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도시를 제안합니다(1)
상태바
미디어도시를 제안합니다(1)
  • 류이
  • 승인 2018.06.19 12: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별기고] 류이 / 주안영상미디어센터 운영위원장

촛불 민중항쟁과 미디어무브의 결과 한반도의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6월 지방선거를 통해서 민주당의 압도적인 승리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민중은 더 나은 민주주의와 새로운 평화체제를 향한 길을 더 이상 되돌이킬 수 없도록 확고하게 만들기 위해 문재인 정부를 지지한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방자치 본연의 정책 선거가 사라지고, 청년과 여성과 민중을 대표하는 개혁세력들이 기득권층으로부터 광범위하게 배제당한 현실 또한 보고 있습니다. 인천시의 경우에 투표율 55%에 민주당 지지율 54.4%로 인천시의원 당선자 34명으로 91.9%를 점하였습니다. 소선거구제의 독점적 구조 때문이라고 넘기기에는 지방자치와 관련하여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었습니다. 정책과 인물에 대해서 ‘깜깜이 선거’였기 때문입니다. 지방자치와 관련하여 말한다면, 인천시민들은 여전히 ‘암흑세상’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박남춘 당선자는 ‘새로운 인천’을 말했습니다. 새로운 인천은 미디어도시로 시민 참여와 소통을 가장 우선에 놓는 인천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그것만이 민주당 독주체제의 인천시정이 시민들과의 ‘협치체제’로 성공할 수 있는 바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남춘 당선자와 인천시, 그리고 김정식 홍인성, 허인환, 김정식, 고남석, 이강호, 차준택, 박형우, 이재현, 유천호, 장정민 당선자와 10개의 자치구·군에 제안합니다. 그리고 인천시민의힘에 제안합니다. 인천시를 미디어 창조도시의 기반을 구축하여 시민 참여와 소통으로 민관 협치를 이룰 수 있도록 같이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암흑도시와 스마트도시 사이 

오늘날 스마트도시가 또 하나의 붐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을 향한 길목에서 SNS와 모바일로 스마트혁명이 일어나고 빅데이터와 사물 인터넷의 대두로 u-도시(ubiquitous city)가 스마트도시(smart city)로 이름을 바꿔가며 디지털화를 추구하고 있지요. 빅데이터, 인공지능, 차세대 통신망은 물론이고요, 자율주행, 스마트 그리드와 같은 첨단 기술을 구현해서 도시 자체를 ‘똑똑’하게 만들 예정입니다. 집집마다 설치할 스마트홈 솔루션은 이미 대기업이 많이 홍보하고 있어서 많이 들어보셨을 거고요. 앞으로는 실시간으로 교통상황을 전달받을 뿐만 아니라 거기에 맞는 최적의 교통수단을 추천해 주기도 한답니다. 출퇴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자율주행버스, 드론택시와 같은 새로운 교통수단도 도입할 예정입니다. 거대도시의 디지털화를 끝없이 확장하는 과정을 밟고 있는 것이지요.
 
나는 u-도시, 스마트도시가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미디어도시가 먼저 기반을 닦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위한 인공지능, 사람을 위한 스마트도시를 만들려면 당연히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고 네트워크를 이루는 것이 먼저이니까요. 정보통신기술(ICT)의 기본 성격이 휴먼웨어라고 하지 않습니까? 사용자(User)를 위한 기술이지요. 스마트도시를 이루어내기 위해서라도, 스마트 기술들과 함께 혹은 그 보다 먼저 스마트 미디어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도시생활에서 우리가 가장 결핍된 것은 기술 플랫폼이 아니라 사람들의 플랫폼이며 그것이 곧 미디어 플랫폼이기 때문이지요. 스마트홈도 좋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급할 때 우리 아이를 잠시라도 맡길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이웃’을 만드는 일이 아닐까요? 그래서 가장 먼저 적용되어야 할 스마트도시는 곧 미디어도시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오늘날 모든 사람들이 영상으로 말하는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영상 미디어로 말하는 시대입니다.

1990년대에는 컴퓨터와 인터넷이 생기면서 ICT 기술을 우리의 일상생활과 업무에 도입하느라고 ‘정보화 캠페인’을 거의 10여 년 동안 했습니다. 그와 함께 우리 사회의 커뮤니케이션이 TV나 신문이 아니라 인터넷 중심으로 변화했습니다. 오늘날에는 그 인터넷이 스마트혁명을 통해서 모바일로 확장되면서 드디어 사람들이 영상으로 더 많은 소통을 하는 단계로 접어들었습니다. 미디어무브가 급격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미 모바일 콘텐츠 가운데 영상이 60%를 넘어섰습니다. 바야흐로 본격 영상시대입니다.
 
여러분, 본인이 영상세대라고 생각합니까? 혹은 “TV는 바보상자다”,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아직도 신문은 심층보도가 가능하고, TV는 ‘어리석은 백성 만들기’(愚民化)를 하는 매체라고 생각하지는 않겠지요? 청년들과 달리 기성세대는 아직도 그렇게들 생각하는 경향이 많이 남아있습니다만. 오늘날 인터넷과 결합한 TV를 스마트TV라고 부릅니다. ‘똑똑한 TV’가 되어가고 있다는 이야기죠? 게다가 TV가 앞으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과 융합하면 어떻게 될까요? 네, 기대가 되지 않습니까?
 
