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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회 <인천문학상> 허은희의 시집 <열한 번째 밤> 수상!

배천분ㅣ 2016.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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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회 <인천문학상> 허은희의 시집 <열한 번째 밤> 수상!
자신만의 언어로 천착, 불가능한 내면 존재들의 비의를 미학적으로 형상화
     
인천문인협회(회장: 문광영)가 주관하는 제28회 <인천문학상> 수상자가 12월 5일 발표되었다. 최종심에 오른 작품은 허은희의 시집 <열한 번째 밤>과 이상은의 시집 <어느 소시오패스의 수면법>, 조연수의 시집 <가시가 자라는 방식>이었다,
이 가운데 허은희의 시집 <열한 번째의 밤>(한국문연)이 수상작품으로 선정되었다.

문학상 심사는 우한용(소설가, 전 서울사대 교수), 이경림(시인), 김영승(시인) 세 분이 맡았다.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삶의 표면 아래에 숨겨진 비극성들을 조롱과 아이러니, 블랙 유머의 객관적인 리얼리티의 시안으로 당당하게 자신만의 언어로 천착, 불가능한 내면 존재들의 비의를 미학적으로 형상화하여 인천문단의 위상을 한층 높여 주었다”고 총평했다.
 
1989년부터 매년 시행되어오고 있는 <인천문학상>은 인천문학의 발전적 비전을 보여주고, 인천 문인들의 창작의욕을 고취시키고자 28년 동안 시행되어온 인천 최대의 문학상이다.
수상자에 대한 시상은 오는 2016년 12월 9일(금,17:30) 인천 하버파크호텔, 인천문인협회 송년회에서 있을 예정이다.  
       


 작가 소개
허은희 : 1966년 인천 출생.
2003년 격월간 『시사사』로 등단.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 재학 중.
2016년 인천문화재단 문화예술지원금 선정.
이메일 : cjdmacjfja4@hanmail.net
 
(대표작 : <누수>외 3편)
 
 
누수
                                   허은희
 
고개 숙인 노을이 옵니다. 저 붉은 뺨에 등을 대고 그녀가 재봉틀을 돌립니다. 주머니가 많이 달린 그녀의 옷을 짓습니다. 주머니 속으로 올올이 박히는 밥풀. 해가 뜰 때까지 아궁이를 활짝 열어두는 상상을 하며 밑실을 갈아 끼웁니다. 달달달 마룻바닥이 기침을 합니다.
 
시침질 한 곳에서 삐죽, 터져 나오는 질문들. 꼬리를 물고 알알이 물음표가 달립니다. 실밥이 미끄러진 자리에 까만 현기증이 핍니다. 오래전에 마주친 손과 발의 추임새를 기억하지 못하는 건 그녀의 잘못이 아닙니다.
 
시곗바늘이 그리던 둥근 원이 툭툭 끊깁니다. 태엽을 조이는 손가락에 힘이 풀립니다. 액자에 걸린 얼굴들을 아주 오랫동안 바라봅니다. 그녀의 눈동자가 흔들립니다. 고장 난 물음표처럼 시계추가 멈췄다 서기를 반복합니다.
 
사탕과 설탕
 
                             허은희
 
당신과 나는 때때로
등을 맞댄 샴쌍둥이가 됩니다
가장 가까워, 가장 먼 곳에서 온 방문자 입니다
 
등 뒤는 안개 속 미로입니다
당신의 입술을 나는 더듬지 못합니다
 
서로의 옆구리를 찌르며
당신은 Know를
나는 No를 읽습니다
당신의 Know를 나는 No로 듣습니다
나의 No를 당신은 Know로 듣습니다
 
우리의 입과 귀는 이처럼 정직합니다
 
정직은 불안의 눈속임이라고
당신은 내 눈에 보청기를 달아줍니다
내 귀는 벙어리가 됩니다
 
해질녘까지 이어지는 지루한 숨바꼭질은
당신과 나를 모사하는 일
 
등에 묶인 숨은그림은 안전합니까
 
 
착하다는 말
 
                                        허은희

꽃은 예쁘다, 라는 문장은 누가 만들었을까. 예쁘다는 말은 반드시 예뻐야 한다는 암묵적 폭력. 예뻐야 할 것을 강요받으며 자란 꽃들이 저도 모르는 색으로 피어있다. 불에 덴 듯 벌겋게 부푸는 송이송이. 잎 하나하나 빈혈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 신열 가득한 얼굴로 활활 떨고 있다.
 
예쁘게 보이지 않을까봐
 
   피치카토 랜덤
  
                                   허은희
 
삐끗, 이라는 악기. 토르소라 부르기도 하죠. 삐끗, 당신이 내게로 올 때의 걸음새, 사랑이라 부르려면 혀를 깨물어야 하죠. 노래의 성분은 퉁퉁 부은 발목, 짓무른 복숭아뼈. 거미 잔등의 붉은 무늬들. 움직이지 말아요, 노랜 어떤 사랑의 형식, 이를테면 덫, 그러니까 사랑은 구체관절인형 따위완 무관합니다. 눈을 감고 생각하세요. 부러진 뼛조각이 떠다니고 거미가 실을 짜고 단내가 풍기죠. 빈 방 하나를 떠올리셨나요? 당신은 희망적이군요. 뼈와 뼈 사이의 거리를 희망의 처소라 부르기로 해요. 당신의 빈방. 토르소 하나 보내드릴 게요. 악사는 없지만, 누군가는 그의 두 팔을 대신하고 당신은 입술을 내어줄 수 있겠습니다. 거미가 남았군요. 봉긋한 가슴 사이에 현을 건다면 이내 손가락이 자랄 거예요. 그리하여 삐끗, 당신과 나의 마침내, 그러나 악기인 동안. 우린 무언가를 결정합니다.
                                                                배천분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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