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랑, 사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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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랑, 사물 사랑
  • 최원영
  • 승인 2018.08.20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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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칭찬과 아부의 차이
 

 

풍경 #90. 칭찬과 아부의 차이

요즘엔 칭찬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지만 과거에는 칭찬이 무척 인색했습니다. 저도 어릴 때 칭찬을 들은 기억이 많지 않거든요. 칭찬이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데도 말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칭찬에 인색했을까요? 어느 책에 보니까 칭찬을 아부와 혼동해서 그렇다고 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은 칭찬이나 아부나 비슷합니다. 그래서 혼란을 일으키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둘은 완전히 다릅니다. 아부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람을 이용하는 행위라면, 칭찬은 상대의 장점을 극대화시켜 상대를 성장시키는 행위입니다. 아부가 사람을 이용해 사물을 사랑하는 것이라면, 칭찬은 사물을 사용해 사람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결국 사람을 사랑하면 칭찬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사물을 사랑하면 아부를 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상대를 사랑하면 상대의 장점이 보이고 칭찬하게 됩니다. 그래서 사랑한다면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몇 년 전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보내준 글을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인 적이 있습니다.
“믿음이 곧 칭찬이다. 부모가 아이를 믿어주는 것보다 더 큰 칭찬은 없다. 아이 스스로 잘할 수 있다고 믿어주는 것은 아이의 자신감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믿어주는 것, 이것은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이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드 역시 같은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프로이드에 따르면,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동기는 ‘성적 욕구’와 ‘위대해지고 싶은 욕망’이라고 합니다. 우연히 만난 이성에게 호감을 가지면 그것이 동기가 되어 전화번호를 달라고 한다든지 차를 마시자고 하는 행동이 나온다는 겁니다. 한편 이번 기말고사에서는 꼭 1등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 이것이 동기가 되어 열심히 공부하는 행위가 따릅니다. 바로 ‘위대해지고 싶은 욕망’이 동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칭찬은 바로 ‘위대해지고 싶은 욕망’을 자극해서 그 사람을 더욱 더 노력하게 만듭니다. 그러니 칭찬을 아껴서는 안 됩니다.

 
풍경 #91. 화가의 길을 포기한 노인

 
『시크릿, 하루 한 마디』라는 책에 칭찬은 한 사람의 인생을 결정할 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사례가 나옵니다.
 
유명한 화가인 로제티에게 한 노인이 찾아왔습니다. 노인은 자신의 미술적인 재능을 평가해달라면서 자신이 최근에 그린 그림 몇 장을 보여주었습니다. 로제티는 그 그림을 보고나서 재능이 없다고 판단하고 그렇게 말해주었습니다.
노인이 실망한 표정으로 문을 나가려고 하다가 다시 돌아서서 아주 오래된 그림 한 장을 보여주면서 말합니다.
“선생님, 이 그림은 제가 40년 전에 그린 겁니다. 이 그림은 어떤가요?”
로제티가 그 그림을 본 순간 깜짝 놀랐습니다. 재능이 보였던 겁니다.
“할아버지, 대단합니다. 대단해요.”
노인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때는 아무도 내게 칭찬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저는 제가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고 그림 그리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재능이 있다고 해도 이젠 너무 늦었어요.”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자신에게 재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도 좋아했던 그림그리기를 포기하고 만 노인이 눈에 생생합니다. 그림을 포기한 그 이후의 삶은 얼마나 재미없었을까요.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평생 동안 하면서 살아오셨을 테니까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느낌』이란 책에는 프리마돈나로 우뚝 선 어느 여성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나이가 많은 유명한 지휘자가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은 미모의 성악가와 결혼했습니다. 사람들은 그 여성이 남편의 후광으로 크게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노래를 포기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성악에 대해 잘 아는 남편은 늘 아내의 단점을 지적하고 충고했던 겁니다. 결국 프리마돈나의 꿈을 접고 아내로서의 삶에 충실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몇 년 후 남편이 죽었습니다. 또 세월이 흐른 뒤 그녀는 어느 사업가와 재혼했습니다. 어느 날 아침식사를 준비하면서 그녀가 콧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였습니다. 남편이 나와 말합니다.
“지금 부른 노래, 당신이 부른 거요?”
“네.”
“이 세상에 태어나 그렇게 멋진 노래를 들어본 적이 없소. 당신, 노래를 다시 시작하면 어떨까?”
“노래 부르지 않은 게 벌써 17년이 넘었는걸요.”
“무슨 상관이요. 한번 해보구려. 내가 도우리다.”
남편의 격려에 힘입어 그녀는 다시 노래를 연습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공연을 했는데 대성공이었습니다. 신문마다 그녀의 화려한 재기를 대서특필했고, 나중에는 꿈에 그리던 카네기홀에서도 발표회를 갖습니다. 관객 모두가 기립박수로 새로운 프리마돈나의 탄생을 축하해주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던지는 칭찬 한 마디가 그를 더욱 더 성장케 합니다. 어쩌면 그 사람은 간절히 우리들의 칭찬을 바라고 있는지 모릅니다. 둥지 안의 새끼 새들이 엄마 새가 가져올 먹이를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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