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여 작품 모든 것, 성대박물관으로 넘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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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여 작품 모든 것, 성대박물관으로 넘어가다
  • 송정로 기자
  • 승인 2019.05.2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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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인천시에 제출한 작품 기증목록 '휴지조각'... 유족 "시, 누구도 관심 두지 않아"



<검여 유희강의 관서악부>


11년전 인천시가 작품 영구 기증목록까지 받아논 검여(劍如) 유희강(1911∼1976·사진)의 작품들이 최근 성균관대박물관에 아무 조건 없이 기증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책없는 인천시의 문화행정을 비판하는 지역 미술계 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천 검암 출신으로, 한국 근현대 서예가를 대표하는 검여의 작품을 십수년간 자료관을 짓지못해 기증받지 못했다는 '기막힌' 사실에 당혹감과 상실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성균관대박물관은 “추사 이후 한국 최고의 명필이라고 평가받는 검여의 작품 100여 점을 공개하는 특별전 ‘검무(劍舞)’를 오는 5월31일부터 진행한다”고 최근 밝혔다.
 
검여의 유족은 최근 성균관대박물관에 검여의 작품 400여 점과 습작 600여 점, 벼루, 붓, 종이 등 관련 유물 1000여 점을 기증했다.
 
특히 이번에 길이만 34m에 이르며, 검여의 예술혼이 담겨있는, 3024자의 빼곡한 글자가 압도하는 ‘관서악부(關西樂府)’의 전체 작품도 처음으로 전시된다. 관서악부를 상설 전시하는 ‘관서악부실’도 공개한다.
 
이와관련 인천지역 문화계 및 검여의 유족들은 지난 2002년부터 유희강 미술관이나 서예관 건립을 협의해왔으며, 최근 학익동 뮤지엄파크에 시립미술관 건립이 확정됐음에도 타지역으로 기증할 수 밖에 없었던 배경에 대해 개탄을 금치못하고 있다.

검여의 차남 유신규(71)씨와 지역 문화계 인사에 따르면, 인천시에 검여의 작품을 기증하는 문제는 지난 2002년 인천문화재단에서 검여 전시를 개최할 때부터다. 이때 유족 등은 검여 유희강의 미술관이나 서예관 짓는 것에 대해 인천시와 교섭했다. 
 
특히 지난 2008년에는 검여의 유족들이 인천시에 작품기증 목록까지 제출하며 기증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대해 유신규씨는 "당시 사진까지 270쪽에 달하는 서류를 제출했으나, 이곳저곳 시립미술관 부지에 대해서만 애기할 뿐 기증에 대한 관심이나 의지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유씨는 지난 2017년 유정복 시장 때 뮤지엄파크에 시립미술관 건립이 확정된 후에도 인천시 국장, 과장, 담당자 등에게 기증문제를 여러차례 확인해봤지만 누구도 관심갖지 않았으며, 그 사정은 현재도 마찬가지라고 <인천in>과의 통화에서 강조했다.
 
유씨 등 유족은 결국 올해 1월경 성균관대박물관에 기증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주선 인천시미술협회 회장은 "동정 박세림 선생의 작품이 대전으로 넘어갈 때에도 지적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미술협회장이 아닌, 서화를 하는 미술인으로서 통탄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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