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자 걸어온 길과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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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자 걸어온 길과 공약
  • 김영빈 기자
  • 승인 2018.06.14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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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청와대 거쳐 정계에 입문-2선 의원 경력

    
 
 13일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가 민선7기 인천시장으로 당선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집계 결과 14일 오전 6시 현재 개표율 99.86% 상황에서 박 후보는 57.66%를 득표해 재선을 노렸으나 35.44%%를 얻는데 그친 자유한국당 유정복 후보를 22.22%포인트 차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바른미래당 문병호 후보는 4.06%, 정의당 김응호 후보는 2.82%를 득표했다.

  

 박 당선인은 오는 7월 1일부터 2022년 6월 30일까지 4년간 인천시정을 이끈다.

 인천 태생의 박 당선인은 행정고시(24회) 출신으로 부산지방해운항만청에서 공직을 시작해 해양수산부 기획예산담당관, 총무과장, 국립해양조사원장을 지냈다.

 그는 해양수산부장관을 지낸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인사수석비서관(차관급)으로 근무했다.

 해양수산부에서 장관과 과장으로 만나 청와대로 이어진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는 박 당선인은 스스로를 ‘뼈노(뼛속까지 친 노무현)’라고 칭한다.

 그는 유정복 현 인천시장의 제물포고 1년 후배이자, 행정고시 1년 후배로 고위공무원을 거쳐 국회에 진출하는 등 닮은 꼴의 삶을 살아왔다는 지적에는 정색을 하고 정치적 스승과 철학이 달라 ‘친노’와 ‘친박’의 정반대 노선을 걸어왔다는 점을 강조한다.

 인천시장 선거전에서 박 당선인은 유정복 후보를 ‘인천에 남아있는 박근혜의 마지막 그림자’로 규정하고 지방정권 교체를 통한 촛불혁명의 완성과 적폐 청산을 내건 가운데 선거기간 중 유 후보와 사사건건 날카롭게 대립했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리며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이라는 새로운 시대가 성큼 다가온 가운데 박 당선인이 내놓은 1호 공약도 ‘서해평화협력시대 동북아 경제중심도시 인천’이다.

 앞으로 4년간 ‘인천호’의 항해를 지휘할 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인의 걸어온 길과 그가 제시한 주요 공약을 살펴본다.
 
<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인이 걸어온 길>

박 당선인은 1958년 인천 중구 북성동에서 태어나 박문초, 동산중, 제물포고(21회)를 나와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제고 21회는 평준화 이전의 마지막 선발 집단이다.

 고대 4학년 때인 1980년 행정고시 24회에 합격한 그는 공군 중위로 병역을 마치고 1985년 부산지방해운항만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부산해운항만청 총무과장을 지내고 영국 웨일즈대로 국회훈련을 다녀와 해운항만청 항만물류과장, 청와대 해양수산비서실 행정관, 해양수산부 기획예산담당관, 감사담당관, 총무과장, 국립해양조사원장을 거쳤다.

 2000년 해양수산부장관으로 부임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박 당선인의 능력을 높이 평가해 부처 개혁을 추진하라는 지시와 함께 총무과장을 맡겼고 대통령 당선 이후 청와대로 불러 국정상황실 상황1팀장, 국정상황실장, 인사제도비서관, 인사관리비서관, 인사수석비서관으로 중용했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2008년 공직에서 물러난 그는 같은 해 18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 후보로 중·동·옹진 지역구 출마를 모색했으나 현역 의원에게 밀려 뜻을 이루지 못했다.

 4년의 야인 생활 후 19대 총선(2012년)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남동구갑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고 20대 총선(2016년)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재선에 성공했다.

 박 당선인은 재선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위원장을 맡았고 지난해 7월부터 권역별로 시·도당 위원장이 돌아가며 맡는 임기 1년의 최고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인천시장 후보 경선을 앞두고 당헌·당규에 따라 지난 2월 인천시당 위원장과 최고위원직을 모두 내려놨다.
 

 <박 당선인의 주요 공약>
 박 당선인의 1호 공약은 ‘남북평화시대 동북아 경제중심도시 인천’이다.

 남북 평화시대를 맞아 국제평화도시 인천, 동북아 경제중심도시 인천을 실현시켜 나가겠다는 것이다.

 세부 이행 방안으로는 ▲서해평화협력청 신설 및 UN 평화사무국 송도 유치 ▲인천~해주~개성을 연계한 남북 공동경제자유구역 추진(강화 교동 평화산업단지 조성 등) ▲남북공동어로구역·해상파시·한반도 해양평화공원 조성 ▲인천~개성 ‘고려역사문화복원’ 추진 및 교류 정례화 ▲남북을 잇는 땅길, 바닷길, 하늘길 추진(영종~신도~강화 연도교 및 해주대교·개풍대교 건설로 인천대교와 연결, 인천과 남포·해주 항로 개설, 인천공항~순안공항·삼지연공항·원산공항 항로 개설)을 제시했다.

