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당들, 진보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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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당들, 진보를 묻다
  • 강창대 기자
  • 승인 2013.07.12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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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당명 개정 앞둔 진보정당 두곳, '진보' 버리나
진보정의당이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해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이를 위해 지난 8일에는 당대표로 출마한 천호선 최고위원과 부대표 후보자 5명이 인천을 방문했었다. 진보정의당 인천시당에는 김성진 현 위원장이 시당 위원장 후보로 단독 출마한 상태다. 한편, 진보정의당은 당원 총투표를 통해 사회민주당, 민들레당, 정의당 중 1개로 당명을 개정할 예정이다.

진보신당 역시 지난 6월 23일 당명, 강령, 당헌 제정을 위해 '재창당 대회'를 개최했었다. 이날 새 당명으로 '녹색사회노동당(약칭 노동당)'과 '무지개사회당'이 제출됐지만, 결정족수 156표에 단 2표가 모자라 부결된 바 있다. 

지난 제19대 총선과 제18대 대선 등 굵직한 선거를 치루며 진보정당들은 뼈 아픈 진보의 현실을 경험할 수밖에 없었다. 진보정당들은 소수와 약자의 입장을 대변하며 혹독한 현실 속에서도 우월한 도덕의식을 자랑했었다. 하지만, 새로 당명을 제정하는 두 진보정당은 당명에 '진보'라는 단어 사용을 꺼리는 모습을 보인다. 그 만큼 우리사회에서 진보라는 단어가 지닌 표상이 더 이상 진보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진보라는 단어를 버린다고 해서 진보라는 가치까지 버리는 것은 아닐 것이다. 새로운 당명을 사용하더라도 진보정당은 여전히 진보라는 정치적 정체성을 고수할 것이고, 이들을 진보정당으로 분류하는 사회적 관성이 쉽사리 사라지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니 당명개정만으로는 결코 쇄신을 이룰 수 없다. 진보 정치의 성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사회의 기저에 흐르는 진보에 대한 무의식적 심상이다. 무의식적 심상이란 사물에 대한 가장 원초적인 의미이기도 하다. 그것은 지속적인 경험을 통해 서서히 형성된다. 즉, 진보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시도해 나갈 때, 우리 사회가 가진 진보에 대한 심상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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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난 6월 7일에 있었던 '진보신당 당대회 안건 인천 토론회'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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