 한다. 가장 큰 스트레스는 늘 같은 얼굴을 보는 것……. 가족도, 직장도, 이웃도 매일 매일이 똑같다. 그러다 보니 우리 집 닭들처럼 자주 다투고 섭섭하고 흉보고 힘겨워한다. 하지만 그래서 더 닭들의 정신이 필요하다. “내가 언제 그랬냐!”   닭들을 보며 나는 오늘도 배웠다. 오래 살고 잘 살려면 때로는 뻔뻔함이 필요할 때도 있다는 것을……. “흥! 내가 언제 그랬냐?”  

| 오늘의 TOP 뉴스 |

'9·19 평양선언 1주년', 인천시 남북교류사업 적극 추진

고려역사 남북학술회의, 원료의약품 기증, 도쿄올림픽 남북단일팀 전지훈련 유치 등

이용헌 남북교류협력담당관이 19일 시청에서 9.19 평양공동선언 1주년 기념과 관련하여 설명하고 있다 ‘9·19 평양공동선언’ 1주년을 맞아 인천시가 다양한 남북 교류협력사업을 추진한다. 시는 오는 11월 중 북한 개성에서 고려 역사와 관련한 남북학술회의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학술회의는 고려 왕도였던 강화와 개성을 연계하는 전략을 도출하기 위해 마련된다. 남북한에서 고려 역사에 권위가 있는 학자 등이 참여해 주제발표와 토론을 펼칠 예정이다. 아울러 시는 2020 도쿄올림픽에 남북단일팀이 확정된 종목의 북한대표팀 전지훈련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남북단일팀이 확정된 종목은 여자농구, 여자하키, 유도, 조정 등 4종목이다.  2014년 아시안게임을 개최한 경험이 있는 시는 국내 최고수준의 체육시설을 내세워 북한대표팀을 유치한다는 목표다. 시는 이외에도 인도적 대북사업으로 북한이 필요로 하는 원료의약품 기증도 추진한다.  오는 24일에는 시청 대회의실에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초청 강연회를 연다. 인천지역 시민사회도 10·4 남북공동선언 12주년을 기념하고 시민 평화 축제로 만들기 위해 50여 개 단체가 모여 '10·4 남북공동선언 기념행사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추진위는 이날부터 오는 10월14일까지 다양한 평화통일 행사를 연다. 10월3일 문화예술회관 앞 광장에서 10.4선언 12주년 기념 ‘인천, 평화가 온다’를 개최할 예정이다. 평화도시만들기인천네트워크 관계자는 "70년 동안 켜켜이 쌓인 분단과 적대의 상처들이 한 순간에 회복되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큰 바람"이라며 "쉽지 않은 평화의 길을 묵묵히 끈기 있게 걸어 나가 평화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사원, 용현·학익1블록사업 미추홀구 감사 결정

인천 환경단체 "오염토양 반출 승인은 토양환경보전법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사항"