 2호 공약은 ‘인천 재창조 프로젝트를 통한 원도심과 신도시의 균형발전’이다.

 이를 위해 원도심 전담 부시장제를 도입하고 도시재생총괄기구를 설립하며 지역별 현장소통센터를 설치해 민관 협업을 강화한다는 것이 박 당선인의 구상이다.

 구체적으로는 신혼부부·청년·장애인·노인·1인 가구·기초생활수급자 등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임기 내 2만호 공급, 원도심 혁신지구 5년간 20곳 지정, 인천내항 재개발·부평 군부대 이전·노후산업단지 등 거점별 패키지 도시재생 추진을 공약했다.

 3호 공약은 ‘1조원대 중소기업 육성기금 조성과 권역별 미래산업 육성’이다.

 이 공약 이행을 위한 이행 방법으로는 시장직속 일자리위원회 신설, 지구별 맞춤형 해외투자 유치, ‘수출 원팀’ 멘토링 사업 추진, 규제 오나화를 통한 앵커기업 및 국내 유턴기업 유치, 사회적 경제 클러스터(집적지) 10개소 조성 등을 내놓았다.

 공약 4호는 ‘사람중심 복지’로 ▲복지인력 확충을 통한 ‘인천형 자치복지선’ 구축 ▲‘공동 돌봄 나눔터’ 설치 ▲공공 산후조리원 설립 ▲국공립 및 공공형 어린이집 확대 ▲어르신을 위한 ‘효드림 통합복지카드’ 도입, 구직청년을 위한 ‘더 드림 체크카드’ 지급, 목돈 마련을 위한 ‘더 드림 통장’ 출시 ▲IoT(사물인터넷) 기술 기반의 어르신 ‘안심 안부 서비스’ 도입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 등이다.

 공약 5호는 ‘인천순환 교통망 확충과 인천~서울 10분대 시대 개막’이다.

 서울~인천 10분대 시대는 서울지하철 2호선(신도림과 홍대입구)을 계양~작전~가정~청라까지 연결해 실현하기로 했다.

 또 제2경인선 광역철도(서울 구로~광명~서창~남촌·도림~논현~남동산업단지~신연수~청학~인천역) 건설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노선 조기 착공을 약속했다.

 박 당선인은 공항철도와 서울 9호선 직결운행,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 조기 착공, 인천도시철도 1호선과 서울지하철 5호선 검단 연장 조기 착공, 내부순환철도망 단계적 추진 등도 내놓았다.
 
 <박 당선인의 과제>
 인천시민이 압도적으로 박남춘 후보를 선택한 것은 본인의 능력과 경력에 더해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와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자유한국당 심판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박 당선인은 자신의 주장한 것처럼 적폐 청산 등 촛불혁명을 완수해 나가면서 공약 실천을 통해 지역발전을 앞당겨야 하는 무거운 책임을 지게 됐다.

 그러나 재정위기단체에서 막 벗어난 상황에서 다양한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재원조달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특히 철도 공약은 사전 타당성 조사,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사업 선정, 예타 통과, 도시철도기본계획 수립, 국토교통부의 기본계획 승인, 예산 반영, 설계 등의 행정절차를 밟는데 3~5년이 걸리고 공사 기간을 고려하면 8~10년이 걸리는 장기 사업으로 경제성의 척도인 B/C(비용 대 편익) 비율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크다.

 또 올해 인천도시철도 1, 2호선의 적자 보전과 노후장비 교체 등을 위해 약 670억원이 투입되는 등 해마다 수백억원이 들어가는 점 등을 감안해야 한다. 

 실현 가능성과 투자우선순위를 따져 철도 공약을 재정비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경제자유구역, 검단신도시, 루원시티 등 신도시에서 아파트와 주상복합 등이 대량 공급되는 가운데 원도심 재생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난제다.

 당장의 과제는 공정한 인사를 통해 공직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을 지낸 박 당선인은 만사(萬事)인 인사가 자칫 잘못하면 망사(亡事)가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겠지만 측근들이나 선거 캠프 출신들을 전혀 발탁하지 않을 수는 없는 상황에서 난처한 입장이 될 수 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격언도 있는 만큼 경력과 능력 면에서 객관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소수 정예만 함께 하면서 공무원 인사는 연공서열과 능력에 따른 발탁이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

 전임 시장들이 모두 측근 인사 문제로 구설에 오른 것을 거울삼아 전철을 밟지 않아야 시정을 원활하게 이끌 수 있다.

 인천시민들은 박남춘 인천시장 당선인이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공약을 차근차근 실천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시대에 발맞춘 ‘동북아 졍제중심도시 인천’을 만들어 나가는 인천특별시대를 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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