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인천e음 카드 앞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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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인천e음 카드 앞날은?
  • 윤성문 기자
  • 승인 2019.11.05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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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현안점검] 캐시백 대체할 군구별 혜택플러스 가맹점 혜택 관건


인천e음 카드


인천시가 지역화폐인 인천e음 카드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잇따른 캐시백 축소로 시민들의 반응이 식어가는 상황에서 이를 대체할 수준의 차별화된 비캐시백 혜택으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5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e음 카드는 지난해 6월~12월까지 시범사업을 거쳐 올 1월부터 본사업이 추진됐다. 현재까지 누적가입자(10월 말 기준)는 91만627명이다. 충전액 규모는 1조2200억 원에 달한다.

인천e음 카드는 사업 초기 높은 캐시백 혜택으로 인기 몰이에 성공했다. 올해 전국 지역화폐 발행 총액인 2조3000억 원의 48%를 인천e음이 차지했다.

인천e음 혜택이 제외되는 대형마트와 SSM 시장 점유율도 각각 2.5%, 0.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의 고질적인 역외소비 문제를 해결하고 골목상권 매출이 증대돼 지역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시는 캐시백 제공으로 인한 막대한 재정부담을 견디지 못했다. 올해 시 전체 재정 규모인 11조 원에서 0.7%에 해당하는 728억 원이 캐시백으로 사용된 것이다.

결국 시는 지난 8월부터 캐시백이 지급되는 사용 한도를 무제한에서 월 100만 원으로 조정했다. 이후 지난달 22일부터는 캐시백 혜택을 6%에서 3%로 변경했다. 이는 인천e음 혜택이 축소된 지 3개월 만에 이뤄진 조치였다.

잇따른 캐시백 축소로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캐시백이 축소될 때마다 인천지역 각 주민 커뮤니티에는 인천e음 카드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속출했다. 애초 인천e음 카드를 도입하면서 정확하지 않은 추계와 시 재정상황 고려 없이 가입자 수만 확보하는 데 급급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군구별로 다른 캐시백 혜택으로 인한 혼란도 지속되고 있다. 서구와 연수구 등 일부 자치구들은 재정 부담에도 올해말까지 기존 캐시백 혜택을 유지하기로 했다. 당장 이달부터 사업을 시작하려던 부평구와 조례를 준비하던 계양구는 결정을 보류하고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김상섭 인천시 일자리경제본부장이 인천e음 성과 및 운영개선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시는 인천e음 카드의 활성화와 지속 가능성을 위해 인천지역 지자체 간 차별화된 혜택을 추진하고 있다. 캐시백을 대체할 수준의 차별화된 혜택으로 인기보다 지속 가능성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군·구의 차별화된 서비스는 e음카드를 사용하는 고객에게 3~7%의 할인·서비스를 주는 '혜택 플러스' 가맹점을 확보하는 방안이다. 소상공인에게는 결제 수수료가 없는 QR간편결제를 지원하고, 소비자에게는 결제와 동시에 3~7%를 우선 할인해 주는 제도다.

시는 앞으로 혜택 플러스 가맹점을 현재 1200개에서 내년까지 6만개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인천e음 모바일 쇼핑몰인 인천e몰 상품은 1만4000개에서 3만개로 늘리고, 인천업체들이 무료로 입점하는 인천굿즈 업체도 62곳에서 300곳 수준으로 늘린다.

인천e음과 관련한 정책을 자문·심의·의결하는 협의 기구인 '인천사랑상품권 운영위원회'도 시의 이같은 방안에 공감하고 있다.

운영위는 지난 4일 회의에서 캐시백 혜택을 3%로 낮춘 이후에도 흥행을 지속하려면 지자체별 차별화된 서비스를 구현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아울러 군·구간 캐시백 요율을 통일해 카드 이용자들 간 혼란과 차별을 막아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홍종진 인천소상공인연합회장은 "최근 인천e음 카드의 문제점이 많이 지적되고 있어 고칠 것은 고치고 가자는 게 위원회 대다수의 의견"이라며 "이제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 전국에서 모범이 되는 모델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는 내년 인천e음 카드의 발행액을 약 3조7천억 원으로, 가입자는 125만 명 수준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소상인들의 자발적인 할인 참여와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지역 소비 증대가 선순환 구조를 이룰 때까지 최대한 캐시백 혜택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인천e음의 인기를 견인했던 캐시백 혜택을 줄이고 내놓은 대책이 얼마나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상섭 시 일자리경제본부장은 “시민이 체감하고 만족하는 인천e음 플랫폼 제공을 위한 발전적인 방안을 찾고 생산적인 논의가 지속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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