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는 꼭 제게 맞는 배역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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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는 꼭 제게 맞는 배역을 주세요.”
  • 최원영
  • 승인 2017.06.26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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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문제’와 ‘과제’


 


풍경 #48. ‘문제’와 ‘과제’

 

제가 아주 좋아하는 글이 있습니다.

“불행한 사람은 모든 ‘과제’ 속에서 ‘문제’를 찾아내지만, 행복한 사람은 모든 ‘문제’ 속에서 ‘과제’를 찾아낸다.”는 글입니다.

사실 ‘문제’를 찾아내는 것은 무척 수월할 겁니다. 보이기 때문이지요. 세상이 이렇게 시끄러운 것 역시도 ‘각자들이 찾아낸 문제들을 모두가 지적하기 때문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문제를 지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눈에 보이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과제를 찾아 묵묵히 즐겁게 그 일을 해나가는 사람들이 행복한 사람입니다.

어떤 문제에 봉착했다고 해도 그 문제를 어떻게 해석해내는가에 따라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으로 나눠진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까지 불리는 마쓰시타 전기의 창업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자신에게는 신이 주신 세 가지 축복이 있다는 겁니다. 그것은 ‘가난’이라는 축복과 ‘배우지 못함’이라는 축복, 그리고 ‘허약한 몸’이라는 축복이 그것입니다. 누군가에게는 불행의 씨앗이 될 세 가지가 마쓰시타에게는 축복이 되었다는 것이지요. 가난했기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신문을 돌리는 등 해보지 않은 일들이 없을 정도로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또 그 과정에서 부지런함을 배웠고, 초등학교를 중퇴해서 아는 게 별로 없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를 열 수가 있었으며 배우기를 멈추지 않을 수 있었고, 그리고 허약한 몸으로 타고났기 때문에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는 겁니다.

참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악의 상황을 오히려 최고의 상황으로 만들어낸 배경에는 이렇게 그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내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이 우리들 모두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마쓰시타는 또 이런 말도 했습니다. 감옥과 수도원의 차이는 ‘불평’과 ‘감사’의 차이에 불과하다고 말입니다. 비록 감옥에 있다고 해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면 그곳이 수도원이 된다는 깨달음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시끄러운 세상 속에서도 이렇게 자신의 상황을 멋지게 해석해내어 즐겁게 자신의 과제를 묵묵히 행하며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참 좋겠습니다.

 

 

풍경 #49. 비비안 리의 미소

 

절망까지도 긍정적으로 해석해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울 겁니다. 그러나 그 결과가 좋다는 것을 우리가 안다면, 힘들지만 그렇게 해볼 만한 것이 아닐까요?

어느 배우 지망생이 신문광고에서 주연배우를 모집한다는 것을 보고, 오디션장에 갔습니다. 주어진 대본을 열심히 연기했지만 심사위원들은 불합격 판정을 내리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가씨의 연기는 좋았지만, 너무나 왜소한 체격이라 다음 기회에 부르겠습니다.”

그녀의 꿈은 배우였습니다. 그것이 삶의 전부였는데,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영화배우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무참히 사라진 그 순간이 얼마나 절망스러웠을까요. 아마 왜소한 몸이라 배우가 될 수 없다는 말이 그녀에게는 혹독한 형벌과도 같았을 겁니다.
 

그러나 그녀는 달랐습니다.

‘이번에 뽑히지 않은 것은 더 좋은 배역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뜻일 거야.’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오디션장을 나오다가 다시 돌아서서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합니다.

“다음에는 꼭 제게 맞는 배역을 주세요.”

이 모습을 본 감독은 그녀를 불러 세웠습니다. 그녀가 바로 ‘비비안 리’였고, 마침내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주연을 맡을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남자가 다른 여자와 결혼한 슬픔, 그 이후에 만난 남자와는 정략적으로 결혼했지만 결국 그 남자를 사랑하게 되었고,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안 그 순간 정작 그 남자는 자신의 곁을 떠나는 절망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안을 일으켜 세워야만 하는 강인한 여성의 역할을 찾고 있던 감독의 눈에 오디션에서 떨어진 상황에서도 미소를 짓고 있던 비비안 리가 바로 영화 속 주인공 스칼렛 오하라로 보였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절망 속에서도 웃을 수 있는 여유는 바로 ‘이번에 뽑히지 않은 것은 더 좋은 배역이 기다리고 있다는 거야’라며 멋지게 해석해내는 태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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