공무원 여러분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주민들과 소통을 어떻게 합니까? 주민들과 어떻게 만나지요? 대화는 어떻게 합니까?”
“찾아오면 말로 합니다.”
 
네, 그렇습니다. 첫 번째 방법은 찾아오는 시민들과 ‘말’로 하는 거죠. 두 번째 방법은 유신시대부터 내려오는 유구한 전통에 따라 통장 조직을 통해서 ‘말’로 하는 것입니다. 통장 조직을 통해서 모든 소식을 ‘말’로 전하는 것이 대부분 행정의 주요한 소통 방법입니다. 말을 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네, 발로 뛰어다녀야 합니다. 발로 뛰어나니나요? 아니오. 전달이 잘 될 것 같습니까? 거의 안 됩니다. 통장 옆집에 살아도 잘 만나는 사이가 아니면? 네, 전혀 모릅니다. 그 사람에게는 자치행정이 ‘암흑세상’입니다.
 
그렇다면 인천시와 자치구·군에 사람을 대신해서 뛰어다니며 그 말을 전해줄 미디어가 있습니까? 예컨대 미추홀구청의 공무원이 900명 정도 됩니다. 미추홀구의 주민은 42만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900명이 42만명과 만나서 면 대 면으로 말로 이야기하는 것이 가능합니까?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사람과 사람 사이를 매개하는 미디어가 필요한 것이지요. 전통적인 근대 미디어는 신문입니다. 미추홀구에 신문이 있습니까? 네, 참 애매합니다. <나이스미추>는 신문이라고 하기에는 매우 미흡하지요. 한 달에 한 번 나오는 것이기도 하고, 시민생활에서 중요한 사실을 잘 전달하지 않는 매체이기 때문입니다. 전형적인 ‘구정 홍보지’입니다. 미추홀구에는 전통적인 근대의 신문이라는 미디어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인천시에는 주민들이 많이 보는 TV가 있습니까? OBS 보시나요? 잘 안 보시죠? 그렇습니다. OBS는 부천으로 이사 가면서 경기도를 더 중점적으로 다루는 방향으로 갔습니다.
 
보통 우리가 미디어라고 하면 신문이든 TV든 간에 매일매일 주요한 이슈를 다루어야 합니다. 누구누구가 우리 생활을 좌우하는 정책을 둘러싸고 어떤 논쟁을 하는지, 어떤 문제로 싸우는지 알려야 해요. 시민들에게는 ‘알 권리’가 있습니다. 최소한 시의회·구의회의 소식을 매일같이 전해주어야 시민들에게 미디어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시정·구정 소식이나 문제점을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동네 사람들이 대다수입니다.
 
대부분의 지역이 그럴 것입니다. 지역신문이나 지역민방이 있다 하더라도 사실상 기초단위 동네에서 보면 큰 차이가 없습니다.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기는 아는 것 같은데, 정말 제대로는 모릅니다. 우리 동네가 속해 있는 시군구 단위의 기초자치단체는 대부분 인구가 10만 이상의 도시가 많습니다. 대도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에는 미디어가 없습니다. 시민들은 대부분 KBS MBC SBS jTBC 같은 전국방송을 시청합니다. 이 동네에서 오래 산 어르신들조차도 대통령이 잘 했느니 못 했느니 언성을 높여가며 싸웁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네 소식은 깜깜합니다. 모르니까 관심도 없습니다. 미디어의 중앙지배, 절름발이 미디어가 우리 동네의 삶을 ‘암흑세상’ 속에 가두어놓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암흑도시를 탈출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스마트도시가 문제가 아닙니다. 스마트도시로 가기 위해서라도 미디어 창조도시를 먼저 만들어야 합니다.
 
미디어도시의 전략과 창조도시의 전략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하나로 결합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날 미디어는 문화예술을 실어 나르는 플랫폼이기 때문입니다. 소통을 위해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한 장 찍거나 가볍게 영상을 찍어서 올리는 것 자체가 창조적인 행위입니다. 디지털화한 영상미디어 자체가 창조성을 불러일으키고 예술에 불을 지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자기표현을 문화예술로 꽃피울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미디어도시 전략은 창조계급과 창조산업을 불러일으키는 창조도시의 문화 전략과 융합하여 한 몸이 됩니다.
 
그러므로 암흑도시로부터 탈출하여 스마트도시로 가기 위해서는 미디어 창조도시 전략으로 시민공동체를 불러들여야 합니다. 그들 스마트도시의 사용자인 시민들이 스마트도시에 참여하고 휴먼웨어를 휴먼웨어답게 성장시킬 때만이 스마트도시가 성공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정부가 스마트도시의 공모와 시범사업을 하기 전에 미디어 창조도시 정책을 먼저 내놓았어야 하는 것입니다. 모든 시군구 단위의 기초자치단체가 미디어 창조도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