오염토양 반출이 이루어지고 있는 옛 동양화학 1공장 터의 현재 모습. 옛 동양화학 공장터 등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과 관련해 감사원이 토양환경보전법 위반으로 미추홀구에 대한 감사를 결정했다. 인천녹색연합은 18일 성명서를 내고 "감사원이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 사업부지 내 ‘오염토양반출정화계획서’에 대한 위법한 적정통보에 대한 감사청구를 받아 들여 지난 16일 미추홀구청장의 감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천녹색연합 등 인천지역 환경단체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인천지부는 지난 5월21일 토양환경보전법 위반 등으로 미추홀구에 대한 감사를 청구했다. 감사원이 뒤늦게 4개월 만에 감사를 결정한 것이다. 인천 환경단체 등은 지속적으로 사업자인 DCRE(동양화학부동산개발, OCI의 100% 자회사)가 작성한 오염토양정화계획서에 토양환경보전법을 위반하는 반출처리 내용이 담겼지만, 미추홀구가 법을 임의로 해석해 오염토양이 불법적으로 반출됐다고 주장해 왔다. DCRE와 한강유역환경청이 2011년 협의한 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 ‘사업 착공 전 사업지구 전반에 토양정밀조사를 실시해 토양 오염여부를 확인하고, 토양오염 발견시 적정 토양오염정화대책을 수립 후 사업을 시행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미추홀구는 2018년 9월 사업지구 전체가 아닌 일부 부지(공장 1~3부지)에 대해서만 토양정밀조사 명령을 내리고, 올해 1월 이 부지에 대한 오염토양 정화조치 명령을 내렸다. DCRE는 지난 3월 미추홀구로부터 오염토양 반출정화 승인을 받아 현재 용현·학익1블록 내 오염토양을 반출하고 있다. 미추홀구는 토양환경보전법에 오염토양을 반출정화할 수 있도록 예외조항을 두고 있으며, 이를 근거로 적법한 행정절차에 따라 반출정화를 승인했다는 입장이다. 인천녹색연합은 "미추홀구의 오염토양 반출처리 적정통보는 위법할 뿐만 아니라 토양환경보전법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사항"이라며 "인천시는 한강유역환경청이 환경영향평가법 위반으로 ‘공사 중지명령 요청서’를 보냈으나 이를 거부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사원은 법과 원칙까지 뒤흔든 미추홀구를 신속히 감사해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며 "환경청은 환경영향평가법 위반 사안에 대한 행정조치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명서 원문]     감사원, 토양환경보전법 위반으로 미추홀구청장 감사 실시 결정! - 감사원은 신속히 감사를 진행하고, 환경부도 입장을 분명히 표명해야    인천시민환경단체들이 5월 21일 감사원에 제출한 <미추홀구청장의 주식회사 디씨알이의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 사업부지 내 ‘오염토양반출정화계획서’에 대한 위법한 적정통보에 대한 감사청구>가 받아들여져 감사원은 지난 9월 16일 미추홀구청을 감사하기로 결정했다. 감사 실시 여부 판단 시한이 한 달임에도 불구하고 넉 달 가까이 넘겨 감사 실시 여부를 판단한 것이 유감스럽지만, 신속한 감사를 통해 법과 원칙을 뒤흔든 잘못된 행정을 바로잡길 기대한다.   2011년, ㈜디씨알이 측이 한강유역환경청과 협의한 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사업 착공 전 사업지구 전반에 토양정밀조사를 실시하여 토양 오염여부를 확인하고 토양오염 발견시 적정 토양오염정화대책을 수립 후 사업을 시행하여야 함.’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미추홀구청은 2018년 9월, 사업지구 전체가 아닌 일부 부지(공장 1~3부지 및 기부체납부지, 277,638㎡)에 대해서만 토양정밀조사 명령을 내렸고, 2019년 1월, 일부 부지에 대해서만 오염토양 정화조치 명령을 내렸다. 여기에 더해 2019년 3월, ㈜디씨알이가 제출한 오염토양정화계획서에 토양환경보전법을 위반하는 반출처리 내용이 담겼음에도 불구하고 미추홀구청은 법을 임의로 해석하면서까지 수리해 4월부터 오염토양이 불법적으로 반출되었다. 이에 인천시민환경단체와 민변 인천지부는 토양환경보전법 위반 사항으로 미추홀구청장을 감사원에 감사청구 한 것이다.   이 사안에 대해 환경부도 토양환경보전법의 취지와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을 바탕으로 명확히 판단하고 감사원에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 이미 인천시민환경단체가 환경부에 몇 차례에 걸쳐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 부지 오염토양이 반출 정화 대상인지 여부에 대해 질의한 바 있다. 「토양환경보전법」제15조의3제3항을 근거로 환경부는 “오염이 발생한 해당 부지에서 정화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부지의 협소 등 불가피한 경우에는 제한적으로 반출정화를 허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다만, 공사착공 이전에 환경영향평가 등의 과정에서 확인된 오염토양은 반출정화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힌 바 있다. 디씨알이의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 사업부지 내 오염토양은 환경영향평가서에서 이미 2007년, 2011년 확인되었다고 밝혔기 때문에「토양환경보전법」상 반출정화가 가능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미추홀구청의 오염토양 반출처리 적정통보(사무처리)는 위법할 뿐만 아니라 토양환경보전법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사항이다. 또한 8월 1일 환경부(한강유역환경청)가 환경영향평가법 위반 사안으로 인천광역시에 ‘협의내용 이행을 위한 공사 중지명령 요청서’를 보냈으나 인천시가 거부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미추홀구는 토양환경보전법을 임의로 해석하고, 인천시는 이미 답을 정해놓고 환경영향평가법에 대해 편파적인 법률 자문을 받은 것도 모자라 중앙부처인 환경부의 판단까지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감사원은 법과 원칙까지 뒤흔든 미추홀구청을 신속히 감사해 결과를 발표해야 하며, 한강유역환경청은 환경영향평가법 위반 사안에 대한 행정조치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   2019년 9월 18일   가톨릭환경연대 / 인천녹색연합 /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 인천환경운동연합  

