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태극기집회로 갈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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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태극기집회로 갈릴 일이 아니다.
  • 송정로
  • 승인 2017.02.12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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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칼럼] 송정로 / 인천in 대표

최순실·박근혜 사태의 본질은 국정농단과 사익추구, 직권 남용과 뇌물죄 등이다. 이것이 보수 권력의 편에 서있던, ‘촛불민심’의 개혁 대상이었던 대한민국 검찰과 특검의 명백한 결론이었다. 또한 국회의 절대 다수(78%)가 찬성한 탄핵 사유였다. 최근 여론조사(2.7~2.9 한국갤럽)를 통해 드러난 국민의 의견도 79%(반대 15%)가 탄핵을 인용해야한다는 압도적인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최순실·박근혜 사태로 인한 현 시국은 특별했던 범죄행위에 대한 정당하고 합법적인, 그리고 국민의 뜻에 따른 수사 과정이자, 탄핵의 과정이다. 또한 현 시국은 최순실이라는 인물과 대통령이 함께 어처구니 없는 범죄를 저지를 수 있었던 정치적, 사회적 적폐의 청산 과정을 구체화 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보수·진보, 좌우의 문제로 접근할 사인이 아니다. 국민들이 촛불집회, 태극기 집회로 갈릴 일은 더더욱 아니다. 갤럽 여론조사에서 보수적이라고 여겨지는 50대(70%:24%)와 60대(60%:31%) 이상에서도 여전히 탄핵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사실은 이를 증명한다. 지금까지 진보 성향의 언론들뿐만 아니라 보수언론, 종편TV도 박근혜를 심판하고 끌어내리기에 올인하다시피 하지 않았는가.

 

그럼에도 탄핵을 반대하는 세력들로 정국이 소란스럽다. 반성을 모르는, 이 와중에 정치적 이득을 챙기려는 세력의 선동으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 탄핵 찬성에서 말을 바꾼 정치인도 있다.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내 뻔한 사실을 부정하고 억지 주장으로 보수의 재결집을 주장하는 정치인도 있다. 모든 언론이 한 목소리로 지적하고 검찰과 특검이 수사한 결과까지 조작과 음모로 몰아붙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은 보수가 아니다. 재벌에게 돈을 뜯어낸 것도, 헌법을 유린한 비선실세의 국정농단도, 문화예술인을 억압한 블랙리스트도 아무 문제 없다며 대통령을 찬양하는 것이 보수일 수 없다. 보수는 기존의 사회질서를 지키려고 하는 것이지 심각한 범죄 혐의에 휩싸인 대통령 개인을 지키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검찰조사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박 대통령은 공무상 비밀 내용을 담고 있는 각종 정책 및 인사 문건을 정호성 비서관을 통해 최순실에게 전달해 누설하고, 최순실 등 비선 실세들이 국가 정책 및 고위 공직 인사에 관여하도록 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간부들 및 문화체육관광부의 장·차관 등을 최순실 등이 추천하거나 최순실 등을 비호하는 사람으로 임명했다. 직업 공무원 제도와 대통령의 공무원 임면권 등을 위배한 것이다. 얼마전에는 최순실이 외교 문외한인 삼성전기 전무 출신을 사전 면접 후 미얀마 대사 추천 임명토록 했으며, 미얀마에 해외 공적개발 원조방식으로 ‘케이타운’ 지어 이권에 개입하려 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대통령의 권력을 남용해서 사기업들로 하여금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을 갹출하도록 강요해서 최순실 등이 국정을 농단하도록 한 혐의가 짙다. 이 같은 사실들은 이미 상식적으로 부인하기 어렵다.
 

청와대 지휘 아래 보수우익단체들이 전경련과 삼성 등의 자금을 지원받으며 관제시위에 나선 사실, 또 특검의 압수수색을 막아서 삼권분립의 원칙을 훼손하고, 공무집행을 방해한 사실 만으로도 대통령의 자격이 없다고 말 할 수 있다.

 

헌법을 수호하고 법률을 지키는 것은 보수나 진보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 전체의 일이다. 헌법재판소에 보수 성향을 띄는 헌법재판관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이번 대통령 탄핵 사건을 보수와 진보의 문제로 나누어 볼 수 없는 이유이다.

 

그러나 박대통령을 포함해, 보수로 불리는 일부 세력의 행태는 참으로 안타깝다. 두터운 상식과 이성의 벽을 깨뜨리려니 이들의 행태도 종종 엽기적인 모습을 드러낸다. 이미 검찰과 특검 수사를 통해 의심할 바 없이 드러난 기본적인 사실 조차 부인하는, 상식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 극우보수성향 ‘정규재 티브이’ 에서의 인터뷰 내용이 그랬다. 헌재나 특검에 나가서 말하면 될 일을 뒤에 숨어서 장난질하듯 하는 행태가 그렇다. 압권은 ‘친박 집회가 촛불 인파의 2배라고 들어’ 라는 자막이었다. 
고영태와 최순실이 내연관계로 ‘동거했다는데 맞냐’고 물은 대통령 대리인의 ‘막장변론’도 그렇다. 최순실은 “자유민주주의 특검이 아니다”며 고함을 지르며 특검에 출석해 청소노동자로 부터 "염병'이란 소리를 들어야했다.

박한철 전 헌재 소장이 박근혜 정부 들어 임명됐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노근 전 새누리당 의원은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 사람은 말 그대로 자기 어미를 잡아먹고 태어난 살모사 같은 사람"이라고 국회 토론회(2.9)에서 말한 것도 엽기적이다. 구미시장은 박 대통령이 좌파세력에 유폐돼 피눈물을 흘린단다.

 

“어떤 한 사람은 왼편과 오른편의 싸움을 부각시키려고 했다. 이들은 편 가르기로 반전을 꾀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현 시국에 대한 어느 앵커의 한마디 였다. 그 앵커는 "진보보수, 좌우, 정치 성향의 문제가 아니다. 그냥 선악의 문제다" 라고 말한 한 가수의 말을 인용했다. “이건 좌우의 문제가 아니고, 촛불과 태극기의 문제도 아니다. 건강한 시민들의 상식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상식의 문제”라고 덧붙이며. 두 사람 다 옳다. 그냥 상식적인 사람들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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