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에서 용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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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 용이 나와야 한다”
  • 이창열 기자
  • 승인 2018.04.16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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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교육감 예비후보 인터뷰 [4] 최순자 예비후보
지금 인천교육은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차별과 경쟁의 낡은 교육으로 후퇴할 것인지, 그게 아니면 아이들의 삶을 위한 미래교육으로 전진할 것인지가 결정되는 목전에 두고 있다. 그동안 인천교육은 주변부에 머무르며 소외돼 왔다. 2명의 전임 교육감이 연이어 뇌물비리로 구속 수감되는 현실을 지켜봤다.

인천교육감 예비 후보 4명의 인터뷰를 연재한다. 게재 순서는 도성훈-고승의-박융수-최순자 순으로 한다. 선관위에 예비 후보로 등록한 순서를 따랐다. <편집자 주>

(1)도성훈 동암중 전 교장
(2)고승의 덕신장학재단 이사장
(3)박융수 인천시교육청 전 부교육감
(4)최순자 인하대학교 전 총장





최순자(사진·66) 인천시교육감 예비후보는 어린시절 가난했었다. 최순자 예비후보는 1950~1960년대 유년시절을 보냈고, 1970년대엔 대학생이었다. 그 시절 ‘너나 없이 가난’했지만, 지금 돌이켜 보아도 유년시절 최 예비후보 집에 드리운 가난의 그림자는 ‘고초 당초’보다 더 매웠다.

최순자 예비후보의 어머니는 최 예비후보가 초등학교에 다니기 전 어려서부터 신흥동에서 해장국집을 했었단다. 어머니는 해장국집 장사를 하며 5남매를 키웠다. 아버지는 초등학교 6학년에 일찍이 돌아가셨고, 어머니의 해장국집도 최 예비후보가 인일여고 2학년에 올라갔을 때까지 계속 하셨단다.

신흥동 해장국집엔 화장실이 없어 인근 벽돌공장에 있는 화장실을 동네 사람들이 함께 사용했단다. 최 예비후보는 “그 시절 친구들이 우리 집에 놀러온다고 할 때가 제일 괴로웠어요. 집에 화장실이 없었거든요”라며 “그래서 가난의 경험으로 지금 어려운 학생들을 잘 이해하고, 교육이 그들을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 지도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인천여중과 인일여고를 졸업한 최 예비후보는 1971년 인하대공과대학 화공과에 입학했다. 당시는 인하대학교과 지금처럼 종합대학이 아니라 공과대학으로 단과대학이었던 시절이었다.

1975년 대학을 졸업하고는 강화도 심도중학교와 경기도 부천에 있는 부천공고에서 4년여 동안 과학교사를 했다.

최 예비후보는 유년시절 지독한 가난을 물리쳤듯, ‘섬마을 선생님’에 만족할 수 없었다. 그래서 미국으로 유학을 결심했다. 미국 남가주대학교에서 고분자물리화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딸 수 있었다.

최 예비후보는 1987년부터 화공과 최초의 인하대 여교수를 했고, 2015년에는 이 대학교 제 14대 총장이 됐다. 미국학위를 가진 인하대출신 최초 총장의 기록이기도 했다.

최 예비후보는 “가난은 부끄럽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난이 약이 됐습니다”며 “개천에서 용이 나와야 하고, 그 원동력은 교육이어야 합니다”고 말했다.

최 예비후보는 이번 6·13 교육감선거에 출마한 홍일점이고, 출마가 가장 늦었던 후발주자이기도 하다. 최 예비후보를 지난 11일 선거사무소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인하대학교 총장으로 재직하시면서 학교발전기금 130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하는 꼬리표가 따라 붙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사립학교재단에는 모든 예산 집행과 결산에 대한 재단의 승인이 따릅니다. 그와 같은 과정을 통하여 투자한 기금이 손실되었는데, 누군가 책임을 져야하기에 제가 책임을 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세부내용은 현재 일일이 말씀드리는 것이 적절하지 많고 세월이 가면 아시게되리라 생각합니다. 이 또한 경영의 큰 경험이었기에 이 경험을 거울삼아 교육감 수행을 더 잘하리라 봅니다,

- 교육감은 유치원과 초·중·고교 학교현장을 다루고, 대학 교육과는 거리감이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저의 시각은 다릅니다. 일례로 산 아래에서 산위를 바라보면 그 위에 무엇이 있는 지 잘 안보입니다. 그러나 산꼭대기에서 아래를 바라보면 속속들이 볼 수는 없지만 산 아래가 대충 보입니다. 대학에서 고급인력을 교육하다보니 ‘초중등에서 어떤 교육을 했더라면 지금 이렇게 늦게 학생들이 방황하지 않을텐데…’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저는 특히 중고교 교사를 4년여 지냈고, 인하대교수로 재직시 지난 15년간 인천의 중고학생들의 과학·수학 교육에 대한 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중고교 학생대상 봉사도 많이 해 그 누구보다 다양한 경험과 경륜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유치원, 초중고 현장에 계신 교육계 리더들 보다 그 현황을 자세히 잘 모르는 것은 사실일 것입니다. 교육행정은 교육현장에 계신 리더들의 의견을 들어 맡기고 수행하면 됩니다. 또한 그들이 그곳의 리더여야 합니다. 단 그곳에서 해결이 어려울 때 도움을 보태면 될 것입니다. 반면에 교육정책은 현재와 미래를 향한 교육정책 중 특히 미래교육을 위한 비전 제시 및 실천이 중요합니다. 교육감은 교육을 하는 사람이 아니고 교육계를 경영하는 경영인입니다. 저는 그 누구보다 다양한 경험과 다양한 인간관계를 통하여 교육감이 수행하는 경영을 잘 하겠습니다. 저는 인천교육을 국제도시 인천에 걸 맞는 국제화 교육 및 특화교육에 역점을 둘 예정입니다.

