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항 재개발 공공성 완전 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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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항 재개발 공공성 완전 퇴색”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8.07.1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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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시민단체들 성명 잇달아... "시장 공약인 문화관광지구 방향과 ‘딴판’"

개발사업이 진행될 내항 공유지 내 상상플랫폼 사업 조성 예정지. (사진 제공 = 신포컬처클럽)


 
인천 내항 재개발사업이 공공성을 외면한 채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시민단체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16일 인천지역 문화단체 및 문화공간 운영자들로 구성된 단체 ‘신포컬처클럽’은 “인천의 바다를 시민에게 온전히 돌려 달라”는 주제의 성명을 내고 “오랫동안 국가산업을 위해 희생한 인천 시민들에게 내항을 돌려줘 시민들이 자유롭게 누리고 상상할 수 있는 삶과 문화의 공간으로 조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항 재개발과 관련해 현재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인천항만공사는 해당 공유지(1·8부두 약 25만 6천㎡)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매각해 LH가 사업을 시행토록 하고, 땅을 매입한 LH는 4,600~5,000가구의 고층 아파트 조성안을 검토 중에 있다.
 
물론, 아직까지 이러한 계획은 ‘공식화’가 된 상태는 아니다. 따라서 현재 인천시에서도 “공식적인 요청이 들어온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하고 있고, 인천시와 중구 등 기관이 어떤 영향을 주느냐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현재 LH와 인천항만공사 간 부지 매입 가격에 이견이 있는 가운데, 만약 LH에서 생각하는 개발계획으로 방향이 잡힌다면 박남춘 인천시장이 약속했던 ‘내항의 고품격 문화관광지구로의 개발’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우려되고 있다.
 
신포컬처클럽 측은 “인천의 바다가 산업화라는 명분 아래 너무나도 오랫동안 인천 시민의 곁에 존재하지 못했고 현재 인천항은 기존 항구의 기능을 상실했다”면서 “그럼에도 시와 항만공사, 해양수산부, 그리고 항만 기득권업체는 이를 인천시민들에게 온전하게 돌려주지 않고 끊임없는 욕망을 투영하여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사용할 생각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내항 재개발과 관련해 대규모의 아파트를 조성한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이들 외 타 시민단체들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천내항살리기시민연합과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등은 이보다 하루 전인 15일 공동성명을 통해 “내항 재개발이 공익을 무시한 기관 이기주의로 흘러간 것은 시와 해양수산부가 제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내항 재개발 사업의 민간사업자 공모 실패 후 ‘공익적 개발’을 명분으로 LH를 끌어들여 고층아파트 등 막장 개발로 사업이 치닫고 있는 사실에 큰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3개월여 만에 열리는 내항 통합개발 추진협의회 2차 회의(17일)가 사전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항만 관련 업체와 그 인사들이 위원으로 참여하도록 했는데 이로 인해 내항 재개발에 대한 찬반 논란으로 회귀될 것”이라면서 이른바 ‘보이콧’의 가능성을 예고하기도 했다.
 
한편 내항 공유지 내 복합문화관광시설로 조성하는 ‘상상플랫폼’ 조성사업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포컬처클럽 측은 “인천 문화인들의 창작공간으로 계획했던 내항재개발 기본계획과 다르게, 지역문화예술인과 상의도 없이 8부두 내 원당창고(상상플랫폼)를 민간기업의 투자개발 용역으로 운영할 것을 소리소문 없이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국비와 시비 등 약 4백억 원의 재원이 투입되는 상상플랫폼 사업은 가상현실(VR)과 영상스튜디오, 게임, 드라마, 영상, 음악, 웨딩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공간을 마련하고 문화·관광산업 관련 연구개발과 창업 지원 장소 등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사업 초기엔 순수 문화예술의 전초기지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시는 이 사업과 관련해 순수 문화예술을 장려하는 공간은 현재의 인천아트플랫폼이 그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상상플랫폼 사업에 대해서는 상업예술을 기반으로 하는 공간으로의 조성을 계획해 추진하고 있다.
 
조만간 상상플랫폼의 운영을 맡을 문화계열의 전문업체를 선정하고 인천항만공사와 부지 매입 등 계약 절차를 마치면 내년 12월까지는 조성을 완료해 운영에 들어간다는 계획도 갖고 있는데, 이러한 전반의 계획에 문화예술인 일부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신포컬처클럽 측은 “시는 현재 진행 중인 상상플랫폼 용역공모를 당장 중단하고 온전히 시민과 예술인이 활용할 수 있는, 시민과 함께하는 공공개발 사업으로 추진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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