"수문통 복원으로 원도심 부활을"

동구 송현동 '수문통' 복원 방향 선상토론회 열려

수문통 옛 모습(복개 전 1990년대 중반). ⓒ박근원 인천시 동구 송현동 갯골 ‘수문통(水門通)'에 대한 인천시의 복원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복원 방향을 논의하는 선상 토론회가 17일 오전 인천 앞바다에서 열렸다. 인천시 하천살리기추진단이 주최한 이번 토론회에는 안병배 인천시의회 부의장, 유동현 인천시립박물관장, 허인환 동구청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인천시는 지난해 10월 원도심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승기천·굴포천·수문통 생태하천 복원’을 통해 주민들이 돌아오는 원도심을 만들자는 구상을 밝혔으며, 교통 문제 등에 대한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기로 했다. 수문통 생태하천은 동구 송현동 동부아파트에서 송현파출소까지 복개돼 주차장 및 도로로 쓰이고 있는 수문통 220m 구간을 친수공간으로 복원할 계획으로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문통은 1930년대 일부 매립돼 공장 부지와 주택가가 조성되고 1994년 도로로 복개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날 참가자들은 중구 연안부두에서 80t급 유람선을 타고 3시간여 동안 월미도·북성포구·만석부두를 거쳐 수문통을 둘러보았다. 이어 경인아라뱃길 갑문까지 이동하며 수문통 복원에 관해 토론했다. 주제 발표자로 나선 유동현 인천시립박물관장은 "갑신정변 이후 중구 전동에 주둔한 일본군이 주민들을 동구 송현동으로 내쫓으면서 갯골이던 동구 수문통 일대에 사람이 거주하기 시작했다"며 그 역사성을 설명했다. 유 관장은 또 수문통은 조선시대(개항 이전) 주안포 갯골에서 분기한 갯골이 흘러들었던 간석지로 동구 만석동에서 북쪽 지역인 송현ㆍ송림동까지 이어진 갯골에 바닷물이 드나들었던 수구문(水口門)이 있어 수문통(水門通)이라 불렸으며, 다리 철교까지 연결돼 1930년대까지만 해도 해산물과 생필품을 실어 나르는 쪽배가 다녔다”고 설명했다. 허인환 동구청장은 "동구는 개항의 역사를 쓴 조선인 노동자들의 애환이 담긴 곳"이라며 "수문통 생태하천 복원 사업을 통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은 인천의 역사를 찾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허 청장은 이어 "동구에는 현대제철, 두산인프라코아, 동국제강 등에서 근무하는 7,000여 명의 노동자들과 인천산업유통단지에 3,400여 업체가 입주해 있으나 동구에는 볼거리와 즐길거리, 먹거리 등의 컨텐츠가 타구에 비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수문통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통한 동구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은 동구의 발전은 물론 인천의 역사를 찾는 길”이라고 말했다. 최계운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장은 “동구의 수문통이 생태하천으로 다시 태어나 친환경ㆍ친수공간으로 변모된다.”며 “하천과 지역을 어떻게 연계하여 만들어갈 것인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병배 인천시의회 부의장은 "어릴적 기억에 수문통으로 만조 때 몇시간 무동력 뗏마(뗏목)가 올라왔으나 나머지 시간대는 냄새나는 개천이었다. 복원하였을 때 하천 유지용수의 관리 문제와 없어질 상가 주차장 대책 등도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문통 옛모습(1980년대, 인천시청 소장)      

청라소각장 현대화 사업 주민설명회 '파행'

