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과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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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과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대하여
  • 심형진
  • 승인 2017.11.14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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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칼럼] 심형진 / 인천광역시협동조합협의회 회장
 


문재인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 정책의 발표에 즈음하여 각 부문과 지역에서 이와 관련한 토론이 활발하다. 지금까지의 도시재생이 개발의 관점에서 진행되어 지역 주민이 거주지역에서 밀려나는 재개발 난민을 양산하였다면, 뉴딜정책은 지역의 활력과 정주성을 높여 주민의 지역 뿌리내리기를 더 높여 나가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와 관련한 논의 과정에서 사회적경제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도시재생 뉴딜정책이 추구하는 바가 협동조합을 근간으로 마을기업과 사회적기업이 지역문제의 해결과 사회적 문제의 해결 등 가치를 추구하고,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경영 특성과 맞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천발전연구원의 서봉만 박사나 홍익경제연구소의 김용구 박사 등 지역의 학자들의 조사에 따르면 인천의 사회적경제기업은 광역시도 중에서 울산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 최하위 상태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사회적 경제가 갖고 있는 연대와 협력이라는 특성에 비춰볼 때 이미 지역의 낮은 공동체성, 즉 인적 네트워크의 취약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더욱이 도새재생과 관련한 사회적경제 기업의 수는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사실상 지역재생을 위한 사업을 사회적경제 기업이 주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적경제 기업을 위주로 하는 사업을 모색할 것이 아니라 도시 재생 사업을 통해 사회적경제 기업을 어떻게 발굴하고 육성할 것인가를 모색해야 하는 방향으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도시 재생과 사회적경제 연계방안으로 장원봉 사회투자지원재단 연구실장이 제시하고 있는 서울시 노원구 및 각국의 사례는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위한 당사자 조직 협의체와 사회적 금융기관, 관공서의 거버넌스 체계를 계획 수립 단계부터 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지역의 수요를 조사하고, 일단 현존하고 있는 사회적경제 조직의 역량 강화와 이들의 연대와 협동을 통한 새로운 사업 및 사업체로의 발전 방향을 수립하고, 이에 기초하여 지역과 결합하는 것은 사회적경제를 활성화하는데 전제조건으로 작동할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의 도시재생사업의 진행을 보면 계획부터 실행까지 지역 주민은 단지 동원 대상이 되었을 뿐이며, 개발사업자들의 영리추구의 장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정책은 그곳에 살던 주민의 재정착을 방해하고 공동체를 해체하는 결과를 가져와 재개발 난민을 양산하였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가능하기 위해서는 지역관리기업과 지역거점으로서 지역에 있는 기존의 공간들을 지역 자산화 하여야 한다. 인천역 주변의 파라다이스 호텔이나 이미 헐렸지만 애경사 같은 건물 들이 지역자산화 할 수 있는 공간들이다. 이러한 공간들은 지역을 역사화 하는데, 지역 주민을 공동체화 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뉴딜정책이 추구하는 도시 재생에서 꼭 필요한 마을만들기와 사회적 경제의 핵심은 사람이다. 사람은 단기간에 쉽게 육성되지 않는다. 좀 더 장기적인 관점과 지구력을 가져야만 한다. 정부 정책에 따라 성과에 대한 욕심과 조급함을 가진다면 지금까지 진행해 왔던 개발 중심의 도시재생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많다. 많은 시간을 가지고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인천 남구에서는 마을 공동체성 회복을 통한 주민자치를 증대하기 위한 통두레 운동과 마을학습소를 운영하여 왔다. 이러한 정책의 일환으로 남구의 호미마을이라는 낙후된 지역에 2년 이상 마을 주민에게 공동체성을 갖게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시간과 노력이 축적된 상태에서, 폐가를 남구청이 매입하여 주차장을 만드는 사업을 하였다. 이러한 사업은 구도심 재생 사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업의 하나이다. 그러나 이 마을은 2년여의 시간 동안 사람들이 만나고 이야기를 하고 이웃을 만들었기에 그 결과는 다르게 나타났다. 이곳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방안을 숙의하였고, 이를 통해 주차장을 태양광발전소로 이용하기로 결정하였다. 이 과정에서 남구의 학산마을지원센터와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에코센터, 인천햇빛발전협동조합이 결합하여 함께 방안을 모색하였다. 그리하여 마을주민들이 중심이 된 남구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이 설립되었으며, 마을기업을 준비 중에 있다. 이 조합의 사업 수익은 마을 주민의 지붕에 태양광 발전을 설치하는 데 이용되어 에너지 자립마을을 이루는 기초가 되며, 에너지 복지를 실현하는데 쓰이게 된다. 이 사업이 시사 하는 바는 도시재생과 사회적경제 활성화에는 모든 주체들이 거버넌스를 구성하고 지역민을 중심으로 사고해야 하며 그 과정이 시간과 노력을 장기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도시재생사업과 사회적경제를 활성화 하는데 새로운 성과지표를 개발하여야 하며, 단기적 성과를 요구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대를 이어 사는 마을이 없어진 지금 네트워크와 공동체의 길은 멀고, 따라서 사회적경제기업의 설립과 육성은 지난하며 도시 재생의 길 또한 멀다. 하지만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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