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성한 사회활동, 지역 문제 해결에 앞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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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성한 사회활동, 지역 문제 해결에 앞장 …
  • 송정로
  • 승인 2010.03.23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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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대구대 총장된 홍덕률 인천나들이

지난해 9월 인천 출신으로 연고도 전혀 없이 대구대학교 총장에 당선돼 화제를 모았던 홍덕률(53) 총장이 19일 ‘인천문화사랑방’(대표 유봉희) 초청으로 인천에 왔다.

당시 홍 총장의 당선 ‘사건’은 비주류이자 개혁적 교수로서 연고 사회의 폐단이 극심한 보수적인 지역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대구에선 ‘기적’, ‘이변’ ‘의아’ 등으로 불리며 작지 않은 충격을 몰고 왔다.

홍 총장과 인천문화사랑방 회원 등 20여명은 19일 오후 7시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의 한 음식점(‘시옌’)에서 모였다. 이 자리에서 홍 총장은 자신이 31세 때 대구대 교수로 임용돼 1994년 학내분규 때 해직됐던 일, 지역사회에서 지식인로서 왕성한 사회활동을 벌였던 일, 지난해 임시이사 체제에서 정이사 체제로의 전환기에서 자신의 총장 당선 과정에 대해 1시간 가량 담담히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그리고 그는 총장 당선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진정성의 승리’로 압축했다.

인천에서 태어난 홍 총장은 제물포고를 거쳐 서울대에서 사회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88년 대구대 교수로 부임했다. 그의 삶에서 가장 큰 사건은 1994년 재단비리 규명과 총장직선제 등을 요구하는 교내 민주화운동에 앞장서다, 1년 간 해직된 것이다. 당시 교수협의회 총무였는데, 그의 해직은 오히려 많은 교수들의 반발을 사 정부가 파견한 임시이사체제를 불러왔다.



“해직됐을 때 조금 갈등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많은 교수님들과 학생들이 제 해직이 부당하다며 철야농성에 들어갔습니다. 해직된 1년 동안 교수님들이 1만원씩 모아 매달 200만원씩 저에게 생활비를 대주었습니다. 그때 대구대를 떠나지 않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복직 후 홍 총장은 한국지역사회학회 회장과 (사)대구경북분권혁신아카데미 원장, 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 공동대표 등을 지내며 지역 문제 해결에 앞장서 왔다. 또 대구지역을 대표하는 개혁적 지식인으로서 대구KBS 'PD 리포터 시선‘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을 비롯해, 지역 각 방송사의 시사토론 프로그램 사회를 맡고, 신문에도 수많은 칼럼을 쓰며 적극적으로 현실 문제에 참여했다. ‘연고’의 벽이 두터운 지역사회에서, 연고가 없는 그는 껄그러운 현안에 대해서도 눈치 볼 것 없이 ‘독야청청’ 목소리를 높여왔다.

지난해 대구대학교 정이사 체계 전환을 앞두고 그는 총장 후보로 추천돼, 결선 투표에서 당선됐다. 대학 총장선거에서 고등학교 학연이 중요한 기반 임에도 홍 총장에겐 투표에 참가한 700여명의 대구대 교수, 직원들 중 고교 동문은 단 한명도 없었다.

그는 대구대에 재직하면서 내내 긴장의 연속이었다며 어려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합리적인 비판, 개혁적 목소리는 보수적 지역인사들도 인정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개인적인 실수나 도덕적인 문제가 조금이라도 드러나면 바로 ‘끝장’이기 때문에 조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홍 총장은 이날 지인들과 밤 늦게까지 함께 하고 이튿날 대구로 떠났다. 이날 모임에는 서규환 인하대 교수, 박재윤 인천대 교수, 서주원 인천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황치일 해반문화사랑회 이사장, 최원식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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