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의장 자리 놓고 새누리당 본회의장서 ‘난장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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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 의장 자리 놓고 새누리당 본회의장서 ‘난장판’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6.06.25 17: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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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원영-노경수 대립구도 결국 폭발... 시민사회 “대실망”

 

인천시의회의 7대의회 하반기 의장 선출을 놓고 진행된 본회의서 다수당인 새누리당이 내분을 일으켜 본회의장서 고성을 지르고 무질서하게 회의를 진행하는 등 ‘난장판’을 연출했다.
 
인터넷으로도 생중계된 이날 본회의는 하반기 의정을 시작도 하기 전부터 시민들에게 볼썽사나운 꼴을 연출한 것으로, 향후 지역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의회는 24일 오전부터 의회 본회의장에서 하반기 신임 의장 및 부의장을 선출하는 투표를 진행했다. 오는 7월부터 2년 임기로 시작되는 하반기 의장 자리를 놓고 사실상 다수당인 새누리당 내부에서 의장이 확실시된 가운데, 전날 당내 의원 총회에서 제갈원영 의원의 의장을 내정해 놓고 있었던 상황.

 
◆ 새누리 의총서부터 시작된 ‘당내 갈등 가시화’
 
문제는 사실상 전날의 실시된 새누리당 의총서부터 시작됐다. 1차 투표에서 제갈 의원이 현 의장인 노경수 의원과 8대 8로 동수를 나타냈던 것. 이에 결선 투표에서 13대 11로 제갈 의원이 노 의원에 앞서면서 의장 후보로 내정됐는데 노 의원 및 이를 지지하는 의원들이 반발을 품었던 것.
 
결국 본회의서 이 문제가 곪아 터졌다. 이날 총 재적 의원 35명 중 32명이 참여한 1차 투표에서 제갈 의원과 노 의원이 15표로 동수(2표는 무효)를 얻은 것. 회의장이 발칵 뒤집힐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이에 2차 투표를 진행키로 하면서 당황한 새누리당 의원들이 이에 반발했다.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은, 사실상 후반기에도 의장 욕심을 드러냈던 노 의장과 그를 지지하는 의원들이 사실상 ‘이탈표’로 나오게 되면서 이렇게 이탈표를 던진 의원들이 야당과 합세하는 모양을 연출했기 때문. 아직 드러난 윤곽은 없지만 1차 투표 직후 일각서는 “노 의장 세력이 야당에게 상임위원장석 배분을 놓고 물밑 협의에 들어갔을 수도 있다”고 분석을 내리기도 했다.
 

하반기 신임 의장에 선출된 제갈원영 의원. 노 의원과 의장직을 놓고 대립하면서 볼썽사나운 꼴을 연출하는 데에 ‘주연급’으로 올랐다. ⓒ인천시의회

 
 
◆ 제갈원영 의원, 단상 올라 “노 의장 욕심쟁이” 쩌렁쩌렁
 
결국 의총과 다른 결과가 나오자 ‘열이 받친' 제갈 의원은 2차 결선투표를 앞두고 갑자기 의회 단상 위에 올랐다. 노 의원이 의장 권한으로 발언권을 주지 않아 단상 마이크조차 켜주지 않은 상황에서 제갈 의원은 “의총서 결정된 결과를 굳게 믿고 있었는데 노 의장이 승복하지 않고 의장 자리를 탐욕하고 있다” 등의 발언을 목이 터져라 외쳤다.
 
의총 결과대로 표를 던진 것으로 보이는 유일용, 유제홍 등 새누리당 의원들 역시 노 의장에게 발언권을 달라 했으나 노 의장은 모든 발언권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자 이들 의원들이 노 의장에 대해 고성을 지르며 의회는 혼란 속으로 빠져들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급기야 자리에서 일어나서 돌아다니고, 이들 중 일부는 야당 의원들에게 시비를 거는 듯한 꼴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들의 논리는 다수당이 전,후반기 의장직을 서로 다른 사람이 나눠 맡는 것이 전통으로 굳어져온 인천시의회의 관행을 노 의장이 욕심을 부리며 뒤집으려 한다는 것이다.
 
노 의장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제갈 의원이 의회를 혼란스럽게 하면서 내게 온갖 모욕을 주는데 제갈 의원이 유정복 시장과 제물포고 동문으로 매우 친한 사이가 아니냐”면서 “당신이 의장을 하면 시의회의 감시와 견제 기능이 제대로 되겠느냐”며 정면으로 화살을 날렸다. 또 “의원들이 나름 개인적으로 생각들이 다 있어서 투표를 한 결과를 놓고 결선투표를 하는 건데 의장을 하겠다는 사람이 절차도 안 지키고 회의장을 혼란스럽게 하면 되느냐”며 공세를 취하기도 했다.
 
실제 제갈 의원은 유정복 시장과 고교 동기동창으로 2년 전 유 시장이 지방선거를 치를 당시 지원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 의장이 이를 물고 늘어진 것.
 

