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 문명의 젓줄, 아무르강을 끌어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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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방 문명의 젓줄, 아무르강을 끌어안고
  • 김갑곤
  • 승인 2017.08.14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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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주, 바이칼 탐사기] 제3회 하바롭스크

지난 5월29일부터 6월5일까지 동국대학교 부설 유라시아실크로드연구소는 우리 민족의 발원지 러시아 바이칼호와 독립운동가들이 활약했던 러시아 연해주 일대를 탐사했다. 탐사에는 공개모집한 시민 32명이 참여했다. 경기만포럼 연안보전네트워크 김갑곤 사무처장이 그 [연해주, 바이칼 탐사기]를 7월17일부터 격주로 <인천in>에 연재한다.

                                                         
하바롭스크 역사 ⓒ김갑곤
 

러시아 극동 중심도시 하바롭스크에 도착. 우스리스크에서 밤새 열차를 타고 들어왔다. 하바롭스크는 바이칼로 가는 시베리아 횡단열차 출발지다.

 
동심원 암각화 ⓒ김갑곤
 

오전에 하바롭스크 외곽 나나이족 민속촌과 강가 바위들로 새겨진 암각화를 둘러보았다. 1만 3천~4천 년 전에 새겨진 바위그림. 알타이 문화권의 암각화는 매우 많이 만들어졌다. 기하학적 무늬와 동심원 등은 울산 반구대 및 천천리 벽화 등과 유사한데, 동심원 등은 태양을 상징한다. 우리 문화의 원형인 하늘숭배 사상, 드디어 '해'와 '새'와 '나무'가 나오기 시작한다.

 
하바롭스크 향토박물관
 

하바롭스크 향토박물관은 러시아 극동 하바롭스크주 역사와 문화 위상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명소다. 그 자원과 생물, 민속 문화 유산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아무르강 일대의 자연환경에 경탄을 자아낸다. 이곳 역사와 문화, 민속에 이르는 심도 있는 아카이브가 돋보인다. 시간에 쫒겨 찬찬히 살펴보지 못한 게 아쉽다.

 
하바롭스크 레닌광장


레닌광장은 모스크바 붉은광장에 필적할 만한 하바롭스크의 심장이라 한다. 광장 한가운데 거대한 분수대가 있고, 작은 분수대 8개가 변두리를 장식한다. 러시아는 그 지역을 상징하는 도시 광장과 역사에 늘 정성을 쏟아 붓는다. 이곳 하바롭스크에서 활동하면서 한때 ‘극동의 고리끼’라 불렸던 조명희 작가의 고가 그리고 우리나라 최초 볼셰비키이자 여성 혁명가로서 명성이 높았던 김 스탄케비치 알렉산드라가 일했던 건물 등은 찾아가지 못했다. 조명희는 1937년 스탈린에 의해 총살당하고, 김 스탄케비치는 1918년 백위파에 의해 처형당했다. 비운의 위인들. 그것이 나라를 빼앗겼던 우리 극동의 통한의 역사.

 

 

하바롭스크는 극동 시베리아 심장부로 구소련의 대규모 경제개발계획과 이민정책으로 군수 산업단지 등이 조성된  신도시다. 1858년 당시 동시베리아 총독이던 니콜라이 무라비요프 아무르스키 백작이 불과 25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청나라로부터 아무르 강 영유권을 빼앗기 위한 전초기지로 세운 도시가 하바롭스크.

 
아무르강 ⓒ김갑곤


아! 아무르강, 북방민족들은 이를 '검은 물' '흑수'라 했다. 중국에선 '흑룡강'으로 불린다. 동시베리아 와 중국 동북지역의 경계로 4500km에 이르고 다시 북쪽 오츠크해로 흘러간다. 오늘날 러시아, 중국, 몽고 국경 분쟁의 요충지가 되고 있지만, 이곳은 동시베리아와 북만주 벌판을 살아온 북방민족 최고의 문명과 문화의 젓줄. 그 아무르강의 거대한 몸이 틀어앉아 있는 곳이 바로 하바롭스크. 여기서 2박 3일간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이르쿠추쿠로 가서 바이칼 호수로 들어간다.   
 
 - 경기만포럼 연안보전네트워크 사무처장  김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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