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많은 민들레, 서로 다른 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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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많은 민들레, 서로 다른 민들레
  • 문미정 · 송석영
  • 승인 2019.05.23 0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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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장봉도의 민들레


장봉도에 와서 많은 자연들을 만난다. 그중 요즘 만나는 자연은 민들레다. 도시에서 봐오던 민들레와는 다르다. 여러 종류의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아주 많은 민들레를 볼 수 있기도 하다.
민들레의 어원은 문들레다. 사립문 틈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흔한 꽃이어서 그리 불렸다 한다. 사립문 틈에서도 살아남을 정도로 흔하지만 사람에게 매우 유용한 약용 식물이기도하다.  

 



여기 장봉도에서도 민들레는 매우 흔하다. 너무 흔해서 온 밭을 독차지하기도 해서 캐내거나 베어버려야 하는 일도 생긴다.

흰 민들레를 보자 남편은 3대 약용 식물이니 어쩌니 하며 번식시키라며 호들갑이다. 나에게 민들레는 좋은 식재료다. 잘게 썰어 비빔밥에도 넣고, 부추, 쑥 등과 섞어 전을 해먹어도 좋다. 파채 양념에 무쳐서 먹어도 아주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아이들에게는 영원한 장난감이다. 꽃으로 있을 때는 꽃다발을 만들어 놀고 씨앗이 맺히면 홀씨를 불며 뛰어다닌다.



 

나는 도시에서는 보지 못했던 흰 민들레와 흰 노랑민들레의 번식을 조금 도와주기로 맘 먹는다. 서양종은 자가 수분을 하여 아주 잘 번식하지만 토종은 자가 수분이 안되고 화분이 적어 씨가 잘 맺히지 않는다. 그래서 점점 서양 민들레에게 밀려 우리 눈에서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올 봄 더운 날이 좀 있더니 눈여겨 두었던 흰 민들레가 홀씨를 맺었다. 바로 심어야 발아가 잘 되기에 바로 그 옆에 부엽토를 밀어내고 심어주었다. 그리고 주변에 있는 민들레는 모조리 뽑아 반찬으로 해먹었다. 부추와 섞어 전도 해먹고, 겉절이도 해먹었다.
 
민들레는 우리 가족에겐 이렇게 유용한 식물이지만 공원을 관리하거나 영농 현장에서는 아주 골칫거리다. 뽑아도 뽑아도 노란 꽃이 또 어느 틈엔가 피어난다.

민들레를 대하는 사람들의 자세를 보면서 사람살이도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 누구에게는 사랑스러운 존재가 되고, 누구에게는 천대받는 이가, 누구에게는 귀하디 귀한 사람일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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