-  6·13 인천교육감 선거 출마 이유는?
지난 2010년과 2014년 두 번에 걸쳐 선출된 인천교육감의 비리관련 불명예 퇴진으로 인하여 인천 교육계의 모습은 수장 없는 빈수례 교육이 진행되는 최악의 사태에 있습니다. 교육감 대행 인사가 있지만 이는 일시적 봉합일 뿐, 인천교육계는 오랫동안 링겔을 맞는 환자와 같은 교육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교육현장에 계신 선생님들의 사기는 바닥에 떨어졌기에, 이를 치유하고 극복하면서 미래지향적 정책을 실현하는 리더십이 절실한 때입니다. 또한 지금과 같은 글로벌사회에서 인천은 국제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어 나가는데 교육은 우물안 개구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러한 인천시 교육계 현실에서 인천의 원로들께서 청렴하고 강력한 추진력의 리더십을 찾으셨고, 제가 그 최적의 인사로 추천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현 시점에서 인천 교육계의 현실을 극복하고 해결하는 최적의 인물로 자신감을 갖고 출마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교육계에 오점을 남긴 부패의 고리를 끊는 일은 지금까지 교육계에 계셨던 인사보다는 외부 인사가 더 낫다는 일반적 견해가 많습니다.

- 여타 다른 후보와 차별화된 장점이 있다면?
현재의 교육은 교육행정과 교육정책 및 글로벌 교육이 필요합니다. 첫째로 저는 이 세 가지를 모두 경험한 경륜, 둘째로 미래 교육을 설계하고 실천하는 강한 추진력, 셋째로 대정부, 인천 지자체장 및 지역기업체와의 협상력과 친밀한 네트워킹으로 예산 증대 및 현장교육을 시킬 수 있는 인프라 구성이 풍부한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교육자치의 바람직한 방향은?
교육자치란 교육행정의 지방분권을 통하여 주민의 참여의식을 높이고 각 지방의 실정에 맞는 적합한 교육정책을 강구·실시함으로써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려는 교육제도를 말합니다.
무슨 조직이든지 활동에는 예산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인천시의 교육예산은 중앙정부 2조5500여억원, 지방 1조 2000여억원입니다. 특히 같은 학생수(377천명)를 갖고 있는 부산에 비해 인천의 정부 보조금은 4400억원이나 부족합니다. 그러므로 교육자치가 이루어지려면 우선 정부보조금은 물론 지자체의 예산을 증대해야 합니다. 저는 시장과 군/구청장, 시의회와 구의회와의 긴밀한 관계를 통하여 재정자립도가 높은 군/구는 교육 예산을 확보하여 그 군/구를 지원하게 하고,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군/구는 시의 예산을 배정하는 방법을 찾을 예정입니다. 또한 지역의 큰 기업이 공교육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겠습니다. 인천에서는 하늘고와 포스코 특목고가 그 일례입니다.

- 인천 교육의 현안으로 무엇을 손꼽을 수 있나?
리더십 부족(교육청의 장단기 교육목표와 구체적 목표 설정이 미약합니다. 목표가 구체성이 부족해 무엇이 향상돼야 하는 지 등에 대한 성과관리가 잘 안되고 있습니다. 교육현장의 사기 진작을 위한 정책도 필요합니다. 국제화교육과 특화교육을 위한 전략도 부재합니다. 교육현장의 소리를 듣고, 해결하는 민관 거버넌스 시스템이 없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예산 배정과 관련해 시의회와 비슷한 거버넌스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국고보조금이 같은 학셍 수(37만7천명)의 부산에 비해 4천400억원 가량이 적습니다. 재정자립도가 다른 구·군에 대한 차별화 전략도 필요합니다. 하나 하나씩 필요한 난제들입니다.

- 생애주기별 교육은 무엇인가?
유치원 때는 영어교육이 필요합니다. 초등학교 때는 영어와 중국어, 일어 중 하나를 선택해 집중하도록 할 것입니다. 외국어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때 필요한 교육입니다. 언어를 구사하는 수준까지 이르게 해야 합니다. 이게 생애주기 교육입니다. 중학생 때는 진로선택을 위한 다양한 교육을 하겠습니다. 자유학기제 확대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자유학기제를 활용한 다양한 진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겠습니다. 고등학교는 교육현장에서 수행되고 있는 대학진학 교육방법에 혼선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학력 향상을 위한 방안을 보충하겠습니다.

- 교육감 임기 중 ‘이것만은 꼭 이루고 싶다’는 것이 있다면?
교육공동체가 신뢰와 존중으로 행복한 교육. 특히 교권확립이 중요합니다. 4년간 정부와 지자체 지원금 5000억원 확보를 꼭 실현하겠습니다. 국제도시 인천에 걸맞는 국제화 교육, 특화교육 및 양질의 교육서비도 제시할 생각입니다. ‘지역별 학생 밀도를 고려한 학교 설립 및 기존 학교 활용’도 숙제로 알고 풀어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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