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으로 캐시백 혜택-지속 가능성에 성패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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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으로 캐시백 혜택-지속 가능성에 성패 달려
  • 윤성문 기자
  • 승인 2019.06.2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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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화폐 열풍] ③ 예산 지원 등 과제 넘어야



인천시가 전국 최초로 개발한 전자 지역화폐 ‘인천e음 카드’가 인천 시민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 가입자 수가 최근 32만 명을 넘어섰고, 발행액은 995억 원을 돌파했다. 이를 계기로 역외 소비 비율이 50%를 넘는 인천 경제에 선순환 소비구조가 구축될지 주목된다. 반면 각 지역마다 혜택이 차이를 보이면서 지역 불균형 우려와 함께 자칫 세금 퍼주기식 행정이 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천in]은 인천e음 카드의 보급 현황과 가능성, 문제점, 개선방안 등을 3차례로 나눠 연재한다.
 
 
인천e음 카드.


지역화폐 시장이 인천e음 카드의 폭발적인 인기로 급성장하는 추세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점차 드러나면서 각종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인천e음 카드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캐시백 악용, 지역 형평성, 예산 고갈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지난해 7월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인천시가 도입한 전자상품권 인천e음 카드는 최근 결제액이 1천억 원을 돌파했다. 일일 평균 39억 원을 발행해 8월 초 목표액인 3천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올 5월 서구가 발행한 서로e음은 인천 지역화폐 시장의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화폐 사용 촉진을 유도하는 파격적인 캐시백이 일부 사용자에게 집중되거나 예산 고갈이 우려되는 등 부작용의 조짐도 나오고 있다.
 
서구에 따르면 서로e음은 카드를 도입한 이후 한 달간 전체 이용자의 2.36%에 해당하는 1천396명이 50억 원을 결제했다. 이들의 사용액은 전체 서로e음 사용액 221억 원의 22.86%에 달한다. 한 달 사이 캐시백이 일부 이용자에게 집중 지급된 것이다.
 
인천e음 카드가 시세차익을 노리는 재테크 수단으로 쓰일 수 있고, 고가 사치품 구입에도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용한도가 정해지지 않은 카드를 활용해 다량의 금을 사들이면 일단 결제금액의 10%를 되돌려 받을 수 있고, 나중에 금값이 오르면 시세차익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인천e음 카드. <사진=인천시 블로그 캡처>


한쪽에선 지역 불균형에 따른 소외감이 커지고 있다. 지역 간 캐시백이 최대 4% 이상 차이 나면서 캐시백 혜택을 덜 보는 주민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연수구 11%(첫 달 이후 10%), 서구 10%, 미추홀구 8%, 남동구 7.5% 등 지역 간 캐시백 비율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는 섣부르게 캐시백 비율을 높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나머지 군구는 인천e음 사업을 추진 중이거나 아직 계획이 없어 해당 지역 주민들은 6% 혜택에 머무는 실정이다.
 
캐시백 혜택에 따라 지역화폐 인기가 높아지면서 지자체 예산 부담도 점차 커지고 있다.
 
캐시백 혜택이 전국최고 수준인 서구는 당초 3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지만, 사용액이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자 42억5천만원의 예산을 추가로 편성해 달라며 최근 구의회에 추경 예산안을 제출했다.

구 관계자는 "지역화폐 혜택이 불균형하다거나 예산 조기 소진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며 "카드 월 이용 한도를 제한하자는 의견이 있지만, 아직 구체적 한도 액수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구가 발행중인 서로e음 카드. <사진 제공=서구청>


최근 우려 사례가 잇따라 제기되자 서구의회는 지역화폐로 이윤을 남기기 위해 부정 사용했을 경우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고 사용액을 환수 조치하는 내용이 담긴 개정안을 지난 4일 입법예고했다. 

이 조례안에는 지역화폐의 월간 사용 한도를 구청장이 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또 조례가 개정되면 서구는 지역화폐 관련 민관운영위원회를 구성해 구체적인 월 사용 한도를 정할 계획이다. 

다음달 e음 카드를 발행할 예정인 연수구와 남동구는 서구의 사례를 참고해 대비책을 검토하고 있다.

인천e음 카드가 지역경제의 선순환이라는 취지에 부합하려면 상대적으로 많은 소비 여력을 갖춘 계층에게 더 많은 캐시백이 돌아가는 구조에 대한 개선책과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천e음 카드의 성공 유무는 내년 이후 예산확보 방안이 될 것”이라며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캐시백 비율을 낮추는 방향을 잡아야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은행 캐시카드나 신용카드사의 반발도 우려되는 부분이고, 특히 세금 퍼주기식 행정이라는 논리에도 대응할 수 있는 확실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시 관계자는 "정부에 인천e음 카드 사용 실적을 보고했고 조만간 방침이 내려올 것"이라며 "역외소비율을 줄이고 지역 소비율을 끌어올려 경제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인천e음카드의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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