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흥철 시의원, "실족 아니고 폭행" 법정서 진술 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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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흥철 시의원, "실족 아니고 폭행" 법정서 진술 번복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7.04.25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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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의원간 취중 부상사건 '진실 공방' 다시 수면 위로

인천시의회

 
지난해 9월 폭행시비로 논란이 됐던 두 명의 인천시의원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는 가운데 시비에 얼룩진 해당 의원 중 한 명이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하면서 사건의 진실 공방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인천지방법원은 25일 인천시의회 유일용 의원과 오흥철 의원에 대한 재판(인천지법 322호)을 진행했다. 재판을 참관한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이하 시민연대) 측은 “이날 재판에서 발을 헛디뎌 실족해 부상을 입었다고 말했던 오 의원이 그간의 진술에 대해 거짓 진술이었다고 스스로 밝히면서 재판 현장이 크게 술렁였고 재판장이 진정하라는 요청까지 하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9월 초 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소속 새누리당(당시 소속) 의원인 유일용 의원(현 자유한국당)과 오흥철 의원(현 바른정당)이 워크숍을 가던 중 술에 취한 채 시비가 붙어 오 의원이 전치 6주의 부상을 입으며 불거졌다.
 
당시 시의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건교위 소속 시의원들은 지난 2일 오후 2시 경 시청에서 버스를 타고 충북 제천으로 1박2일 일정의 워크숍을 떠나, 버스 내에서 육회를 곁들여 상당량의 양주를 많이 마셨고 이 과정에서 유 의원과 오 의원 간 말다툼이 벌어졌다. 당시 사건에 대해서는 지난해 6월 말 실시된 하반기 의장선거에서 서로 다른 후보를 지지하면서 상당한 앙금이 쌓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양주를 마신 시의원들은 박달재 휴게소에 들러 도토리묵 등을 안주로 막걸리를 추가로 마셨고 두 의원은 단체사진을 같이 찍는 등 화해하는 듯 했다. 그러나 재차 말싸움이 붙은 끝에 결국 몸싸움과 폭행으로 이어져 유 의원이 휘두른 주먹에 얼굴을 맞은 오 의원이 약 1m 깊이의 웅덩이로 떨어지면서 전치 6주의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져 여론의 주목과 비난을 받았다.
 
이후 사건은 ‘진실공방’으로 비화됐다. 사태에 대해 전반기 의장을 지냈던 노경수 의원(현 더불어민주당)은 “당시 유 의원이 안경을 쓴 오 의원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린 폭행”이라고 주장했지만, 유 의원은 “화장실에 가는 오 의원을 부축했는데 비가 와 미끄러운 상태에서 오 의원이 발을 헛디뎌 구덩이에 빠졌다”고 주장한 데 이어 당사자인 오 의원 측 역시 “술에 취해 넘어져 그렇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여론은 진화되지 못했다. 정치인이자 국민의 세금을 받아 공인으로 활동하는 시의원들이 양주 등을 마시고 만취한 상태에서 내부 불화로 행패를 부린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여론이 확산됐기 때문이었다. 이때 시민연대의 경우 1인 시위를 벌였는데, 유 의원이 이들에게 '적색분자' 라며 호통을 치기도 했고 이에 제갈원영 시의회 의장이 시민연대 측에 사과하는 일까지 벌어지는 등 논란이 계속됐다.
 
시민연대 관계자는 “25일 재판에서 오 위원이 술에 취해 넘어져 부상을 입었다던 그간의 진술을 번복하고 유 의원이 밀치며 얼굴을 가격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허위 진술 사유에 대해서는 “유 의원과 오 의원 등이 어깨동무를 하다가 같이 넘어진 것으로 진술하라는 요청이 있어서 그간 허위로 진술했다고 했으며, 번복한 것은 선출직인 만큼 앞날을 생각해서 그랬다고 말했다”며 현장 상황을 전했다.
 
또 두 의원 간 폭행으로 이어진 사유에 대해서는 “본인(오 의원)이 재선의원이고 유 의원이 초선의원인데 유 의원이 그럼에도 지속적으로 반말을 일삼았기 때문”이라 말했다고 한다. 이어 “이에 격분한 유 의원 측의 변호사가 취중 사건이며 넘어진 게 아니냐는 식의 유도심문을 해 오 의원이 노발대발 하는 등 재판 현장이 격화돼 재판장이 진정하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재판 현장에서 유 의원이 보였다는 행동도 시민사회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재성 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사건에 관심이 있고 우리 시민연대가 폭력사건에 연루된 시의원들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위도 했던 터라 재판 현장을 방청하고 있었는데 유 의원이 날 알아보고 내게 수십 차례 '레이저'를 발사하는 등 추태를 보이기까지 했다”면서 “방청하는 내내 이런 수준 낮은 사람이 우리 인천시의 시의원이라는 점이 정말 창피했다”고 말했다.
 
박 공동대표는 “오 의원이 이날 재판에서 건교위원장인 최석정 의원과 유 의원이 허위진술을 하라고 했다고 진술했는데 사실이라면 이는 명백한 징계감”이라면서 “시의회가 해당 사건을 계속 회피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만큼 시의회에 윤리위원회를 가동해 해당 시의원들에 대한 징계를 요청하는 동시에, 향후 레이저를 쏜 유 의원에 대해서도 대응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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