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떼 장관 이루고, 흰꼬리수리가 물고기 잡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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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 떼 장관 이루고, 흰꼬리수리가 물고기 잡는
  • 장정구
  • 승인 2019.01.24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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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검단천 - 장정구 /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



“우와~ 아빠, 저기 봐요. 얼음이 얼었어요”

“엄청 많은 사람들이 얼음 낚시하고 있어요. 우리도 가서 얼음 썰매 타요”
 
검단일반산업단지와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북쪽으로 달리다 보면 양쪽으로 제법 규모가 있는 호수가 나온다. 비좁은 도로의 오른쪽은 검단천 하류이고 왼쪽은 안암호 유수지이다. 덤프트럭이 연신 먼지를 날리는 도로변에는 승용차들이 빼곡하다. 승용차들 사이사이로 이따금 보이는 버드나무들은 뽀얀 먼지를 뒤집어쓰고 서 있다. 검단천 하류 넓은 물길은 김포와 인천서구 주민들에게는 검단수로 낚시터로 더 유명하다. 겨울이면 검단수로는 붕어 얼음낚시 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아빠 따라온 아이들은 얼음썰매로 왁자지껄 하지만 강태공들은 얼음구멍에 드리워진 붉은 찌만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열 개가 넘는 낚시대를 부챗살처럼 펼쳐놓은 사람들도 제법 보인다. 하얀 얼음 위 검은 점들로 보이는 사람들은 얼핏 봐도 백명이 넘는다. 여름내 한 길 넘게 자란 갈대 사이에서 월척을 집중 공략하는 전문낚시꾼들까지 합하면 수백이다.





‘이곳은 이용객의 안전 및 하천시설물 보호, 수질오염 예방을 위해 하천법 제46조의 규정에 의거 낚시 등의 금지구역으로 지정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곳은 낚시행위가 금지된 구역입니다. 위반 시 하천법 제98조 제2항에 의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낚시금지’라는 푯말이 무색하다. 도로변과 하천변은 온통 쓰레기투성이다. 수북하게 쌓인 쓰레기더미도 곳곳에 눈에 띈다. 낚시객들이 버린 쓰레기, 상류에서 떠내려온 쓰레기, 누군가 차로 실어다 버린 부서진 의자들과 깨진 화분들까지,,,....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세요- 인천서구낚시협회’,

‘쓰레기 되가져가기에 동참을 부탁드립니다 – 학운리 주민일동, 오류동 주민일동’ 


나무마다 내걸린 안내문이 애처롭고 아이들 보기 낯 뜨겁다.

 




도로 서측으로는 언덕이고 나무들이 빼곡하다. 나무들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언덕 너머 공간은 수도권매립지 제4매립장으로 계획되었던 안암호 유수지이다. 검단천이 유수지와 만나는 오류1교에 올라서야 비로소 안암호 유수지의 존재를 알 수 있다. 얼마 전까지는 이곳도 둘러친 철조망을 넘는 낚시꾼들이 적지 않았다. 추위에 꽁꽁한 언 호수에도 숨구멍은 남아 있다. 물안개가 오르는 숨구멍에는 오리들이 한가롭다. 호숫가에 큼지막한 검은 물체가 유독 선명하다. 미동조차 없던 물체가 움직이자 날렵하고 매서운 노란부리가 눈에 들어온다. 흰꼬리수리다. 표적을 발견했는지, 구경꾼을 의식했는지 갑자기 날개를 펴고 날아오른다. 위풍당당한 흰꼬리가 선명하다.
 
검단천은 인천광역시장이 지정관리하는 지방하천이다. 인천의 대부분 하천들처럼 한남정맥에서 발원한다. 계양산을 지난 한남정맥은 할메산을 거쳐 천주교인천교구 마전동묘원, 완정초등학교 뒤, 검단도서관, 검단고등학교 앞을 지나 가현산으로 이어진다. 완정초등학교부터 검단고등학교까지 약 9백m 구간은 택지개발로 산줄기였던 흔적조차 남지 않았다. 바로 이 지역이 검단천 본류의 발원지이다. 

인천환경백서에 검단천은 길이가 6.7㎞다. 복개구간을 제외한 수치이다. 2006년 인천녹색연합이 진행한 인천하천 전수조사에서는 검단천 본류의 물길이 검단사거리쯤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 검단사거리부터 완정로를 따라 봉수대로를 만나는 구간까지 약 1㎞가 아스팔트로 덮여있다. 검단천의 또 다른 물길은 금곡초등학교와 동남아파트 사이 약100m와 완정로 옆 약 280m만 덮여있다. 한남정맥부터의 물길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지금 당장도 물길 복원이 가능하다.
 
서쪽으로 서쪽으로 바다를 향하는 검단천은 소하천인 금곡천과 용천을 차례로 만난다. 검단천 물길에는 백로와 왜가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간혹 도요새 무리도 보인다. 여러 물줄기가 모인 검단천 옆으로는 아직 논이 넓다. 겨울이면 기러기 수백마리가 장관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기러기 떼를 볼 수 있을 지 알 수 없다. 이미 많은 논이 아파트로 공장으로 바뀌었다. 지금도 여기저기 포크레인과 불도저의 굉음이 들린다.
 
가현산에서 시작된 대포천을 만나면서 검단천은 제법 넓고, 버드나무도 굵다. 다리가 두 개나 놓인, 비닐하우스와 밭이 있는 강 속의 섬인 하중도(河中島)도 제법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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