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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원영
  • 승인 2018.10.15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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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아이의 눈물

  
 

풍경 #95. 아이의 눈물

 

  사람은 누구나 말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진지하게 들어주면 누구나 좋아합니다. 화법 중에 제일로 치는 것이 그래서 ‘경청’이 아닐까 합니다.

  폴 메이어는 세일즈로 억만장자가 된 27세의 젊은이입니다. 젊은 그가 어떻게 세일즈를 했을까가 궁금해집니다.

  그가 방문판매를 하러 다니다가 아름다운 저택을 보았습니다. 그 집은 유명한 강사이자 변호사의 집이었습니다. 문을 노크하자 마침 그 변호사가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이때 폴이 물었습니다.

  “선생님이 그 유명한 제임스선생님이시죠? 저에게 15분 동안만 선생님의 성공이야기를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저도 선생님처럼 성공하고 싶습니다.”

  세일즈는 상품을 파는 게 아니라 인격을 판다는 말이 있습니다. 경청하는 태도가 바로 인격을 의미합니다. 그 변호사는 한두 시간 동안이나 자신의 역사를 폴에게 전했을 겁니다. 그리고 이야기가 끝날 즈음에 폴이 파는 상품을 여러 개 샀을 겁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준 폴에 대한 미안함과 감사함 때문에요.

 

  오늘날의 인터넷 세상을 선도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역시도 경청의 대가라고 합니다. 그는 상대로 하여금 말을 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빌 게이츠의 마법의 세 마디’라고 불리는 화술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바로 ‘Really? Excellent! And then what happened?’가 그것입니다. 멋진 추임새입니다. 누군가가 말을 할 때, “와우, 정말이야? 대단한데. 그런데 그 다음에 어떻게 되었어?”라고 물으면 말하는 사람은 신이 날 겁니다.

 

  《마음의 암호에는 단서가 있다》라는 책에 방송진행자와 한 어린이와의 인터뷰가 실려 있습니다.

  미국의 유명 앵커인 링클레이터가 어느 날 자신의 프로그램에서 한 아이를 인터뷰했습니다. 그가 아이에게 장래 희망을 묻자, 아이는 천연덕스럽게 ‘비행기 조종사’라고 답했습니다.

  “얘야, 만약 네가 나중에 조종사가 되어 여객기를 몰고 바다 위를 지나가는데, 그때 마침 엔진이 멈춰버리면 어떻게 하겠니?”

  곰곰이 생각하던 아이가 드디어 입을 열었습니다.

  “일단 사람들에게 안전벨트를 꽉 매라고 하고, 저는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릴 거예요.”

  방청객들의 폭소가 터졌고, 일부 방청객들은 자신만 살겠다고 말하는 아이를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링클레이터 역시도 아이가 지나치게 영악하다고 여기고는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알았는지 아이는 눈물을 쏟았습니다. 다시 링클레이터가 물었습니다.

  “얘야, 왜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리려는 거지?”

  아이는 눈물을 훔치며 말했습니다.

  “연료를 가져오려고요. 그래야 사람들을 구할 수 있잖아요.”

 

  아, 그랬습니다. 아이는 자신만 탈출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비행기가 멈춰선 것은 연료가 다 떨어진 것이라고 여기고는, 자신이 땅에 내려가 연료를 가져와야 승객들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들었더라면 아이의 착한 심성에 모두 박수를 칠 수 있었을 것이고, 아이 역시 눈물을 흘리지 않아도 되었을 겁니다. 그러나 우리는 남의 말을 다 듣기도 전에 미리 상대의 말을 판단해버리는 잘못을 저지르곤 합니다.

  소통의 기본은 듣기입니다. 듣기의 기본은 진지한 경청태도일 겁니다. 올바른 경청태도 중 하나는 ‘끝까지 듣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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