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떠난 행복한 섬여행', 장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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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떠난 행복한 섬여행', 장봉도
  • 송정로 기자
  • 승인 2017.04.23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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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황해섬네트워크, 첫번째 섬순례 장봉도를 가다
 

긴 산봉우리들이 쉼없이 이어져 있는 섬, 장봉도.

 

지난해 10월 새롭게 출범한 (사)황해섬네트워크의 황해섬순례센터가 ‘마음으로 떠나는 행복한 섬여행’ 섬섬도시(島島都市)로 선정해 출발한 첫 번째 섬이다.

 

4월22일 토요일 오전 8시30분, 삼목선착장에 9시10분 배를 타기위해 이동열 황해섬순례센터 센터장을 비롯해 26명의 순례객이 모였다.


 

<삼목선착장에 집결하다>


한나절 순례코스는 당산목(소사나무) - 제비우물 - 돌무지(독살) - 한들해변 - 어업조합건물 - 푸른학원 - 네덜란드 종패사업 기념표지판 - 평촌(장봉2리 마을) - 구황비 - 가막머리 앞 임도 벚꽃길.

 

순례코스 마다 이세기 시인(황해섬네트워크 섬연구총서 발간위원장)의 상세한 설명이 이어졌다.

 

장봉선착장에서 탄 공영버스에서 내려 본격적인 순례를 시작하면서 닿은 곳이 제비우물. 옹암해변 갯티길을 따라 서쪽 끝자락에 위치한 제비우물은 용천수 샘이다. 갯티에 민물이 솟아오르는 용천수 샘이라는 존재 자체가 놀랍다. 물맛이 좋고 제비들이 마시던 샘이라 하여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평촌 아낙네들이 빨래도 하던 샘터인데, 인천공항 건설 이후 모래가 밀려와 묻히는 바람에 흔적이 점차 지워지고 있다.
제비우물 옆 갯골에는 조수간만 차를 이용해 고기를 잡던 돌무지 흔적이 남아있다.


 


<제비우물>

<돌무지(독살)>


 

장봉도 용암해변에서 한들해변으로 이어지는 갯티길은 섬사람의 오랜 생활과 자연의 풍광이 어울어진 명품길이다. 이세기 시인은 “갯티는 조수간만 차가 큰 서해안에서만 발견된다”며 “살아있는 천혜의 유산으로 우리가 세계적인 문화 자원으로 발전시켜 한다”고 강조한다.

 

제비우물 주변 갯티를 조금 돌면 바로 500여미터 백사장이 이어진 한들해변이다. 해변끝에서 고개넘어 장봉2리 평촌에 들어선다. 매립한 평평한 땅에 마을의 인구 3분의2 정도가 집중돼있고 관공서(장봉출장소, 보건지소, 치안센터, 다목적회관), 장봉분교, 성당 공소도 자리하고 있다. 이 일대에는 지난 100년여의 역사 이야기가 무궁무진하다. 대표적인 것이 어업조합 건물과 푸른학원,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은 네덜란드 종패사업 기념표지판 이야기도 있다.

 

우선 1910년대 일본식으로 지어진 어업조합 건물이다. 1910년~1930년대, 장봉도 앞바다 만두리어장의 민어 대풍기에 지어졌다. 이 건물은 일제 강점기 이후 전란기 인민재판소로 이용돼었다가, 1960년대 무교회주의 신앙운동으로 유명했던 송두용(1904~1984) 선생이 대안학교, 무료진료소로 이용했다. 이세기 시인은 더 늦기전에 개인소유로 돼있는 어업조합 건물이 공적으로 보존돼고 역사적인 장소로 기억돼야 한다고 역설한다.



<어업조합 건물>
<신협 건물이 된 푸른학원>
<송두용 선생은 네덜란드에서 보낸 자금으로 종패사업을 벌였다. 송 선행이 장봉2리 해안가 바위벽에 새겨넣은 기념표지판 아래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주민들이 숭어를 말리고 있다>

 

섬순례 참가자들은 평촌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다시 공영버스에 올라 벚꽃 산행을 시작했다.

건어장을 지나 하차하여 잠시 고갯길을 오르니 섬 북쪽 진촌해변이 내려다보이는 벚꽃길이 시작된다. 솔개재에서 노적바위 방향으로 북사면 5부능선에 만들어진 임도를 따라 조성된 벚나무길이다. 길 오른편으로 길게 펼쳐진 화사한 벚나무길은 왼편의 진달래와 그 아래 샛노란 양지꽃 등의 색감과 섞여 어울리며 봄맞이 섬여행의 멋진 대미를 장식했다.


<가막머리 가는 벗꽃길. 해변을 끼고 5부능선 임도를 따라 흰 벗꽃길이 보인다>

<가막머리로 향하는 벚꽃길>



섬순례센터는 다음달 덕적도(20~21일)를 방문한다.

섬 순례는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해 공정여행 9가지 가이드라인을 준수한다. 현지인이 운영하는 식당이나 숙소, 체험프로그램을 이용하고 가급적 여행지서 생산된 상품을 구매하며, 지역농산물로 만들어진 먹거리를 이용한다. 가능한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교통편을 이용하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도록 노력한다.

(사)황해섬네트워크는 지난 2016년 10월 발기인총회를 거쳐 2017년 1월 사단법인 설립을 완료했다. 전문적인 섬연구자들의 모임에서 시민들과 함께 황해 섬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사단법인을 설립했다. 섬연구센터, 섬보전센터, 섬교육센터, 섬순례센터, 섬디자인센터 등 5개 부설기구와 섬유산위원회, 총서간행위원회, 섬포럼위원회, 서해5도특별위원회를 두고 있다. 



<순례를 마치고 장봉도선착장 인어상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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