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안에 노란 옷들이 한가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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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안에 노란 옷들이 한가득입니다
  • 김인자
  • 승인 2017.04.25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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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사랑터 봄소풍
 
심계옥엄니 모시고 쇼핑하러 나왔습니다.
이번주 금요일 사랑터에서 심계옥엄니가 봄소풍을 가시거든요. 울 사랑터 할머니 할아버지들 서커스도 보고 칼국수도 드신답니다.
심계옥엄니 모처럼 봄소풍 가시는 길이니 예쁜 봄나들이 옷 한 벌 사드리러 나왔습니다.
그런데 심계옥엄니 옷을 사려면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울 심계옥 엄니는 에스커레이터를 타실 수 없습니다. 그래서 꼭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에서만 옷을 살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1층에 있는 옷가게에서 사야합니다.
쇼핑시간도 길면 안됩니다. 심계옥엄니 지팡이 짚고 오래 걸을 수 없어서 옷은 30분 이내로 후다닥 사야합니다. 그래서 제가 미리 쇼핑을 해서 살 옷을 먼저 찜해 놓아야합니다. 그러나 내가 아무리 예쁜 옷을 찜해 놓아도 심계옥엄니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카키 블라우스 한 벌, 밤색 블라우스 한 벌, 나시티 세트 한 벌, 베이지 바지 그리고 심계옥 엄니가 사고 싶어하시는 오렌지티샤스 한 벌. 지난번 소풍때 사드린 옷입니다. 그때도 심계옥엄니를 모시고 나와 엄니가 직접 옷을 골랐습니다. 당신이 직접 고르셨으니 심계옥 엄니도 산 옷을 모두 맘에 들어하셨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작년과는 또 다릅니다. 심계옥엄니가 발목도 아프고 무릎도 아파서 쇼핑시간이 아주 짧았습니다. 1층에 있는 스포츠웨어 매장에서 빨간색 점퍼를 샀습니다. 심계옥엄니가 좋아하는 진분홍색입니다. 다행히 심계옥엄니가 아주 좋아하시네요. 심계옥엄니가 좋아하시는 걸 보니 제 기분도 덩달아 좋아집니다.
빨강색, 분홍색, 주황색 이 세가지 색은 우리 할머니들이 특히나 좋아하는 색깔 삼총사입니다.
 
"안녕하세요~"
심계옥엄니를 태우려고 사랑터차가 왔습니다.
오늘도 환한 웃음으로 맞아주시는 사랑터선생님.
"오늘 할머니들 서커스구경 가신다면서요?"
" 네 ~"
"안녕하세요~~~" 활기찬 인사소리 차 안에 요양사 선생님들이 모두 타셨네요.
"어 우리 선생님들 차에 다 타셨네요? 바로 가시게요?"
"아 네, 잠깐 공원에 들렸다 가려구요. 바람이 좀 불어서 금방 갔다 와야 할거 같아요..."
차안에 노란 옷들이 한가득입니다. "우와 소방관 아저씨들 옷이네요~~"
"이거 귀한 옷이예요. 우리 어르신들 잃어버리지 않게 해주는 특별한 옷이죠~"
"아, 그렇군요.그런데 이 옷 보니까 왜케 짠하죠?"
"왜요? 어린 자식 소풍보내는 엄마 마음 같아서?"
"아 네... 이맘 저맘..."
 
환하게 웃는 요양사 선생님들 오늘 고생하실까봐 마음 짠해서지요. 울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난생 처음 서커스 구경가시니 좋으실테지만 왠종일 야외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 마음 졸이며 신경 쓰실 선생님들이 걱정이지요. 저번 가을 소풍 때 할아버지 한 분이 차에서 내려 금방 어디로 가버리셔서 모든 선생님들 엄청 놀라셨다지요?
오늘은 부디 아무 사고 없이 울 할머니 할아버지들 재밌게 놀다 오세요~
우리 사랑터 꽃처녀 할머니랑 꽃총각 할아버지들~ 선생님들 손 놓치지 말고 꼭 잡고 다니시고 넘어지지 않게 조심조심 걸어다니셔요. 감기도 조심하시고요. 꼭.꼭.꼭 약속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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