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포구락부 신임 관장과 중구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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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물포구락부 신임 관장과 중구문화원장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9.02.0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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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장 고층오피스텔 건으로 대척점, 한 배 타 '눈길'



제물포구락부. ⓒ배영수

 

올해 중구문화원이 한시적으로 위탁 운영키로 한 제물포구락부의 신임 관장 임명을 두고 지역사회의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 시민단체들이 문제 제기를 했던 개항장 고층오피스텔 문제와 관련해 중구문화원장 일가가 관계돼 있고, 신임 관장은 이를 문제제기했던 시민단체의 공동대표이기 때문이다.
 
8일 인천시와 중구문화원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07년부터 제물포구락부의 기존 위탁운영기관이었던 인천문화원연합회와의 계약을 지난해 말로 종료하고 ‘기능전환’을 명목으로 올해 중구문화원과 1년짜리 단기 위탁계약을 맺었다.
 
이 과정에서 신임 중구문화원장에는 A씨가, 제물포구락부 관장에는 한 시민단체 공동대표인 B씨가 각각 임명됐다. A씨의 임기는 4년이지만 B씨의 임기는 올해까지만이다. 중구문화원이 제물포구락부를 운영하는 기간이 일단은 올해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B씨가 공동대표인 시민단체는 최근까지 중구 개항장에 들어서는 29층짜리 오피스텔 건축허가에 대한 부당함을 지적해왔는데, 이 오피스텔을 개발하는 업체가 땅을 매입하기 전까지 토지소유주가 A씨 일가로 돼 있었다.
 
이 단체는 이들 토지 소유주들(3명)에 대해 “5층 이하의 건축만 가능한 문화재 지역에서 편법으로 20층 이상의 건축 허가를 받고 개발업체에 땅을 팔아넘겨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이에 대해 A씨 측은 “토지신탁 3순위 수익채권으로 사업이 잘돼야 이익이며 양도·취득세 및 유치권비용 등을 빼면 남는 것이 사실상 없고 이 내용을 입증하는 서류들을 이미 시에 제출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B씨는 “제물포구락부를 올해 1년 동안은 인문학강좌 중심으로 운영을 하겠다는 얘길 들었는데, 그렇다면 신임관장 공모에 참가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지원 배경에 대해 밝혔다.
 
A씨와 한 배를 타게 된 것에 대해서는 “그분에 대한 비판은 계속 해왔지만, 단체로서의 비판과 개인의 직업은 별개라고 생각하고 있고 제물포구락부의 운영에 그분이 개입하지는 않기 때문에 문제라고 보지 않았다”면서 “다른 시민단체 인사들도 시정의 옳지 않은 부분이 있으면 비판하면서도 직접 들어가서 일을 하면서 바꾸려 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나 역시 마찬가지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B씨의 채용면접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중구문화원장 A씨는 “B씨가 개항장 오피스텔 문제제기를 했던 시민단체 대표라는 것은 사전에 알고 있었지만, 면접을 볼 때 다른 위원들이 가장 높은 점수를 줬고 내부에서 적임자라고 판단해 임명한 것”이라며 역시 ‘공과 사는 따로 보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개항장 오피스텔 문제와 관련해 양극에서 날을 세웠던 두 인사가 한배에 오른 만큼 개항장 오피스텔 문제와 관련된 논란이 어떻게 진행될 지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B씨는 “오피스텔 문제는 그간 단체 이름으로 비판을 해왔지만 지금은 이를 되돌리기가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제물포구락부에 대해서는 지난해 허종식 시 정무경제부시장 주도로 제물포구락부의 운영 방침 등이 발표되자 몇몇 시민단체들이 비판을 하기도 했었다. B씨는 “우리 단체의 경우 공식성명 같은 건 내지 않았고, 다만 내부에서 나름의 비판적인 시선들은 있었다”고 말했다.
 
B씨는 이어 “제물포구락부의 향후 운영방안에 대해서는 현재 시에서 연구용역이 진행되고 있고, 이를 통해 (기존 발표 방안 등을) 재검토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나는 그 용역에 개입하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현 중구문화원의 위탁이 사실상 ‘임시한정’인 만큼 중구문화원이 앞으로도 계속 운영을 할지, 아니면 다른 기관 및 단체가 운영을 할지도 해당 용역을 통해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B씨는 “제물포구락부가 개항장의 상징 중 하나이고 아픈 역사도 간직하고 있지 않느냐”며 “어쨌든 1년여 동안 관장 역할을 하게 됐는데, 내가 근무하는 동안에는 물론 문지기 역할도 하면서, 시민들이 이곳을 찾아 인천의 근대역사를 잘 볼 수 있도록 잘 유지하고 관리하고 인문학 강좌도 잘 꾸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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