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봉암은 빨갱이"... 시,극우단체에게 2천만원 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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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봉암은 빨갱이"... 시,극우단체에게 2천만원 보조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7.10.2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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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보수단체 행사에 인천시 후원... 지역사회 “보수단체에 공적자금 퍼주기” 반발

 

제1공화국 당시 진보 정치가로 활동했던 죽산 조봉암 선생을 ‘빨갱이’로 몰고 자유공원을 맥아더공원으로 이름을 바꾸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하는 극우보수단체들에게 인천시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이 실태를 파악할 경우 파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20일 상임위원회를 열고 행정관리국의 주요예산사업의 추진상황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맥아더장군동상보존시민연대’와 ‘인천지구황해도민회’라는 이름의 보수단체가 이날 자유공원에서 진행한 행사를 언급했다.
 
기획위 소속 이용범 시의원은 “해당 단체가 인천시의 보조를 일부 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들이 한다는 행사의 포스터에 지나친 표현들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며 전무수 행정관리국장을 상대로 따져 물었다. 전 국장은 “안 그래도 얼마 전에 파악을 한 뒤 해당 단체에 주의를 줬다”고 말했다.
 
이 단체의 포스터 이미지에는 극우단체라는 점을 감안해도 자극적인 문구들이 가득하다. 사드 배치 찬성 등은 정치적 견해에 따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미국인인 맥아더를 구국의 상징을 언급하고 ‘종북’, ‘빨갱이’ 등의 표현을 거침없이 사용하고 있다.
 
실제 이들은 자신들의 행사를 안보행사로 부르고 있으나 실제 집회 등에서 이들이 주장하는 바를 들어보면 안보와는 전혀 내용이 다른 극우단체 집회 그 자체로 사실상 불리고 있다.
 
특히 인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죽산 조봉암 선생의 동상 건립을 반대하며 조 선생을 ‘빨갱이’ 등으로 부르고 있는 부분은 심하다는 지적이 많다. 헌정사상 '사법살인'의 첫 희생자로 꼽히는 조봉암은 지난 2011년 1월, 사형 집행 52년만에 열린 대법원 재심에서 최종적으로 무죄판결을 받았다.

문제는 이런 극우단체에 인천시가 현 유정복 시장 취임 이후로 계속 행사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날 기획위 회의에서 전무수 행정관리국장은 “해당 단체는 비영리단체보조금 명목으로 시 지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in>이 확인한 결과 시 공익사업선정심의위원회 심사를 통과해 지난 2015년 1,300만 원을 시작으로 2016년 1,800만 원을 지원받아 왔고 올해도 1,900만 원을 지원 받았다.
 
정치적 성향이 뚜렷하고 인천시가 기리려 하는 인물을 '주적'으로 묘사하고 미국인 맥아더를 구국의 상징으로 주장하는 집회를 인천시가 보조금 명목으로 지원하고 있는 셈이다.
 
이미 이러한 내용은 인천시가 해당 행사를 후원하는 것으로 포스터에 적시돼 있어 SNS 등을 타고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지역 시민단체들은 ‘지역 망신’이라는 반응과 함께 유 시장이 작정하고 보수단체에 공적자금을 보조금 명목으로 퍼주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의 박재성 공동대표는 “보통 지역의 사회단체들에게 지원되는 보조금 규모가 300~500만 원 사이가 보편적인 수준인데 2천만 원에 가까운 보조금을 올해 받았다는 게 놀랍다”며 “지역의 사회단체들에 주는 보조금은 기본적으로 시민의 복리증진과 공익적 활동을 위해 쓰여지도록 해야 하는데, 그 보조금을 시민들의 보편적 상식과는 전혀 동떨어진 ‘시대착오적’인 편파적 색깔론에 물들어 이를 주장하는 단체에 지원하는 건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편으로는 시가 추진하는 인천 역사의 정립 방향과도 완전히 어긋나 있는 활동을 하는 곳에 지원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타당하다고 볼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개인적 혹은 단체 차원으로는 그런 주장을 할 수도 있지만 그 주장에 대해 시가 경제적인 지원까지 한다는 게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거리에 붙여진 포스터는 모두 수거하도록 했으나 남아 있는 것들이 제법 있었던 것 같다”면서 “포스터 내용에 있는 설탕 지급 등은 보조금에서는 지출하지 못하도록 했고 향후 확인해볼 것”이라 밝혔다. 보조금 지급 자체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코멘트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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