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한국의 오하이오’ 이미지 각인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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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한국의 오하이오’ 이미지 각인될까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7.05.10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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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의 바로미터... “인천서 이기면 무조건 승리”

선관위가 공개한 인천지역 및 군·구별 후보 득표율. 인천은 이번 선거에서도 전국 민심의 축소판이었다.

 
대선 정국 때마다 민심의 향방을 명백히 보여줬던 인천은 이번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도 ‘민심의 바로미터’ 도시임을 명백히 보여줬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 이후 인천지역 개표를 완료하고 그 결과를 선관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국정농단 등 사태로 인한 보수층에 대한 실망이 그대로 반영된 수치로 전반적으로 중도진보 진영의 후보들이 보수계열 후보들을 앞섰다.
 
총 240만 9천여 명의 인천지역 유권자들 중 약 41%에 해당하는 74만 7천여 표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당선자에게 집중됐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23%선인 42만 8천여 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20%선인 37만 9천여 표) 등이 뒤를 이었다.
 
사실상 ‘몰표’를 주다시피 하는 대구 경북에서의 지지로 전국 2위를 기록한 홍준표 후보를, 인천은 서울, 경기와 함께 전국 3위인 안철수 후보보다 뒤쪽 순위로 두었다. 또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를 비교분석하면 심 후보가 유 후보보다 전반적으로 근소하게 앞서는 지지를 받았다. 
 
구도심을 중심으로는 여권 성향이 강하다는 인식이 일부 있기도 했지만 이번 대선을 통해서는 강화-옹진지역을 제외한 전 육지지역이 민심에 의한 스윙보터임을 증명한 셈이다. 실제 이번 대선에서도 강화-옹진지역을 제외한 육지 8개구 모두에서 문 당선자가 승리했다. 야권 성향이 조금 더 강했던 부평-계양지역 외에 오랜 기간 여권세가 강했던 중-동-남-연수지역에서도 문 당선자는 홍 후보와 안 후보에게 모두 압승했다. 군·구별로 홍 후보와 안 후보가 다소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을 보여준 게 특이점이라면 특이점이다.
 
주목되는 대목은 ‘대선 스윙보터’로서의 인천의 특징이 역대 대선을 통해서도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인천은 지난 16대 대통령선거에서는 당시 새천년민주당 후보였던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49대 44(비율 비교-소수점 제외)로 눌렀고, 17대 대선에서는 당시 한나라당 후보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에 49대 23으로 압승했다.
 

지난 18대 대선의 지역별 후보 득표율. 당시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인천서 얻은 득표율은 전국 득표율과 거의 일치했다. (빨간색 표시)

 
18대 대선에서도 새누리당 박근혜 전 대통령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게 51대 48로 승리해 이 공식을 그대로 지켰다. 특히 18대 대선에서 인천이 보인 후보별 득표율은 전국 득표율과 거의 일치해 정치권에서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었다.
 
이러한 승리 공식은 비단 대선뿐만 아니라 지난해 야당이 승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20대 총선을 비롯한 총선 및 지방선거에서도 인천이 스윙보터 역할을 했음이 드러나고 있는 바다.
 
결국 인천에서 이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상황이 계속 이어진 셈이다. 일부 정치권에서 인천을 ‘한국의 오하이오’라고 부르는 것도 이러한 이유가 있다. 미국 대선에서 오하이오 주에서 승리한 후보가 계속 승리해온 공식처럼 인천 역시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계속 이 공식을 지켜오고 있다.
 
인천이 충청권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이주민이 복합적으로 구성된 도시다 보니 부동층도 많고 정치적 견해도 다양하게 나타나면서 스윙 보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본래 여권 성향이 강했던 지역들(예를 들면 남동-연수-서-남구 등)에 대규모 택지지구가 생성되는 등의 요인을 통해 젊은 세대들이 유입되자 여권 성향의 지역이 접전지역으로 바뀐 것도 상당한 영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례로 지난해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국회의원이 연수갑 지역구에서 당선된 것도 이러한 흐름을 나타낸 바로미터였다. 이번 대선에서도 이러한 특징이 그대로 반영됐음을 간파할 수 있는 셈이다.
 
인천은 향후 선거에서도 당분간 이러한 판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 지역정가 인사는 “누가 승리하던 선거 때마다 인천은 참 재미있는 곳이 된다”면서 “이제 유권자만 해도 240만 명이 넘는 중요한 대도시가 되었음에도 정치권에서 그간 인천을 홀대한다는 평가가 짙었는데 이젠 오히려 우대해야 자신들에게도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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