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길이 인천으로 통하는게 큰 자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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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길이 인천으로 통하는게 큰 자랑인가?
  • 윤현위
  • 승인 2017.07.1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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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칼럼] 윤현위 / 자유기고가 · 지리학박사



인천에 사시는 시민들 중에서 저 포스터를 보신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필자는 직접 보지는 못했고, 누군가의 SNS에 게시되어 있는 것을 봤다. 사실 all ways 인천은 과거에 보여줬던 케치프레이즈보다 세련됐고, 보기에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저런 포스터를 남발해서는 안되겠다.

포스터에 정확한 자료들을 담을 수는 없겠지만 런던이 배워가고, 교토보다 안전하고 이러한 문구들은 사실 여부를 떠나서 유치해 보인다. 이것은 “인천이 어떻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들보다”라는 일종의 패배주의가 아니라 무언가 특정사안을 과하게 포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먼저 들기 때문이다.

인천은 무조건 나쁜 도시이다. 부족한 부분이 많다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하고자 함이 아니다. 굳이 저런 포스터를 만들면 도시의 자존감이 더욱 더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런 글을 적는 것이다. 런던이 배워 간 것이 무엇일까 여러 기사를 검색해 보았다. 혹시 인천공항의 BHS, 즉 공항의 수하물처리스시템에 관한 이야기 아닐까 싶다. 2016년 한 경제신문을 보면 인천의 수하물처리시스템을 세계의 각국 공항에서 견학하고 자문을 받아갔다는 기사를 볼 수 있는데 거기에는 영국의 히드로공항 관계자들도 포함되어 있다. 혹시 런던이 인천에게서 배워간 것이 이것 말고 다른 것이 있다면 꼭 필자의 이메일(yhw0322@hanmail.net)로 알려주시길 부탁드리겠다. 정말 배워간 것이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교토보다 안전한 세계 1위 도시는 비교통계사이트인 넘베오(numbeo)에서 2016년에 조사한 결과로 실제로 인천이 1위고 2위가 교토로 되어 있다. 범죄지수와 안전지수 모두 인천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나와 있다. 하지만 이는 웹사이트상에서 이루어지는 설문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통계라는 점에서 크게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천은 아직 싱크홀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고, 아이들은 어린이집에서 풀스윙으로 폭행을 당했고 최근까지도 끔찍한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경찰청에서 발간하는 국내 5대 주요범죄, 9대 주요 범죄통계로 해도 인천은 정말 안전한지 묻고 싶다.

UN녹색기금사무국을 유치한 일은 아직 효과가 나려면 시간이 있어야하기 일단 넘어가도록 하겠다. 필자도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송도에 8,0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1년에 수 백 건의 국제회의가 열려서 인천의 발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마지막에 두바이도 놀란 도시라는 부분을 한번 보자. 일단 두바이는 동북아시아가 아니기 때문에 두바이보다 뜨는 동북아 교통과 경제허브도시라는 말은 맞지도 않다. 그리고 공항자체만을 비교하더라고, 두바이공항은 계속적으로 신공항을 만들고 있어 규모에서 앞서고 있을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과의 연결도에 있어서도 인천공항이 두바이공항보다 더 결절성과 중심성이 높다고 말할 수 없다.

가장 비근한 예로 세계에서 결절성이 가장 높은 공항은 영국의 히드로공항인데 두바이공항은 히드로공항으로 하루에 평균적으로 7번 취항하지만 인천공항은 2번 취항한다. 그리고 두바이공항과 인천공항은 이용하는 승객이 많기 때문에 24시간 운영된다. 그러나 여행을 많이 다녀보신 분들은 아실 것이다. 인천공항은 밤 12시부터 새벽 6시까지는 사실상 출발하는 비행기가 거의 없다. 반대로 두바이공항의 새벽 시간대에는 이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내리고 타고 쇼핑을 한다. 괜히 무리수를 둘 필요 없다. 한국항공진흥협회의 허브공항 비교자료를 보더라고 인천공항이 두바이공항보다 더 중심성이 높은 공항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필자가 이 포스터를 보면서 안타까웠던 점은 굳이 돈을 들여서 이런 의미 없는 포스터를 찍을 필요가 있겠는가였다. 위에 언급된 내용들은 사실 인천 시민들의 생활과는 큰 관련성도 없지 않은가? 그리고 인천공항은 인천의 공항이냐고 묻고 싶다. 인천에 관련된 책자나 홍보물에는 빠지지 않고 인천공항이 나오는데 인천은 인천공항의 기능을 인천의 기능으로 호도하는 경우가 많다. 인천이 인천공항을 자랑스럽게 홍보하기 위해서는 공항배후지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전략을 꾸준히 추진해야한다. 실상은 그러한지 모르겠다. 더군다나 올해 봄에는 그 동안 인천공항에 대한 재산세 과표를 잘못 잡아서 인천공항에 약 300억원의 세금을 환급해주는 일도 있지 않았는가?

인천시는 앞으로 저러한 포스터는 찍지 말아야한다. 찍으려면 사비로 찍어야한다. 누구 돈으로 누굴 위한 포스터를 찍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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