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김정일 위원장 연내라도 안 만날 이유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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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김정일 위원장 연내라도 안 만날 이유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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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1.29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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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29일 “한반도 평화와 북핵 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연내라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다보스 알렉산더호텔에서 영국 BBC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양측 간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난 김정일 위원장을 만날 준비가 항상 되어 있다”면서, “그러나 단지 우리가 유익한 대화를 해야 하고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 충분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스위스 다보스 알렉산더호텔에서
    영국 BBC방송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와 관련,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원칙에 맞고 여건과 조건이 충족된다면 언제든 남북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강조한 것”이라며 “‘만남을 위한 만남’, ‘정치적·전술적 국면 전환을 위한 회담’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일관된 기조이자 대통령의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최근 북한이 대화에 나서는 듯하면서도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 데 대해 “시간을 끌면서 핵 문제 해결을 늦추는 과거 전략을 그대로 쓰고 있다고 본다”면서 “그러나 북한의 전략은 국제사회에서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북한 체제의 붕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북한 사회가 경제적으로 굉장히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그것은 과거 오랫동안 지속된 현상이었다”며 “그래서 북한이 극한 사항에 처했다거나 혹은 붕괴 직전에 있다고 보지는 않으며,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는 해야 겠지만 우리는 지금 북한의 붕괴가 당장 임박했다고 보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 G20정상회’의 의제와 관련해 “세계 모든 나라가 출구전략에 신중을 기하면서 민간 기업 투자를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 G20 서울에서는 비즈니스 서밋을 열어서 민간의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고 민간 투자를 권장하기 위한 정부정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청와대가 제공한 인터뷰 질의응답 주요내용.

- 최근에 북한이 서해안에서 포를 여러 발 발사했는데 이에 대한 대통령님의 생각은?

“위협적이긴 하나 포탄은 일단 NLL 북쪽 경계선 안쪽에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쨌든 이러한 위협적인 방법을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한국은 이같은 행동을 중단할 것을 북측에 요구했습니다.”

- 왜 현 시점에서 북한이 이러한 행동을 취했다고 보시는지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강력히 6자회담 참가 요구를 받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평화협정을 맺기 위한 전략적인 것일 수도 있습니다. 또 다소간 남북 대화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는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 대한민국 국방장관께서 최근 만일 남한이 북한으로부터 직접적 위협을 받게 된다면, 특히 핵과 관련한 위협을 받게 되면 남측에서 북을 공격하는 것도 물론 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원론적인 이야기입니다. 특정 사항을 거론한 것이 아니고 저 쪽이 공격할 자세를 취하면 이 쪽에서도 공격할 수 있다는 군사상 일반론을 말한 것일 뿐입니다.” 

- BBC는 매일 한반도 관련뉴스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북한 행태를 어떻게 판단하고 분석하고 계시는지요? 북한이 남쪽 외부와 비즈니스 계속 하자고 발언하는 동시에 다른 한 편으로 군사적 위협를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여러 상반된 조치를 어떻게 보시는지?

“유엔 안보리의 제재로 북한이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현재 북한은 핵을 포기하기보다는 대화를 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을 벗어나려 하고 있습니다. 시간을 끌면서 핵 문제 해결을 늦추는 과거 전략을 그대로 쓰고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북한의 전략은 국제사회에서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저희가 보기에는 북한 측에서는 체제 붕괴가 일어날 조짐을 보이면 남쪽이 개입할 수 있다고 그들이 판단하는 것 같은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우선 북한은 붕괴 직전 상황이 아닙니다. 김정일 위원장 건강도 다소 회복이 되고, 북한 사회가 경제적으로 굉장히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그것은 과거 오랫동안 지속된 현상이었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극한 사항에 처했다거나 혹은 붕괴 직전에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는 해야겠지만 우리는 지금 북한의 붕괴가 당장 임박했다고 보고 있지 않습니다.”

-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난 김정일 위원장을 만날 준비가 항상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단지 우리가 유익한 대화를 해야 하고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 충분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양측 간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반도 평화와 북핵 해결에 도움이 될 상황이 되면 연내라도 안 만날 이유가 없습니다.”

- 대통령께서 올해 G20 의장을 맡으시고 위기 이후에 G20의 권한이 대폭 강화된 게 사실입니다. 한국이 연말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대통령님께서 항상 위기 이후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씀해오셨는데, G20 국가간에 위기 이후 정책에 관한 합의점이 어디 있다고 보시는지요?

