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박물관, 구술집 '인천항 사람들'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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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립박물관, 구술집 '인천항 사람들' 발간
  • 김영빈 기자
  • 승인 2017.03.2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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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번째 학술조사 보고서 중 첫 구술집 형태, 항만 종사자 13명 인터뷰

     
           구술집 '인천항 사람들'              우리나라 최초의 도선사 고 유항렬


 인천시립박물관이 인천항을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구술집을 발간했다.

 시립박물관은 줄잡이, 크레인 기사, 갑문 관제사, 도선사 등 인천항에서 잔뼈가 굵은 13명을 인터뷰한 구술집 ‘인천항 사람들’을 펴냈다고 27일 밝혔다.

 시립박물관은 그동안 인천 중앙시장, 관영주택과 사택, 인천의 동제(洞祭) 등 다양한 방면에서 27권의 학술조사 보고서를 발간했으나 구술집 형태를 띤 것은 28번째인 ‘인천항 사람들’이 처음이다.

 인천의 형성과 변화에는 항구가 지대한 영향을 미쳤지만 인천항이 어떻게 변화했고 종사자들의 삶에는 어떤 애환이 있었는지 등은 간과된 가운데 더 늦기 전에 인천항에 녹아 있는 다양한 흔적을 찾아 기록하기 위해 구술집을 기획했다는 것이 박물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세월이 흘러 옛 항구의 모습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점차 사라지면서 이번 구술집 발간 과정에서도 지난 1974년 제2도크 건설 이전의 인천항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찾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인천항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아 왔다가 부두 일을 시작하면서 눌러앉은 타지 출신이 많았는데 개항 이후 경향 각지 사람들이 몰려들었던 인천의 도시 특성을 잘 보여준다.

 또 구술자들의 기억 속 인천항의 모습은 우리나라 경제와 사회 변화를 반영하는데 제2도크 건설 이후 1990년대 전반까지 인천항의 물동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항만 종사자들의 삶도 윤택해졌고 한 때는 한 달 월급으로 작고 낡은 집 한 채를 살 수 있던 시절도 있었다고 한다.

 1990년대 말 IMF 경제위기 때는 인천항의 물동량이 감소됐을 것이라는 보통 시민들의 생각과는 달리 국내 공장들이 도산해 기계 등을 헐값에 수출하면서 오히려 처리 물량이 많기도 했다는 가슴 아픈 증언도 나왔다.

 이번 구술집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도선사였던 고 유항렬의 이야기를 아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들어본 내용도 실렸다.

 조우성 박물관장은 “이번 구술집 발간은 우리가 몰랐던 인천항의 모습을 일부나마 알고 후손들에게 전하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한다”며 “더 늦기 전에 항만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담으면서 그들의 집단기억을 되살려 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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