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in인천] 좋은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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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in인천] 좋은 남자
  • 이재은 기자
  • 승인 2014.11.06 2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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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설의 ‘왜 불러’-세 번째

▲ 2013. 12. 7. 연안부두


여자: 우린 생기 있는 계절에 만났지.
남자: 새싹비빔밥이 맛있는 계절에.
여자: 창가에 앉아있으면 코밑으로 맑은 숨이 지나가곤 했어.
남자: 너를 몰랐을 때는 알지 못했던 살아있음을 느꼈으니까.
여자: 간지럽게.
남자: 잘 모르겠어.
여자: 확인받고 싶어.
남자: 만난 지 얼마나 됐다고.
여자: 한 번 보자.
남자: 꼭 이래야겠어?
여자: 누가 날 불러서 여기까지 왔는지.
남자: 다가오지 마.
여자: 그럴 순 없어.
남자: 날 내버려둬.
여자: 다시 생각해.
남자: 난 꿈이 없어.
여자: 내 손을 잡아봐.
남자: 날 잡은 건 너의 실수야. 나보다 더 좋은 남잔 얼마든지 있는데.
노인: 우리는 땅 위에 발을 딛고 살지. 땅의 자식이지만 때때로 하늘로, 혹은 더 멀리로 가고 싶어해. 누군가는 예술로 날고, 누군가는 종교로 떠나고. 하지만 이보게, 자네들도 알 거야. 대개의 경우는 사랑으로 날아오른다는 걸. 사랑에 빠지고 싶어한다는 걸.
여자: 그 누구도 날 진정 사랑해준 사람 없었어.
남자: 왜 불러 왜 불러 왜 불러 왜 아픈 날 불러.
여자: 순간이 아닌 영원할 수 있는 그런 사랑을 원해.
남자: 왜 불러 왜 불러 왜 불러 왜 아픈 날 불러.
여자: 두 팔을 벌려 나를 꼬옥 안아줘.
남자: 후회할지도 몰라.
여자: 응.
 

사진 이상설(인천사진작가협회 회원), 글 이재은
 

* 디바의 '왜 불러' 가사 일부를 사용했습니다.
* 매주 금요일 <사진in인천>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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