“우리가 지난 피츠버그 회의에서 일단 ‘강력하고 지속적이고 균형된 성장을 하기 위한 프레임워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의견 일치를 봤습니다. 위기 이후의 지속적인 성장, 균형된 성장에 대해 일차적 합의는 되어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나 이행 방법과 실질적인 성장 동력의 문제, 개발도상국가들과 선진국과의 개발격차를 줄이는 문제 등 여러가지 논의할 사항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G20 서울 회의에서 이같은 의제가 채택되는 것에 대해 별 의문이 없을 겁니다.”

- 조금 전 다보스에서 연설 하셨는데, 대통령님과 한국 정부가 지난 연말에 재정지출을 조금 거둬들이는 조치를 취한게 아닌지?

“출구전략을 너무 빨리 서두르면 더블 딥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에서 목격했고 모두가 경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직 어느 나라도 성급하게 출구전략을 짜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한국도 금년 상반기까지는 재정지출을 하면서 민간투자를 유도하고 하반기에 가서는 민간투자에 더 주력하는 전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6월 캐나다회의에서 출구전략을 점검할 것입니다. 한국은 아직 완전한 출구전략을 쓰지 않고 있고 금리도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 대통령님께서 G20 의장을 맡으시면서, 아까 연설에서도 지난 18개월, 세계 경제가 완전히 리세션에 빠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하셨다. 지금 당장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보시는지?

“세계는 모두 매우 신중합니다. 더블 딥은 여러 차례 경고가 나왔고 모든 나라들이 철저한 대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 경제가 쉽게 더블딥에 빠지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금년 세계 경제가 적어도 +3.5%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세계 모든 나라가 출구전략에 신중을 기하면서 민간 기업 투자를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그래서 G20 서울에서는 비즈니스 서밋을 열어서 민간의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고, 민간 투자를 권장하기 위한 정부정책을 논의할 것입니다. G20 재무장관 회의와 경제장관 회의가 수시로 열릴 것이고 그러한 문제를 계속 논의하게 될 겁니다.”

- 대통령님께서는 현대 CEO 출신으로 실물경제에 대해서 훤히 알고 계신다. 지금은 한국 경제가 지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매우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 올해는 G20 의장국이고, 한국이 OECD 멤버이고 한데, 미래의 대한민국을 어떻게 내다보고 계신지?

“미래를 누구나 쉽게 예측할 수 없지만 한국의 미래를 저는 밝게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한국은 기업과 정부가 미래 산업에 대한 R&D투자를 본격적으로 하고 있고. 한국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며 정부가 녹색성장을 미래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에 현재 계획대로 된다면, 한국은 머지 않아 선진국 대열에 들어갈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도 기업하기 좋은 국가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아시아에서 한국의 역할과 위상은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대통령께서 여러 차례 말씀하셨지만 과거 old order 지나고 new order가 도래했다고 말씀하셨고, 이러한 점에서 아시아에서 한국의 위치를 어떻게 보시는지?

“국제사회 리더십은 미국이 당분간 가질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지금 아시아는 신흥국가들이 아주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인도나 중국, 일본, 아세안국가들과 매우 긴밀한 협력을 하고 있고, 그들과 모두 FTA를 열어놓고 있습니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독특한 위치, 선진국과 신흥국 · 개도국사이의 협력자로서 역할을 충분히 해 나갈 수 있으리라 보고 있습니다.”

- 한국의 세계에서 누리는 이미지, 브랜드에 대해 여쭙고자 합니다, 한국이 글로벌 identity를 가질 수 있을지?

“이 점은 이해해야 합니다. 한국은 전쟁을 치른 나라고 아주 가난한 나라에서 출발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나라로 50년에 출발했지만 지금은 OECD  DAC회원국으로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됐습니다. 원조를 받다가 불과 반세기만에 원조를 주는 나라로 바뀐 세계 유일한 나라입니다. 이제 한국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세계에 알릴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분단된 나라로서 비극도 있지만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가 되었다는, 세계 아무 데에도 없는 유일의 나라라는 사실에 주목할 겁니다.”

- 대한민국을 앞으로 향후 몇 년 동안 나타내 줄 수 있는 아이콘이나 이미지가 있다면?

“결국은 우리가 독특한 한국의 고유한 문화, 고유한 문자, 고유한 음식, 고유의 전통을 보여주는 문화 국가로서 나타내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고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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