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아이들 외국어교육 외면한 인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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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아이들 외국어교육 외면한 인천시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7.06.1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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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 교육청 비판적... “시가 잘못하고 있는 것”

옹진군의 한 섬지역 어린이집에서 외국인 교사가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옹진군청

 
인천시가 재정난 등을 이유로 지원에서 손을 놓은 옹진군의 외국어교실 사업을 인천시교육청이 책임지고 있는 가운데 “인천시가 할 일을 교육청에 떠넘기는 게 타당하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있다.
 
16일 옹진군 및 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옹진군에서 도서지역 초·중생의 외국어학습을 위한 외국어교실이 옹진군과 시교육청의 지원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중 시교육청의 지원 부분은 한시적으로 지원을 약속해준 것으로 내년에는 지원 여부가 불투명하다.
 
16일 시교육청의 교육비 특별회계를 심의한 인천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김성기 시교육청 교육국장은 “당초 이 사업은 인천시와 옹진군이 3억 원씩 편성해서 하다가, 지난해 인천시가 재정난을 이유로 1억 원을 줄였고, 올해 아예 지원을 끊은 것”이라 설명했다.
 
김 국장은 “이건 사실 인천시에서 해야 하는 사업인데, 시가 사실상 손을 놓아버리는 바람에 미봉책으로 시교육청이 떠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예결위 소속의 오흥철 시의원은 “인천시가 옳지 못한 행동을 한 것”이라고 동의하기도 했다.
 
시가 재정위기에서 탈출하는 동안 시교육청의 부채는 증가하는 점을 감안할 때 “올해가 끝나면 재정위기 탈출을 할 수 있다”고 선언한 시의 선언이 무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 시는 “올해 말까지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을 22.4%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14년 말 13조 1,685억 원이었던 총 부채 규모가 지난해 말 2조 633억 원이 줄어든 11조 1,052억 원으로 크게 감소했고, 재정건전화 3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인 올해 말까지 총 6,759억 원의 채무를 추가로 줄여 재정 정상단체로 만들겠다는 게 시의 계획이다.
 
반면 시교육청의 채무는 2015년 말 8,598억 7,084만 원에서 지난해 1,117억 2,134억 원이 늘어나 총 9,715억 9,218만 원의 채무 상황을 보이고 있다. 사실상 채무 1조 원 시대가 온 것. 누리과정 예산을 추경 별로 나눠 편성해야 할 정도로 빠듯한 재정 상황에 처해 있는 상황.
 
그럼에도 시는 교육청에 지급해야 할 지원금의 규모를 계속 줄여온 게 사실이다. 비록 2019년까지 단계적으로 주기로 했지만 밀린 법정전입금(약 406억 원 중 1차 추경에 반영된 분을 제하면 약 334억 정도 된다)을 아직 주지 못하고 있고, 안상수 전 시장 시절 200억 원 대로 지원됐던 비법정전입금 역시 송영길 시장을 지나 유정복 현 시장의 시정부로 이어지는 동안 반토막 이상(현재 약 60억 원대 규모)으로 지원이 줄었다.
 
때문에 시의 채무가 줄어들고 있지만 시교육청의 채무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당초 시가 하던 사업을 재정 등을 이유로 유관 기관에 떠넘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아이들의 교육과 관련한 부분에서 책임을 떠넘기는 식의 행정은 더 옳지 못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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