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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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맛
  • 유광식
  • 승인 2018.06.01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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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유광식 / 사진작가

<인천in>이 유광식 작가의 [인천 소요]에 이어 [고주파 인천]을 격주로 연재합니다. 다양한 삶의 주파수가 유유히 흐르는 인천! 조금 더 미세하고 깊은 시선으로 인천의 시공간을 주시합니다. 무심히 스치는 일상의 사물과 장소들. 거대도시 인천의 그 '오늘'을 당기고 펼쳐내어 독자와 소통하고 새롭게 환기시키며 공감해보려 합니다.


인현동, 2018ⓒ유광식


하루의 일과를 마친 후 저녁을 먹는다는 것은 참으로 가슴 벅찬 일이다. 산 너머로 지는 붉은 빛이 그만큼 부풀게 다가오는 때이다. 시골에서는 굴뚝의 연기가 봉화 신호처럼 아이들을 불러 모았고 연기의 양과 속도에 맞춰 저녁거리를 상상하곤 했다. 저녁 밥상에 둘러 앉아 영양을 채우고 학교 일도 전하며 다음 날 농사 일을 의논하는 시간이었지만, 심기 불편한 집안일이 하나라도 있을 때면 정말 두려운 시간이 되곤 했다.

도시의 구들은 따뜻한 걸까? 경사면을 따라 자리한 돌밭 위의 주점들이 하나같이 불의 깃발을 켜면서부터 따뜻해지는 저녁이 되었겠지. 네온등이 좀 더 따뜻한 온난전선격이라면 요즘의 LED등은 한랭전선이다. 한랭전선의 남하로 인해 온난했던 우리의 지난 향수는 한 시절 쌩한 노래로 박제되었겠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나 부모님들이 그랬듯 나도 목청껏 삶을 노래할 것만 같다. 그 때 인천의 향수인 삼치를 노래해야지.

그리고 오래된 시 하나, 동요 하나 돌풍 분다. 내적 의미는 다르겠지만 정희성 시인의 「저문 강에 삽을 씻고」(창작과비평사, 1978)와 「시골하루」(MBC창작동요제,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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