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면 기자의 복직과 MBC의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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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종면 기자의 복직과 MBC의 정상화
  • 윤현위
  • 승인 2017.08.30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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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칼럼] 윤현위 / 자유기고가·지리학박사




이명박 정부시절 YTN의 낙하산 사장을 반대하다 해직된 기자가 있었다. 바로 그 유명한 돌발영상을 만들었던 노종면 기자이다. 해고된 그는 뉴스타파 1기 앵커로 활약하기도 했고, 국민TV에서 일하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까지 일파만파라는 개인 뉴스플랫폼을 운영했다. 그러던 그가 9년만에 복직해서 다시 YTN으로 돌아왔다. 정권이 바뀌어서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고 하기엔 개인과 노조의 노력이 컸다. 9년 만에 직장에 돌아오는 장면을 보신분들이 있는지 모르겠다.

노종면 기자 이외에도 조승호, 현덕수 기자도 함께 돌아왔다. 직원들이 사옥 앞에서 환영대회를 열고 세 명의 기자들과 후배들은 눈시울이 뜨겁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줄이야. 9년이면 초등학생이 고등학생이 되는 시간이다. 그러는 사이 대통령이 두 명이나 바뀌었다. 그간 우리의 언론은 많이 이상해졌다.

앞서 언급한 뉴스타파를 많이들 아실 것이라 기대한다. 뉴스타파는 99% 시민을 위한 언론이란 가치를 내세우고 있는 대안언론이다. 문화방송이 2012년 파업을 했을 때 해직된 기자들을 비롯하여 각 언론사에서 부당한 대우에 항의했던 언론인들이 나와서 만든 언론사다. 광고를 하지 않고 받지도 않는다. 대신 시민들의 후원을 받는다. 한 달에 약 4만명의 시민들이 후원하고 보도물은 유투브를 통해서 무료로 볼 수 있다.

멀쩡한 메이저 언론사에 다니던 언론인들이 이런 언론사를 만든 것은 그 만큼 언론에 대한 탄압이 심했기 때문이다. 낙하산으로 날라온 문화방송의 김재철 사장이 오면서 권력이 언론을 장악하고 이상한 일들이 생겼다. 아나운서가 아나운서실이 아닌 시설관리팀에 근무해야한다. PD들은 더 이상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고 책을 쓰고 스피커를 만들고 있다. 취미생활을 좋아해서 생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우리 모두 안다. PD수첩의 최승호PD도 뉴스타파에서 일한다. 그는 국정원의 간첩조작사건을 파해진 영화 '자백'을 만들었고 최근에는 정권에 부역한 언론인들을 고발한 내용을 다룬 ‘공범자’를 만들었다. 공범자는 이제 10만 명을 넘어선다.

국가가 공영방송을 만들고 운영하는 것은 자칫 상업방송들이 범할 수 있는 부작용들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다. 그간 역설적으로 SBS가 가장 충실한 뉴스를 보여주는 장면을 우리는 종종 보아왔다. 권력이 KBS와 MBC를 망가뜨려 놨기 때문이다. 세월호사태가 터졌을 때, 촛불집회가 한창일 때 사람들의 반응을 보라. 환영하지 않았을뿐더러 내보내야 할 장면을 내보내지도 않았다. 사람들이 JTBC에 열광하는 이유다.

이런 이야기들을 늘어놓으면 불편해 하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겠다. 그러나 언론이 망가지면 언론사에 종사하지 않아도 우리에게 오는 피해는 너무나도 크다. MB정권 당시에 해외자원개발이 한창이었다. 수 십 조의 이상한 거래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국책기업이나 다름없는 공사의 사장들은 자신들의 권한 밖에 있는 일들을 척척해냈다. 이런 사건들이 터졌을 때 우리는 언론에서 중요한 내용을 접할 수 없지 않았나.

최근에 세기의 재판인 이재용 재판이 진행됐다. 경제지를 중심으로 나라 걱정이 가득하다. 기특하다. 언제부터 나라를 걱정했는지 말이다. 대한민국 최대기업의 오너가 9급 공무원에게 뇌물을 준 것도 아닌데 다들 주가를 들먹이며 나라 걱정에 한창이다. 정부가 기업을 흔들어서 경제가 어려워진게 언제였는지 묻고 싶다. 하이닉스가 어렵고 우리은행에 돈이 없었을 때 국가에서 지원해준 자금을 우리는 공적자금이라고 한다. 다 우리가 낸 세금이다.

최근에 MBC라디오에서 방송이 안나오고 음악만 나오고 있다. MBC사옥에서 뉴논스톱을 만들었던 김민식PD가 “김장겸은 물러나라”라고 소리치자 참아왔던 MBC의 언론인들이 로비에 나와서 “김장겸은 물러나라”라고 외치고 있다. 필자도 마음으로나마 힘차게 외쳤다. 적어도 손석희 아나운서가 “밤새 일하신 분들 오늘도 고생하셨습니다. 출근하시는 분들 반갑습니다”라는 멘트로 아침을 시작할 땐 이러진 않았다.

미디어는 사회의 공기와도 같다. 공기도 잘 못되면 우리도 이상해진다. 문화방송이 어서 정상화되서 다시 ‘만나면 좋은 친구’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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