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오늘 완전 추워요."
상태바
"할머니, 오늘 완전 추워요."
  • 김인자
  • 승인 2017.01.10 09: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11) 추운 겨울, 할머니 걱정
 
심계옥할무니 사랑터 가는 아침.
요며칠 겨울날씨 답지 않게 봄날이더니 오늘은 내가 동장군이다 하듯 찬기가 꽤나 맵다.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현관으로 나서는데 찬바람이 쌩하고 달겨든다.춥다.것도 아주 많이.
 
"엄니, 목도리는 이렇게 두르는게 아니여."
"아~ 그냥 놔둬어. 풀르기만 성가시럽게."
목에 건성 건성 한 바퀴 휙 감으신 심계옥엄니의 목도리를 풀러 칭칭칭 몇 바퀴를 돌려 찬바람 들세라 꽁꽁꽁 초매니 심계옥엄니 답답하다시며 짜증을 내신다.
"가만히 좀 있어라. 엄니야, 춥다. 감기땜에 고생한 거 싹 잊어 묵었나 겨울엔 멋부릴라고 목도리를 두르는게 아니다 엄니. 이렇게 설렁설렁 목도리를 두르면 감기란 놈한테 덜미를 잡혀 또 고생한다!"
"아, 푸르기 힘든데 꽉 동여매지마라."
"술술 잘풀리게 맸다.엄니 마스크도 해야된다 이제."
"마스크는 무슨! 가뜩이나 숨도 못쉬겠구만 숨차서."
 
풀르기 구찮게 목도리를 칭칭 둘렀다, 마스크하기 싫은데 뭘 하래냐며 툴툴거리시는 심계옥엄니를 살살 달래 사랑터차에 태워드리고 춥다,춥다, 왜캐 추운 것이냐 그러믄서 집으로 들어오는데 할머니 한 분이 겉옷도 안 입으시고 맨티셔츠 하나만 입고 물쓰레기(음식물쓰레기)를 버리러 나오셨다. 이사오셨나? 아님 자식집에 잠시 다니러오셨나? 못보던 할무니시다.
 
"할무니이~ 추워요. 겉옷도 안입으시고 큰일나세요. 얼른 들어가세요."
걱정이 되어 다다다 쉼없이 하는 내말에 할머니는 따뜻한 눈으로 눈인사를 하시고 목례를 하신다. 참 곱고 아름다우신 할머니.
"금방 나왔다가 들어갈라고 했는데
이렇게 추운지 몰랐네."
"네,할무니 갑자기 추워졌어요. 얼릉 들어가세요.감기 걸리시면 큰일나세요 할머니."
"알았어요~고! 마워요"
"그래도 뛰지는 마시고 조심조심 들어가셔야해요 할머니."
"아이고 젊은 사람이 친절도 하셔라."
 
서둘러 들어가시는 할머니를 바라다 보고있는데
"추운데 거서 뭐하셔요?" 돌아보니
청소하시는 할머니시다.
할머니도 역시나 옷을 얇게 입으셨다.
"할머니, 오늘 추운데 옷좀 따뜻하게 입으시지요."
"입었다가 벗었어여. 비질하는데 갑갑시러버서."
"그르셨구나, 할머니 땀흘리지않게 조심하시고요,감 기조심하시고요."
 
추운 겨울이 되면 할머니들 걱정이 많이 된다.
청소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계단을 타고 오르는데 병원가시는 붕붕카할머니와 착한 며느님을 만났다.
"할머니, 오늘 완전 추워요."
"그래, 오늘 완전 춥다고 했다."
"옷 꼭꼭 여미시고 모자도 꼭 쓰시고 마스크도 하시고 해야하는데 할머니 이 셋 다 안하셨네."
"구찮아서."
"모자 절대로 안 쓰세요. 쓰시라고 해도요."붕붕카할머니 며느리가 속상한 표정을 지으시며 말씀하신! 다.
"할머니, 왜 모자를 절대로 안쓰세요?"
"귀찮아서."
"그럼 마스크는요?"
"답답해서."
"할머니, 이렇게 찬바람이 쌩쌩 부는 한겨울에는 모자 꼭 쓰셔야해요. 우리 엄니도 모자 안쓰시고 찬바람 쌩쌩 불때 나가셨다가 쿵하고 쓰러지셨던거예요. 그러니까 할머니도 귀찮으셔도
모자는 꼭 쓰셔야해요.알았지여."
"알았다, 알았어."
"그래 그래 건성으로 대답만 하지마시고 꼭이예요,할무니."
"절대 안 쓰려고 하 세요."붕붕카할머니 며느님 말씀.
"이그 할무니 말 좀 들어요. 말 좀.
할무니도 새끼들이 말 안들으면 좋아요? 자식들 말 좀 들어요 지발 ~~"
"알았대도?몸띵이가 아프니까 무거운 옷도 싫고, 골치가 아프니까 머리 답답한 것도 싫고. 다 구찮아."
아 ?그러실 수도 있겠구나.
 
찬바람 쌩쌩 부는 한겨울, 울 할머니들 머리시린 차가운 겨울.
우리 할머니들 건강하게 무탈하게 이 겨울 잘 지내시게 해주세요, 비나이다 비나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