설명회장 아수라장···직매립 제로화 등 인천시 매립지 계획 차질 우려

    인천시가 16일 서구 청라2동 주민센터에서 개최한 청라소각장 현대화 사업 설명회가 주민들의 반발로 파행됐다. 청라소각장 현대화 사업을 둘러싼 주민과 인천시의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열린 주민설명회가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파행됐다. 시는 16일 오후 서구 청라2동 주민센터에서 '청라 소각장 현대화 사업 타당성 검토 및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 주민 설명회를 열었다. 이번 설명회는 주민자치위원회,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일반 주민 등을 대상으로 사업 추진 경위와 방향, 계획 등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소각장 현대화 사업을 반대하는 청라국제도시총연합회와 주민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주민센터 앞에서 '10만 주민 배신하는 인천시 불통행정', '청라 소각장 이전·폐쇄' 등 구호를 외쳤다. 또 우산 퍼포먼스, 상여 집회 등을 벌였다.   주민설명회장 입구 앞에서 우산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는 청라 주민들.  이후 주민설명회 개최 예정인 오후 3시를 앞두고 인천시 관계자 등이 주민센터로 진입했지만, 주민들에 의해 저지당하기도 했다. 일부 청라주민과 공무원 등 10여 명이 참석한 상황에서 시가 예정대로 주민설명회를 진행하자 설명회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이 과정에서 배석희 청라총연 회장 등 청라총연 관계자들과 백현 시 환경국장 등 시 공무원들이 뒤엉키면서 고성과 욕설이 난무했고,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배 회장은 "모 아파트 입주자대표 1명과 청라 1동 주민 1명 등 단 2명의 주민과 공무원들만 있는 설명회도 주민설명회가 맞는 것이냐"며 "이번 설명회는 원천무효"라고 반발했다.   주민설명회장에서 청라총연 관계자와 시 관계자 등이 뒤엉켜 있다. 2001년 가동한 청라소각장은 서구와 중구, 동구, 부평구, 계양구, 강화군 등 6개 지역의 생활 폐기물을 소각 처리하고 있다. 2015년 내구연한이 지나면서 기존 하루 소각량인 500t에서 350~400t만을 처리하고 있다. 시는 2025년 수도권 매립지 사용종료와 직매립 제로화를 선언하고, 쓰레기 소각장 증설·신설, 노후 소각장 현대화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쓰레기 재활용률을 높이고 소각해 쓰레기양을 크게 줄여 쓰레기 직매립 비율을 낮추고, 소각재와 불연성 폐기물 등만 자체 매립지에서 처리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이에 시는 8월부터 ‘청라 자원환경시설(소각장) 현대화사업 타당성 검토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하고 있지만, 청라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사업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시는 증설과 폐쇄 후 이전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청라 주민들은 20여 년간 소각장 환경오염 물질로 피해를 입었다며 폐쇄·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시는 이날 설명회에서 사업의 필요성과 환경 피해 우려에 대한 입장 등 주민 설득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주민설명회가 사실상 파행 운영되면서 2025년 매립지 사용종료와 직매립 제로화 등 계획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공원 일몰제' 대응, 인천시가 으뜸

국토교통부의 대응실적 종합평가에서 1위 차지

인천시가 국토교통부의 공원일몰제 대응실적 종합평가에서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됐다. 시는 국토부가 공원집행률, 공원조성계획률, 예산투입률, 공원계획수준, 난개발 가능성 등을 종합평가한 결과 1위를 차지했다고 11일 밝혔다. 2위는 대전, 3위는 제주다. ‘공원 일몰제’는 1999년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른 것으로 공원, 녹지, 도로 등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 뒤 20년이 지난 장기미집행 시설은 내년 6월 말까지 집행(실시계획인가)하지 않을 경우 7월 1일 자동 실효되면서 도시계획시설에서 해제되는 것이다.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은 공원이 가장 많아 전국의 모든 지자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시는 장기미집행 공원 52곳(전체 공원 면적의 17%인 723만㎡) 중 개발제한구역(GB) 등 개발이 불가능한 6곳을 제외한 46곳을 집행키로 하고 내년 6월 말까지 실시계획인가 절차를 밟아 2022년까지 조성을 끝낼 예정이다. 장기미집행 공원 조성에는 총 3,727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되는데 시는 일반회계는 물론 수도권매립지 주변지역 환경개선특별회계 활용, GB(그린벨트) 훼손지 복구사업 연계, 공원형 도시뉴딜사업 응모, 특별교부세 우선 배정, 지방채 발행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재원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천기 시 공원조성과장은 “이번 국토교통부의 ‘공원 일몰제’ 대응실적 종합평가에서 인천이 1위를 차지한 것은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추진계획을 수립한 결과”라며 “장기미집행 공원이 차질 없이 조성되도록 예산 확보, 보상, 공원조성계획 승인 및 실시계획인가 등 행정절차 이행, 설계, 공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prev next
  • 부평풍물대축제
  • NO아베
  • 남구학산문화원

| 기획연재 |

  • i신포니에타
  • (주)미추디자인
  • 인천민주평화인권센터
  • 강화뉴스
  • 인천교통방송
  • 선학종합사회복지관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