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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칼럼


백령도의 눈물

[환경칼럼] 박병상 / 인천 도시생태ㆍ환경연구소 소장

17-01-05 08:00ㅣ 박병상 (brilsymbi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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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의 백사장을 독점적으로 굽어보는 마린시티는 지난해 10월 태풍 ‘차바’로 말 그대로 마린시티가 되었다. 바닷물이 해안의 방파제와 도로를 넘어 단지로 흘러들자 일부 주민은 바가지로 물고기를 잡아올리기도 했다. 바가지로 바닷물고기를 잡으려 고급 아파트인 마린시티로 왔나 자괴감이 들어 괴로울지 모를 일인데, 초고층 빌딩으로 둘러싸여 겉보기 근사한 해운대는 넓었던 백사장을 해마다 잃는다.

일반적으로 해류를 타고 해안으로 모여드는 모래는 한시도 머물지 않는다. 바람을 타고 해안에 쌓인 모래는 지형과 어우러지며 완만한 모래밭이나 언덕을 형성하며 움직인다. 모래바람을 막으려 주민들은 방풍림을 넓게 조성하지만 모래가 마을로 들어오는 걸 완벽하게 막지 못한다. 바람과 해류를 타고 흐르는 모래가 해안에 머물며 아름다운 경관을 선사해도 주민들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다양한 해산물을 전해주기에 주민들은 해안을 떠날 수 없다. 해운대가 그랬고 백령도가 그랬다.

아름다운 경관을 즐기려 모여드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고급 개발지가 된 해운대의 해안은 방풍림 대신 초고층 빌딩이 바람을 가로막게 되었다. 그러자 해안의 모래는 바람을 타며 해안에 쌓이지 못하고 튕겨져 나가 사라져간다. 해운대에 몰려드는 인파를 수용하고자하는 개발이 해류를 왜곡하면서 해안으로 모여드는 모래가 줄어들고 높은 건물이 바닷바람을 방해하면서 해운대는 해마다 모래를 보충해야 한다. 그 막대한 모래는 인천 앞바다에서 싣고 온다.

백령도의 모래는 곱디곱다. 한강이나 예성강에서 멀리 떨어진 관계로 입자가 고운 모래가 밀려왔고 오랜 세월 바닷바람을 맞으며 쌓이며 다져지자 매우 단단해졌다. 길이 3킬로미터와 폭 100미터가 넘는 백령도 옹기포의 사곶해안은 이탈리아 나폴리와 더불어 비행기의 이착륙이 가능할 정도의 해안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해운대처럼 고층 건물이 해변을 가로막지 않아도 단단했던 모래를 잃는다. 해류를 교란하는 축대, 간척을 위한 제방 때문이다.

주민보다 더 많은 수의 군인의 수요까지 충분히 자급하는 농토를 보유하는 백령도이므로 농경지를 위한 간척은 애초 불필요했지만 밀어붙였다. 그로 인해 150만 평의 진촌리 갯벌이 사라지면서 천혜의 해산물을 잃었는데, 현재 간척지는 황무지가 되었다. 담수호를 기대했던 백령호는 소금호수가 되었고 모여드는 오폐수가 정화되지 않자 악취를 뿌리고 있다. 제방이 문제다. 모래의 흐름을 왜곡하면서 천연기념물 391호 사곶해변까지 망가진다. 비행기 이착륙은 언감생심. 버스나 트럭도 달리기 위험할 정도로 푸석푸석해지고 말았다.

3킬로미터가 넘는 사곶해안은 초고층빌딩이 아닌 철근콘크리트 구조물로 낮게 둘러싸여 있다. 그 구조물에는 군부대가 주둔하며 해안을 감시한다. 적군의 상륙을 저지하기 위한 장치로 보이는 구조물은 모래바람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만큼 사곶해변을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다. 방어를 위한 필수 시설이라지만 굳이 해안을 철두철미하게 가로막을 필요가 있을까? 국방도 첨단화되는 시절에 맞게 개선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천연기념물의 안정을 위해 새로운 대안을 찾으면 어떨까?

해안의 구조물과 더불어 간척지의 제방이 천연기념물 보전에 심각한 문제를 제공하는 게 틀림없다면, 대책을 세워야 한다. 대책은 비교적 쉽다. 철거다. 제방이 축조된 이후 푸석푸석해지는 사곶해변을 보존하려면, 가능을 상실한 간척지를 원래의 갯벌로 환원하는 정책을 모색해야 한다. 진촌리의 150만 평 갯벌은 백령도를 자급하게 할 정도의 풍요로운 농경지 이상의 생태적 가치를 가진 곳이다. 갯벌의 복원력이 뛰어난 만큼 간척지의 제방을 헐어낸다면 진촌리 갯벌도 살아나고 천연기념물 사곶해변도 원래의 모습으로 보전되지 않을까?

사단법인 섬연구소(소장 강제윤)는 천연기념물 사곶해변 살리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백령도의 눈물≫ 이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댐 제거운동을 후원하는 기업, ‘파타고니아’의 후원으로 제작한 영상은 인천의 오랜 역사이자 자부심인 백령도의 회복을 위한 시민사회의 각성과 행동을 제안한다. 콩돌해안, 두무진해안과 더불어 백령도와 인천의 자랑인 천연기념물 사곶해안을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 다시 살려내 보전할 방안을 늦기 전에 모색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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