◆ 새누리당 의원들끼리 “시정잡배, 초등학생” 등 단어 써가며 ‘원색 비난’
 
자당 의원끼리 대립이 격해지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자리를 박차고 본회의장서 퇴장했다. 이 과정에서 같은 당 임정빈 의원이 노 의장에게 또 한 차례 고성을 지르며 따졌고, 이에 노 의장은 “구의원도 해본 사람이 의장의 권한과 의회 절차도 모르냐”면서 “시정잡배나 초등학생들도 아니고 이게 뭐냐”며 임 의원을 질타했다. 임 의원도 “우리를 지금 시정잡배라고 한 거냐”며 삿대질을 하며 맞받아치기도 했다. 새누리당 의원들 일부가 “그냥 정회를 해라”라고 반박했으나 노 의장은 “시간이 없다”며 불허하면서 대립은 더욱 끝을 향해 갔다.
 
결국 이 혼란은 다수인 새누리당 의원이 아닌, 야당 의원들과 시의회 공직자들이 잡아야 했다. 시의회에 동석한 공직자는 “의원들이 모두 퇴장에서 정족수(18명)가 모자라게 되면 회의가 진행되어도 투표는 효력이 없다”면서 “의장 직권으로 정회가 가능하니 그리 하자”고 권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노 의장이 듣지 않자, 정족수 부족으로 정회마저 불가능하게 된 상황에서 결국 차준택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이 “정회할 상황이 안 되니까 회의장은 열어두고, 일단 모두 퇴장하고 논의할 시간을 벌어야 한다”고 말하고서야 노 의장은 못내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며 회의가 일시 중단됐다.

4시간 이상 파행을 거듭한 의장 선거는 급히 불려온 조전혁 새누리당 시당 위원장의 중재로 일단락됐다.
 
노경수 의장은 다시 모인 본회의장에서 “시민들에게 못볼 꼴을 보여드렸고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운을 뗀후 “의회는 정권을 쟁취하기 위한 게 아니라 생활정치 하는 곳인 만큼, 대승적 차원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면서 “제갈 의원의 2기 의장 임기 기대하겠다”면서 후반기 의장 도전에 대한 포기를 선언했다.
 

전반기 의장인 노경수 의원. 후반기 의장직에도 도전해 당내 자중지란을 불러온 끝에 포기 의사를 밝혔다. ⓒ 배영수
 
◆ 선거 후 노경수 의장 ‘뒤끝’ 드러내기도... 시민사회 “대시민 사과해라”
 
이후 결선투표는 순조로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조계자, 홍정화 의원의 감표 아래 진행된 의장 선거에서는 제갈 의원이 29표를 얻어 노 의원(2표), 신영은 의원(1표)를 제치고 의장 직에 당선됐다.
 
제갈 의원은 “오늘 본회의서 불미스러운 광경을 연출한 만큼 시민들 앞에 죄송하다”고 밝히고 “의회는 오늘 이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거듭날 것”이라며 “아직도 여러 가지 부족하다 느끼는 내게 하반기 의장을 허락함에 동료 의원들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7대 하반기 의회는 “여야 당과 시 집행부와의 긴밀한 소통에 협력하고, 의장 권한을 최소화하는 한편 상임위원회의 권한을 확대하고 의원들의 공약 점검 등에도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 말했다.
 
이어 치러진 두 명의 부의장 선거에서는 새누리당의 황인성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의 이강호 의원이 각각 25표와 28표로 당선됐다. 황 의원은 “(불미스러운 광경으로) 의장 선거가 지연됨에 죄송하고, 이 시간 이후 상대방 입장에서 유연히 생각하도록 하겠다”면서 “신임 의장과 의원 사이의 가교 역할 하는 동시에 효과적인 도시재생과 실천하는 의회, 수평적 의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반기 의장단 수고 많으셨다”고 운을 뗀 이강호 의원 역시 “의장단 선거가 매끄럽지 않았던 점에 대해서는 모두가 책임”이라며 “신임 의장과 부의장이 야당과의 협력과 상생을 말했는데, 시와 교육청 등 행정 등에 대해 여야 구분 없는 존중과 견제의 자세를 잃지 말고 대안을 제시하는 의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실망도 이런 실망이 없다”면서 “시민들 대표라고 뽑아줬더니 협치를 해도 모자란 판에 그런 노력도 없이, 이젠 의장 자릴 놓고 자기들끼리 싸우고 난리가 났다”고 한탄스러워했다. 다른 시민단체 관계자는 “그게 사실이라니 정말이냐”면서 “의원들 모두 시민들에게 머리 숙이고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인터넷으로도 생중계된 이날 본회의 현장을 기자가 음향기기로 담아낸 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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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거미 2016-06-24 21:03:41
헐~~ 머하자는 것인지
이게 시작이면 앞으로 2년간 이렇지 말라는 법이 어디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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