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잡이, 마을의 대화 창구역할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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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잡이, 마을의 대화 창구역할을 하다
  • 류재형
  • 승인 2017.10.1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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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문갑도의 전통 낙지잡이

문갑도 개펄에서 잡아올린 낙지
 
 
문갑도의 낙지잡이는 전통적으로 맨손으로 갯벌에 들어가 잡는다. 많은 힘과 기술이 필요하고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어 아무나 잡을 수가 없다.

문갑도의 중요한 반찬이자 용돈벌이가 되며 마을사람들의 대화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낙지를 안주삼아 수많은 소주병을 비웠으며 낙지는 문갑도만의 먹거리로 자리 잡은지 오래이다.
 
 
 
깊은 곳은 무릅 이상으로 빠진다
 
 
 낙지잡이는 물이 심하게 빠지는 조금 사리 때를 기해서 물이 나갈 때를 맞추어 최대한 해안에서 멀리 깊은 개펄로 나간다. 바닷물을 따라 나가면 갯벌이 깊어 무릅까지 들어가 움직이기도 불편할 정도이다.

한번 나가면 잡는 양이 10-40마리 정도이고 대중없다. 하지만 낙지잡이 선수들은 한번 나가면 최소 20마리는 잡는다고 한다.

문갑도의 낙지는 힘이 좋고 비교적 큰 편이다. 문갑도의 수심이 깊은 갯벌에서 서식해 담백한 맛이 나고 해금내(바다갯벌 특유의 냄새)가 없단다. 다른 곳의 낙지와는 비교가 안 된다.

한 마리에 5천원, 힘들고 고된 작업이지만 담배값이나 용돈 정도, 그리고 마을 분들과 소주잔을 나누는 안주거리로 충분하다.

주로 마을에서 소비하지만 아름아름 지인들의 낙지 주문이 쇄도한다. 오후 배로 보내면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운반비 2천원을 주고 찾아간다.
 
낙지는 개펄에 드나드는 구멍이 있고 군데군데 숨구멍이 개펄 위로 작게 속아 있고 개펄 속에서는 수평으로 통로가 나 있어 안에서 돌아다닌다.

낙지잡이 방법은, 우선 들어가는 구멍에 손을 넣고 숨구멍을 보며 어느 방향으로 통로가 나 있는지 확인한 후 개펄을 삽으로 떠낸다. 떠내면서 수시로 구멍에 손을 깊숙이 넣어 통로의 방향을 가늠한다.

삽으로 계속 파들어 가고 계속 손을 넣어본다. 드디어 통로의 끝에 다다르면 낙지를 잡아 올린다. 다음, 스티로폴 박스의 작은 구멍으로 머리부터 밀어 넣는다.
 
 

낙지 구멍에 손을 넣어본다



낙지 개펄 속의 통로가 어느 방향인지 확인한다



개펄을 파 들어간다



중간중간 손을 넣어 방향을 가늠한다



통로의 마지막에 낙지가 있다
 
 
문갑도에서 대표적으로 잘 잡는 선수 두 사람, 청년회장 진희관씨와 서영규씨, 한 선수는 스티로폴 박스, 한 선수는 대형 주전자가 낙지봉다리(?)이다.

낙지 봉다리 안에는 마실 물병도 같이 넣어둔다. 개펄에서 움직이고 파는 힘든 작업을 하면 물은 필수이다.
개펄을 파는 삽은 길이가 짧게 특별히 주문하는데 최근에는 바닷물에 부식되지 않도록 스탠 재질로 만들어 사용한단다.
 
 
 




 
 
개펄에서 나오면 갯가 모래사장 아래 물길이 내려오는 곳에 삽으로 넓게 웅덩이를 만든다.
물이 고이면 여기에 낙지를 풀어놓고 상자와 낙지를 깨끗이 닦는다. 웅덩이는 아래로 물길을 만들어 신선한 물이 계속 유지되도록 한다. 낙지는 스스로 깨끗한 물에 개흙을 벗어내고 원래의 모습을 찾는다.
박스를 깨끗이 닦아 다시 낙지를 넣고 바닷물을 넣어 가져가면 끝난다.
 
 







 
 
낙지잡이는 수많은 시행착오로 본인만의 노우하우를 터득한다.
사람마다 잡는 방식이 조금씩 다른데 절대 자신의 방법은 일러주지 않는단다.
낙지구멍도 다 똑같은 것이 아니고 개펄이 깊은 곳과 얕은 곳에서 잡는 방식이 다르단다.
또한 낙지는 매일 잡는 것이 아니라 물때에 따라 다르고 조금과 사리를 전후해서 잡는다.

낙지는 어느 바닷가에나 존재하지만 문갑도의 개펄은 넓고 깊으며 완만하게 형성되어 있고, 오염되지 않는 천연의 개펄이라 그 명맥을 오래 유지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마을 앞의 문갑해변과 동쪽으로 언덕을 넘어가는 한월리 해변에서 낙지를 잡는다.
그동안 문갑도의 낙지는 전통과 마을의 화합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문갑도의 낙지잡이 달인 서영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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