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청년몰'이 대안?... 폐업 잇따르고 곳곳 '불협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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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청년몰'이 대안?... 폐업 잇따르고 곳곳 '불협화음'
  • 윤성문 기자
  • 승인 2017.02.24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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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막연한 기대감... 청년과 상인 간 마찰도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한 ‘청년몰’이 활성화에 실패하는 모양새를 띠며 지역 상인들과 지자체가 울상을 짓고 있다.
 
19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전통시장 청년몰’은 지난 2014년 부평시장 로터리 지하상가를 시작으로 서구 가좌시장, 동구 중앙시장 등 7곳의 전통시장에서 운영 중이다.
 
청년몰은 쇠락해가는 전통시장에 젊은 상인들을 입주시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청년들의 일자리도 창출하겠다는 목적으로 시작됐다. 이에 시와 지자체들이 국비와 지방비 등을 투입하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기대와 달리 기존 상인들의 무관심속에 일부 시장의 청년몰은 청년 상인간의 마찰로 다투기까지 하는 등 곳곳에서 불협화음을 내고 있는 형편이다.
 
남구에 있는 A시장은 작년 6월 중소기업청이 지원금을 주고 청년이 운영하는 점포들을 입주시킨 곳이다. 그러나 불과 8개월 만에 과일주스 가게를 비롯해 점포 10곳 가운데 9곳이 문을 닫았다.
 
폐업한 점포 옆에서 수년째 장사를 하고 있는 한 상인은 "이곳은 지나가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원래 카페나 음식점을 운영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며 "정부가 왜 이런 곳에 청년 점포들을 입주시켰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동구에서 600여만 원을 지원받고 B시장에 가게를 오픈한 한 청년 상인은 “이곳의 유동인구 자체가 얼마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정상 영업을 할 수 있겠느냐"며 "구의 임대료 지원은 끝났지만, 초기 투자비용 때문에 당장 사업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서구에 있는 C시장은 청년 상인간의 폭행으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철문이 굳게 닫혀있는 서구 C시장의 청년몰 ©윤성문 기자


C시장은 지난해 구가 2차례에 걸쳐 구비 8천만 원을 들여 상인들에게 창업·홍보 마케팅 교육을 하고 매달 점포 월세 80만원과 창업지원금을 주며 청년상인 9개 팀을 모집했다.

그러나 최근 청년 상인 간에 벌어진 갈등을 사업 주체인 구가 제대로 조율하지 못하면서 사업의 지속성이 불투명해졌다. 현재 9개 팀 가운데 현재 가게를 운영하는 팀은 6개 팀 뿐이며, 나머지 재계약을 맺은 이들도 ‘시장에서 나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현재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청년몰은 성공적인 정착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장사 경험이 없는 젊은 상인들은 사람이 없는 상황에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하기 마련이고, 일부 청년 점포는 문을 제 때 열지 않아 손님유치에 실패했다는 주장도 있다.
 
또 의욕이 앞선 일부 젊은 상인들은 손님을 적극 유치해 기존 상인들과의 마찰을 빚기도 하며, 사업이 자리 잡기도 전에 지원금이 끊겨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지자체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지 않은 채 청년몰이 시장을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분야에 정통한 연구원은 "청년몰이 개점할 경우 유입될 수 있는 유동인구 등을 예측해 최적화된 위치에 청년몰을 유치하고, 해당 시장에 적합한 업종을 입점시켜야 하는데 이러한 검토가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하다 보니 당연히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며 “지자체가 명확한 사업모델을 제시하고, 일정 기간 청년 상인의 영업권을 보장해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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