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칭찬에 인색한 사람들
상태바
의외로 칭찬에 인색한 사람들
  • 최원영
  • 승인 2018.12.10 07: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8) 단서를 달지 않는 칭찬



풍경 #99. 단서를 달지 않는 칭찬

동물을 훈련시키는 과정은 칭찬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물을 훈련시키는 과정은 특정 지시를 내리고, 그것을 달성했을 때 먹이를 제공하는 겁니다. 이 먹이제공이 동물들에게는 칭찬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러한 칭찬의 과정을 통해 동물들은 자신의 야수성을 잊게 되고, 더 나아가 정성껏 자신의 역할을 해내려는 의지를 갖게 됩니다. 이렇게 칭찬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동물들에게도 꼭 필요한 소통의 열쇠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사람들 사이에서는 칭찬이 매우 인색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에 감동을 주는 이야기》라는 책에 오리집 사장과 주방장 사이에 있었던 사례가 나옵니다.
오리 요리를 잘한다고 소문난 오리 농장 음식점입니다. 요리사는 최선을 다해 정성껏 요리해서 손님들에게 내놓았습니다.
어느 날, 그곳에서 큰 행사가 벌어져 많은 손님들이 왔습니다. 연회석상에서 사장은 오리 요리에 대해 자랑을 늘어놓았습니다.
“저희는 최고의 오리만을 골라 키웁니다. 게다가 오리 사육에 특별히 신경을 써서 고기가 신선하고 맛있는 것이지요.”
그 말을 들은 주방장은 서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오리가 신선해서 맛있다고 해도, 주방장의 솜씨도 좋다고 말하면 얼마나 좋을까.’
 
서운한 마음을 달랠 길 없었던 주방장은 다음날 연회에 내놓을 요리 중에서 오리 다리 하나씩을 잘라 내고 나머지 하나씩만 접시에 내놓았습니다. 전날처럼 손님들 앞에서 한참 자랑을 늘어놓던 사장이 다리가 하나밖에 없다는 항의를 받고는 얼굴이 하얗게 변했습니다.
 
연회가 끝난 후 주방장에게 오리 다리가 왜 하나씩밖에 없었는지 물었습니다.
“아니, 무슨 말씀이세요? 원래 오리 다리는 하나잖아요?”
“뭐라고, 자네 날 뭐로 보는 거야?”
“사육장에 가서 직접 확인해 보실래요?”
사육장에 가니 마침 오리들이 모두 한 발을 든 채 한 발로 서서 졸고 있습니다. 이것을 보고 사장이 말했습니다.
“이건 오리가 잠들어 있으니까 그렇지.”
사장은 손뼉을 쳐서 오리들을 깨웠습니다. 그러자 오리들은 일제히 품안에 넣어둔 발 하나를 바닥으로 내려놓았습니다.
“저걸 봐. 네 눈으로 똑똑히 보라구. 오리 다리는 두 개잖아.”
사장의 이 말에 주방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바로 그겁니다. 사장님이 손뼉을 치니까 오리가 숨겨둔 다리 하나를 내놓잖아요. 저에게도 요리를 잘한다고 손뼉을 쳐 주신다면 저도 신이 나서 더욱 열심히 일을 할 게 아닙니까?”
질책 때문에 잘못된 사람은 있어도, 칭찬 때문에 잘못된 사람은 없다고 하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우리들의 일상에 칭찬 한 마디가 얼마나 필요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칭찬을 통해 상대가 용기를 내고 자존감을 높일 수 있게 하려면 올바른 칭찬의 방법을 알아두면 도움이 됩니다. 여러 방법이 있지만 그 중 하나는 ‘단서를 달지 않는 칭찬’입니다. 일상생활에서 많이 경험하는 것 중 하나는 부모님의 ‘단서가 붙은 칭찬’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 있겠지요.
“90점을 받았네. 정말 잘했어. 하지만 100점 받을 수 있었는데 아깝다. 다음번엔 조금 더 열심히 해서 꼭 100점을 받아라.”
또는 복도에서 우연히 만난 부하직원이 인사를 건네자, 상사가 이렇게 말한다면 부하직원은 기분이 어떨까요.
“자네, 인사성이 좋구먼. 그런데 말이야, 다음에 인사할 때는 고개를 조금 더 숙이면 더 좋겠다, 그지?”
아마 기분이 무척 상할 겁니다. 부모님이나 상사는 칭찬이라고 생각하며 더 분발하라고 말한 것이겠지만 그것을 듣는 당사자는 감정이 상해 소통의 문을 닫고 말 것입니다.
 
살아가면서 ‘나’의 존재로 인해서 사람들이 용기를 더 갖게 되고 자존감이 크게 향상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말 한 마디로도 상대방을 그렇게 만들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다음과 같은 말을 많이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일은 자네 덕분에 아주 큰 성공을 거두었어. 고맙네.”
“우와, 자네에게 그런 인간적인 면이 있었다는 게 참으로 놀라워. 아주 자랑스럽네.”
“괜찮아. 그 정도 가지고 고개 숙일 필요 없어. 나를 포함해서 누구나 실수하며 사는 거야. 자, 이제 가슴 펴.”
“지난번 성적보다 5점이나 올랐구나. 애썼어. 그러나 엄마가 기쁜 것은 네 점수가 올랐다는 것보다 지난 일주일 동안 네가 시험공부를 하면서 보인 태도 때문이란다. 전과 달리 TV 보는 시간도 줄이더구나. 또 그렇게 좋아하는 게임도 스스로 줄이는 것을 보았을 때 이 엄마는 네가 무척 자랑스러웠단다. 네가 내 아들이라 참으로 기쁘구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