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래의 ‘농담’-세 번째
▲ 우는 여자(2014. 5. 24./남구 법원고가 밑)
여러 번 사랑을 했다.
현재진행형을 원했지만 바라는 대로 되지 않을 때가 더 많았다. 들풀 같은 세월을 보내면서 몸의 감각도 무뎌졌다. 이따금 옛 사진을 꺼냈지만 기억은 쉽게 되살아나지 않았다.
주는 것만큼 사랑을 받아 기쁜 적도 많았으나...
영영 오지 않을 미래...
빈 액자를 거울 모양으로 바라본다. 나 아닌 나. 나이고 싶은 나. 과거는 급행열차처럼 사라지고 오늘의 여객선은 종종 항해를 멈춘다. 망망대해에서 뒤뚱거리다 부재(不在)의 입김에 보자기 같이 가볍게 뒤집힌다.
이 계절을 잘 모르겠다. 당신이 추운지 어떤지.
이 마음을 잘 모르겠다. 당신이 외로운지 아닌지.
부디 안녕하기를.
사진 김기래(사진공간배다리 수석운영위원)/ 글 이재은
* 매주 토요일 <사진in인천> 연재합니다.
저작권자 © 인천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