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 철책 걷어내고 철제 가림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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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 철책 걷어내고 철제 가림막?
  • 윤성문 기자
  • 승인 2019.11.0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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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해양항공국 행감, "철새 보호라지만, 철책 제거 유명무실해져"


 


인천시가 시민에게 바다를 돌려준다며 해안 철책을 철거해놓고 일부 구간에 철새보호를 위해 다시 철제 가림막을 설치하고 다시 거기에 구멍을 뚫는 등 '오락가락' 행정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시는 철제 가림막 설치가 철새 보호를 위한 환경단체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환경단체 측은 목재 탐조대 설치 등을 제안했으나 구조물을 설치해 당황했다며 소통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신은호 의원(민·부평1)은 6일 제258회 제2차 정례회 인천시 해양항공국 행정사무감사에서 "인천 해안철책 제거 사업이 철제 가림막 설치로 인해 유명무실하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 의원은 "환경단체의 의도는 알겠지만 바다를 보고싶어 하는 시민들의 마음은 고려하지 않았다"며 "이는 철책 제거 사업에 전혀 부합되지 않을뿐만 아니라, 해안 친수도시 사업을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는 지난 4월 시민에게 바다를 돌려주겠다는 취지로 남동구 고잔톨게이트~송도바이오산업교 2.4㎞ 구간까지 해안도로에 설치된 철책을 제거했다.

이 구간은 그동안 철책으로 시민들의 출입이 불가능했지만, 시가 철책을 철거하면서 해안가로 갈 수 있는 공간이 됐다.

하지만 시는 지난 7월 철새를 보호해야 한다는 환경단체의 의견에 따라 이 중 400m 구간 제방에 70∼80㎝ 높이의 철제 가림막을 설치했다.

이 제방 해안 일대에 천연기념물인 저어새와 도요물떼새 등이 찾아와 편안하게 먹이활동을 할 수 있도록 분리해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후 철제 가림막 설치로 인해 바다 풍경을 볼 수 없자 시민들이 반발했고, 시는 지난달 다시 철제 가림막 사이 사이에 구멍을 뚫었다. 

결국 철책 제거에 6300만 원, 철제 가림막 설치에 1억 원, 다시 구멍을 뚫는데 700만 원을 쓰며 혈세만 낭비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박병근 시 해양항공국장은 "환경단체를 포함해서 회의를 진행했고, 일부 철새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어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으로 철제 가림막을 설치했다"며 "일부 단체 의견만 수용된 것처럼 보였는데, 실수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구간별로 철새 개체 수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라며 "이를 내년까지 진행해 실효성을 판단하고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혔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지난 4월 '남동공단 해안도로 철책 절단식'에서 해안 철책을 제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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