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미바다열차 달리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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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미바다열차 달리지 말아야 한다
  • 윤현위
  • 승인 2019.05.15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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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칼럼] 윤현위 / 자유기고가·지리학 박사


원래 필자는 다른 주제로 칼럼을 준비 중이었는데 5월13일에 게시된 인천in 기사인 ‘ 1천억원 들인 월미바다열차 언제 달리나’를 보고 쓰고 있는 칼럼을 미루었다. 이미 인천in 지면을 통해서도 여러 번 다루었던, 그래서 한동안 잊고 있던 이 기차에 대해서 다시 한번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월미은하레일을 월미바다열차로 이름을 바꾸면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건가?
 
1000억 원이 들어갔다는 이 열차는 개인적으로 운행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1000억이 들어갔기 때문에 이름을 바꿔가면서 사업을 추진하는 건 억지고 경제적으로도 비효율적이다. 많은 비용이 투입되었다고 해서 운영에 흑자를 담보할 수 없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안다. 혹 그동안의 비용을 운영을 통해서 보전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이지 않아 보인다.
 
이 열차의 가장 큰 문제는 표면적으로는 안전의 문제이다. 열차가 완성된 이후에 계속적으로 안전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문제가 해결되지 못했다.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더 근원적인 문제가 있다. 이 프로젝트는 그동안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월미은하레일은 2009년 인천도시축전 기간에 운행을 시작하기 위해서 공사일정을 무리하게 앞당겨 부실공사에 상당 부분 원인을 제공했다.
 



 
벌써 10년 전의 일이고 그 사이에 인천시장이 세 명이나 바뀌었지만 월미은하레일이 그대로 서있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그동안 안상수 시장 이후의 인천시장들은 선거 때마다 안상수 시장 재임 기간에 발생한 일들일 비판하면서 새로운 인천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지만 월미은하레일은 모두 개통시키려고만 노력했지 이 문제를 처음부터 원점에서 조사하거나 손익에 대한 정밀한 조사와 연구를 바탕으로 철거와 운영에 대해 고민한 시장은 기억나지 않는다.
 
은하월미레일은 건설비용만 800억 원이 들었다. 과거 시사in에 월미은하레일을 다룬 기사를 보면 해체하는 데에도 200억 정도의 비용이 소요된다. 전임시장의 잘못 때문에 자신들의 예산을 쓰는 일은 그들 입장에서 내키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은 우리도 안다. 또한 월미도를 위시한 원도심 활성화 측면에서 제기될 반대도 부담스럽다. 그렇게 해서 10년의 시간이 지난 것이다. 인천시와 이 사업을 직접 운영하는 인천교통공사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신과 같은 조직에 있거나 혹은 자신이 책임질 각오로 월미은하레일 건설과정에서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과거 시공사와 민사상의 재판도 있었지만 재판 결과 자체가 월미은하레일의 쟁점이 되지는 못했다.
 
혹시 누군가가 책임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계속 이 사람을 추진하는 것은 아닌가 묻고 싶다. 책임자를 찾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이러한 일이 발생하게 된 구조적인 문제점을 찾자는 것이다. 그래야 추후에 인천에서 꼭 인천이 아니더라도 다른 지차제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월미은하레일이 운행된다고 가정했을 때, 월미도의 관광이 활성화된다고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이런 내용들이 지역 상인과 주민들에게 희망고문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 더 이상 개통할 수 있다 없다, 혹은 개통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 하는 식의 논쟁과 입씨름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월미도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다른 방안들을 강구하면 된다. 꼭 그 수단이 월미은하레일일 필요는 없다. 이 논의가 지속되는 사이에 지금 세워둔 월미은하레일이 진짜 녹이 슬고 쓰러져가면 월미도 전체가 흉물이 되고 쇠퇴할 수 있다.
 
재개발이 지연되는 지역들은 쇠퇴의 속도가 훨씬 더 빠르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그러면 설치에 들어간 1000억과 철거에 들어가는 200억을 합친 1200억 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지도 모른다. 월미도가 망가지고 인천이 온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인천시민이 있는가? 인천교통공사가 아니 ‘인천교통공사 따위’가 월미도보다 소중한가?
 
월미도 어디쯤 철거한 열차와 레일을 남겨두고 기념할 수 있는 공간으로 두었으면 한다. 월미은하레일은 실패한 관광활성화 정책 중에 하나로만 두어선 안 되겠다. 이 열차는 왜 실패했고 지금 계속 추진하려는 세력은 누구이며 이들은 어떤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기록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이런 일들이 계속되면 한국의 지방자치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인천에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전국의 지자체에 이런 일이 얼마나 많겠는가?
 
교훈을 얻기에는 이미 충분한 돈을 지불했다고 생각한다. 이 사건이 신문기사에 그치지 않고 학술논문을 거쳐서 도시나 개발에 관련된 교과서에 실리는 상황에까지 이르면 그만큼 인천이 망가진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되겠다. 월미은하레일이든 월미바다열차든 둘 다 달리지 않았으면 한다. 달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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