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공연을 마친 광대의 또 다른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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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공연을 마친 광대의 또 다른 삶...
  • 문미정 시민기자
  • 승인 2016.10.1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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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나가기] (3) 클라운마임 배우 최규호의 고깃집 '농담'(관교동)

TV 화면 속 연예인들은 방송과 광고 외에 개인 사업들을 하는 경우가 많다. 과연 연극배우 같은 오프라인 배우는 어떨까?

클라운마임이란 장르를 개척한 마임배우 최규호씨. 10월1일 부터 12일까지 작은극장 돌체에서 열린 제21회 인천국제클라운임축제를 마친 마임배우 최규호씨가 운영하는 고깃집 ‘농담’(관교동 먹자골목길)을 찾아 그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라이브 포차 '농담'의 전경 >


기자 : 제가 집이 요 근처여서 오고 가며 뒷골목에서 공방 하시면서 고기 굽는 모습을 뵈었는데 올해부터는 대로변으로 나오셨더라구요. 마임 공연을 통해서 알고 지냈던 얼굴이라 무척 반가웠는데, 마임배우를 하시면서 어떻게 또 다른 사업을 하시게 되셨는지?


 쉐프
< 고기굽는 사람 최규호씨 >


규호 : 6년 전에 시골집에 놀러 오는 지인들 때문에 고기를 굽게 되었어요. 뭐든지 만들고 연구하고 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고기 맛을 좀 더 훌륭하게 할 수 없을까 연구를 좀 하였죠. 그렇게 해서 발명된 게 세계에서 가장 빨리 구워 나오는 훈제그릴입니다. 발명특허도 내었답니다. 재밌죠? 주변에 지인들이 고깃집을 내면 줄서겠다고 하여 관교동 수협사거리 작은 뒷골목에 작은 고깃집을 오픈 했습니다. 뭐, 지인들이 만들어준, 늘어선 줄은 없었지만 그래도 찾아오는 손님들이 모두가 맛있다고해서 뿌듯했죠. 뒷골목에서 2년의 노하우를 가지고 큰길로 나왔습니다. 여느 연애인들 사업처럼 이자와 집세 주는데 시간을 다 보내고 있어요. 허허~


발명품 '세계에서 제일 빨리구워지는 훈제 그릴'
< 발명품 : 세계에서 제일 빨리 구워지는 훈제 그릴 >


기자 : 고기 맛도 맛이지만 고깃집 ‘농담’에는 특별한 이벤트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규호 : 아직은 자리 잡기 전이라 그런지 손님이 아주 많은 편은 아니에요. 이대로 무너질 수 없어 여러 형태로 장사를 연명하고 있습니다. 초기 오픈 할 때와 달리 라이브포차가 되었죠. 작은 규모이지만, 악기 연주도 하고 다운타운 가수들이 와서 노래도 하고 해서 귀도 즐겁고 입도 즐거운 고깃집에 되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라이브 포차를 별로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네요. 좋다는 반응은 10% 정도? 그래서 이제는 어떻게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저는 농담에서 가끔 악기연주도 합니다. 콘트라베이스를 연주하며 노래를 하곤 하지요.
 
기자 : 고깃집 말고 또 다른 까페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곳 소개도 해주세요.


 
< 까페떼아트르 규호 내부 전경 >

규호 : 마임공연을 위해 해외로 많이 다니면서 착안한 아이디어로 2000년도에 카페 떼아뜨르규호를 오픈 했어요. 말 그대로 공연도 보고 음식도 먹으면서 즐길 수 있는 카페 떼아뜨르...
그러나 유럽의 문화와 우리의 문화는 다르더라구요. 우리나라는 “부어라, 마셔라.” 서로 술을 권하는 문화라 공연도중에 서로 떠들고 술잔을 부딪히고 해서 공연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음악만 하기로 하고 라이브클럽으로 바꿔서 운영하고 있죠. 그러기를 벌써 16년이 지나가네요. 관교동 수협사거리 근처에 있습니다.
 
기자 : 마임 배우이시잖아요. 작은 극장 돌체에서의 활동도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규호 : 1977년 말에 마임을 시작해서 내년이면 벌서 40년 맞이하네요. 1979년에 중구에서 제손으로 돌체극장을 만들었죠. 중구에서 오래도록 지내다가 남구에 있는 인천도호부청사 옆 새 극장으로 옮겨온 지 벌써 10년이네요.
클라운 마임 축제가 해마다 인천에서 열리고 있는데 ‘클라운마임’이라는 장르는 돌체에서 만든 장르랍니다. 그래서 ‘클라운 마임’이라는 단어를 쓰려면 돌체에 허락을 받고 사용해야 하죠.
인천 국제클라운마임 축제를 어느덧 21년을 즐기고 있습니다.
민간극단이 21년 동안 축제를 지탱할 수 있는 이유는 수익사업이 아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이야기가 좀 무거워 지는데, 돌체는 인천의 문화 운동이라고 자부합니다. 저도 이젠 할아버지 나이지만 매해 마임축제에 공연을 올리죠. 돈 생각하면 하지 못할 일입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와서 공연을 보신 분들은 다 즐거워 하시고, 또 다시 찾아 주시고 하신답니다.



< 마임 거장 규호의 연기 모습 >


무대에서 연기하는 연기자가 식당에서 고기 굽고 있는 모습은 관객으로 하여금 묘한 재미와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그 궁금한 이야기를 ‘마실’에 담고 싶어서 식당을 찾았는데 이야기를 듣고 보니 마임계에 장인이 숨어 있었던 것이었다. 얼마 전 80대 프랑스 할아버지가 돌체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을 보면서 멋지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배우 최규호씨도 80세, 90세까지 세계를 누비는 마임 공연자가 되기를 바라며 더불어 고깃집도 까페도 번창하시길 바래본다. 마임배우 최규호 씨는 지금도 중구청 앞에서 거리공연도 하며 포장마차와 까페 사업 외에도 연기자로서의 생활을 즐기며 살고 있다. 추운 겨울이 오기 전까지 인천 곳곳에서 마임배우 규호의 얼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 라이브포차 ‘농담’ : 인천 종합문화예술회관 삼거리에서 수협 먹자길로 100m 왼쪽 / 032.278.1115.
- 까페 떼아뜨르규호 : 수협사거리 수협 맞은편 11시 방향 지하 / 032.422.0049
- 작은극장 돌체 : 인천 도호부청사 옆 / 032.772.7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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