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이미 갖고 있는 것을 향유할 때 찾아오는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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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이미 갖고 있는 것을 향유할 때 찾아오는 선물
  • 최원영
  • 승인 2017.01.23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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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99의 노예



풍경 #35. 99의 노예
 
<마음의 암호에는 단서가 있다>라는 책에 흥미로운 예화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새벽에 잠이 깬 왕이 산책을 하러 나섭니다. 주방 근처에 이르자 요리사가 행복한 얼굴을 한 채로 흥얼거리는 휘파람 소리가 들립니다. ‘무엇이 저토록 저 사람을 저렇게도 행복하게 할까?’ 자신은 국사를 돌보느라 하루도 마음이 편할 날이 없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주방장을 불러 그 연유를 물어보았습니다.
“저는 요리사이지만 제 아내와 아이들을 먹여 살릴 수가 있어서 하루하루가 기쁩니다. 제게는 필요한 것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저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방 한 칸과 배를 불릴 수 있는 음식만 있으면 행복하니까요.”

요리사의 대답에도 불구하고 왕은 도무지 그를 이해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재상을 불러 물어보았습니다.
“폐하, 저는 그 요리사가 행복한 이유는 아직까지 99의 노예가 되지 않아서라고 생각합니다.”
“99의 노예? 그게 뭔가?”
“폐하,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으시면, 가죽 주머니에 금화 99개를 넣어 요리사 집 현관 앞에 갖다 놓으십시오. 그러면 아시게 될 겁니다.”
왕은 그렇게 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요리사는 가죽주머니를 발견하고 열어보니 금화였습니다. 세어 보니 99개였지요. 다시 세어보아도 99개뿐이었습니다. ‘왜 100개 아니라 99개지?’라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혹시 떨어진 게 아닐까 해서 주변을 샅샅이 찾았지만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금화 하나만 더 있으면 100개가 되겠다. 내일부터 열심히 일해서 금화 한 닢을 더 벌어야겠다.’
다음 날 아침에 요리사는 늦잠을 잤습니다. 일어나더니 아내와 아이들에게 큰 소리를 지릅니다. 자신을 깨우지 않았다고 말이죠. 출근해서는 미친 듯이 일했습니다. 이젠 콧노래나 휘파람을 불 여유가 없습니다. 열심히 일해서 금화 한 닢을 모아야하니까요. 어제처럼 즐겁고 행복한 모습은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요리사의 이런 변화를 목격한 왕은 재상을 불러 이 사실을 얘기하니까, 재상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폐하, 그 요리사는 이제 99의 노예가 되었습니다. 99개의 노예란 가진 것이 아무리 많아도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이 느끼기에 부족한 1을 채워 100을 만들기 위해 일에만 매달리는 사람을 뜻합니다.”

이 동화 같은 이야기에서 인간의 탐욕은 어디가 끝일까를 생각해봅니다. 부족한 1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이미 가지고 있는 99개에 대한 감사함을 잃어버리게 되지 않을까요. 이미 나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가족들과 친구들의 소중함과 가족들을 먹여 살리고 있는 직업에 대한 감사함을 잊어버리고, 오로지 더 많이 가지기 위해, 더 높이 오르기 위해 브레이크 없는 삶을 살게 되겠지요.
행복은 100을 가져서가 아니라 이미 갖고 있는 것을 기쁘게 향유할 때 찾아오는 선물입니다. 그러니 99의 ‘노예로서의 나’가 아니라 99의 ‘주인으로서의 나’로 자리매김할 때 행복은 내 것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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