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아픔에 / 함께 울어 줄 수 있는 마음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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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아픔에 / 함께 울어 줄 수 있는 마음을 갖는다"
  • 이수석
  • 승인 2017.06.21 0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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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강서중학교의 아름다운 '십계명' - 이수석 / 인천 강서중 교사

지난 6월12일 오전 9시10분, (강화) 강서중학교 전체 학생조회. 김태용 교장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자신이 직접 쓴 자료를 한 장씩 나누어 준다. 그리고 훈화를 시작한다.

“저는 우리 강서중학교 학생들이 이렇게 학교생활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먼저 읽을 테니 후반부는 여러분이 읽어 주십시오. 부탁합니다. ^^

강서중학교 학생의 학교생활 십계명

하나, 친구의 아픔에 / 함께 울어 줄 수 있는 마음을 갖는다.
둘, 친구의 실패를 / 나의 기회로 여기지 않는다.
셋, 선생님이 지켜보지 않을 때 / 나는 더욱 훌륭하다.
넷,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이 / 나에게는 갈 수 없는 길이 아니다.
다섯, 특목고는 못 가도 / 내 자신이 원하는 고등학교는 / 분명히 알고 간다.
여섯, 시험 점수와 등수에 / 슬퍼하지 않는다. 다만 / 평소 정규수업 시 / 의미와 관계를 중시하는 수업을 / 이해하지 못할 때는 통곡한다.
일곱, 나보다 / 우리와 공동체를 위해 / 공부한다.
여덟, 내게는 / “계란으로 바위를 깰 수 있다.”는 신념이 있다.
아홉, 우리학교 좋은 점을 / 타 학교 친구들이나 / 초등학교 후배들에게 / 3가지 이상 자랑할 수 있다.
열, 나는 우리 강서중학교의 아름다운 십계명으로 중학교 시절을 살아낸다.”

교장선생님이 앞부분을 크게 읽고, 뒷부분을 학생들은 크게 읽었다. 그리고 의미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신나한다. 빨리 끝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32명의 전교생 중에 몇몇은 감동 어린 표정이고 따라 읽는 목소리엔 울림이 있다. 이어서 김태용 교장은 다시 말한다.

“더불어 저는 우리 강서중학교 학생들이 성장해 미래 우리 사회에 아래와 같이 정의롭고 깨어있는 직업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풀무학교 직업십계명 참조>
하나, 내 자신의 천성과 장점 / 능력을 잘 파악하고 사는 사람이 되자.
둘, 배움의 즐거움을 알고 / 이웃과 더불어 평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자.
셋, 성공과 출세보다는 / 나부터 정의롭고 / 가치 있는 생활로 더불어 사는 / 평민이 되자.
넷, 지극히 개인적이고 / 눈에 보이는 잠시의 쾌락 보다는 / 비록 바보라는 소리를 듣더라도 / 늦더라도 / 제대로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이 되자.
다섯, 높은 수입이나 명성보다 / 평범하지만 / 이웃사랑을 몸소 실천하며 사는 사람이 되자.
여섯, 흔히 말하는 / 세상이 선호하는 직업보다 / 사회와 나를 필요로 하는 직업이 / 무엇인가를 찾는 사람이 되자.
일곱, 편한 곳보다 / 되도록 힘든 곳을 택하고 / 그만한 가치를 분명히 아는 사람이 되자.
여덟, 인생을 어떻게 살까? / 큰 틀에서 생각하고 /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하며 사는 사람이 되자.
아홉, 남이 닦아 놓은 길 보다 /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사람이 되자.
열, 직업에 귀천이 없듯이 / 장차 어떤 직업이건 / 내가 정말로 가치 있고 /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 알고 사는 사람이 되자.

여러분이 함께 읽은 이 말을 실천하는 강서인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아울러 저와 강서중의 모든 선생님들은 여러분이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연구하고 공부하고 실천하는 어른, 선생님이 될 것입니다.”

<강서중 학생들의 통일 기원 1일 사랑의 매점>
 

5분도 안 걸리는 교장선생님의 훈화에 학생들은 기뻐한다. 더욱 좋았던 것은 교장선생님의 훈화에 자신들도 더불어 함께 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학생들이 이제 수학여행을 간다. 학교가 작기 때문에 수학여행은 전교생이 모두 간다. 그것도 1~3학년 학생 모두가 간다. 그리고 오늘 쿨 메신저로 김태용 교장의 깜짝 멘트가 날아온다.

‘에어부산 8029편 기장님께. 안녕하세요, 기장님?
저는 강화도 북단 휴전선 접적지역에 위치한 강서중학교 교장 김태용입니다.

승객들의 안전하고 행복한 여행을 위해 늘 고생이 많으십니다.
오늘 이 비행기에 저희 강서중학교 학생 32명과 7명의 선생님이 탑승했습니다.
강서중학교는 63년 전통에 34명의 학생이 재학하는 아주 작은 학교입니다.
어려운 환경에 있는 학생들도 많고, 학교 형편도 넉넉지 않지만, 학생들에게 꿈을 키워주고자 11명의 선생님들이 사랑과 열정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혹시 비행 중에 surprising event로 저희 학교 학생들을 격려하는 메시지를 전달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다른 승객들에게 폐가 될 수도 있는 다소 무리한 일일 것 같지만 비행기에서 기장님께서 학생들을 응원해 주시면 우리 아이들이 많이 기뻐할 것 같습니다.

 
<기내 방송 내용>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강화도 북단의 강서중학교 학생들을 환영합니다.
하늘을 나는 새처럼, 여러분들의 꿈을 마음껏 펼치고, 당당하게 나아가길
응원합니다.
강서중학교 선생님들이 여러분을 많이 사랑하신답니다.

그러나 기내의 방송 원칙 등이 있으시면 무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냥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는 학교장의 마음입니다.

항상 안전 비행하시고, 에어부산 가족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강서중학교 교장 김태용 드림

그리고 이들이 바로 지금!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나고 있다.
이런 교장과 저런 학생들이 있는 인천 강서중학교의 생활이 부럽지 않은가요? 그리고 이런 교장과 저런 학생들을 생활하는 강서중학교의 선생님들 모습이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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