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을 돕는 땀방울에 보람을 찾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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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을 돕는 땀방울에 보람을 찾지요"
  • 김도연
  • 승인 2010.01.01 0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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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2010 희망세상:봉사의 힘, 봉사의 행복>①정정숙
나라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섰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 주위에는 많은 이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정작 그들을 아프게 하는 것은 외로움이다.

외로움으로 고통을 겪는 이웃에게 또 하나의 가족으로서 보살펴 주는 이들, 바로 자원봉사자다.

<인천in>은 2010년 한 해를 '봉사의 힘, 봉사의 행복'이란 주제로 소외된 이웃들에게 따뜻함을 전하는 자원봉사자들을 찾아 그들의 행복한 미소를 담는다.


보배봉사단 자원활동가 정정숙씨

해마다 이맘때면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에겐 도움의 손길이 이어진다. 그 가운데에서도 추운 날씨만큼 얼어붙어 있는 몸과 마음을 녹여주고 위로하는 봉사자들은 더할 나위 없는 고마움으로 다가온다.

보배봉사단 홍보미디어팀에서 일하는 정정숙(50)씨는 10년 넘게 변함없이 자기 위치에서 마치 끼니를 때우듯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있는 봉사활동가다.

보배봉사단은 지난 '2002 한일월드컵' 개최를 즈음해 결성된 인천시의 봉사조직이다. 각각 분야별로 여러 팀으로 나누어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이곳에서 정씨가 소속된 곳은 홍보미디어팀이다.

인천시의 각종 행사는 물론, 국가적인 행사와 지난 두 전직 대통령 서거에 따른 합동 분향소 설치 등 공식 비공식의 여러 행사에 안내 도우미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씨의 봉사활동은 주로 사회복지시설 등에 입소해 있는 노인들을 돕는 것이다. 그래서 그가 속한 봉사활동 팀만도 보배봉사단 외에 청솔팀, 십자매, 수봉회, 엄마손 등 여러 개다.

정씨가 노인봉사를 시작한 것은 보배봉사단 일원이 되기 훨씬 이전부터였다.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1994년부터예요. 인천여성문화회관을 다니며 처음에는 저도 다른 봉사자들처럼 순수한 노력봉사 정도로 시작했지요. 그러면서 지금 하고 있는 수지침 기술을 배워 어르신들을 만나고 있어요."
 
처음에는 여성문화회관을 다니며 소모임을 통해 사회복지시설이나 농촌지역을 대상으로 봉사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여느 소모임처럼 불우이웃돕기 바자회 등을 열어 장학금을 지원하거나 홀몸노인들을 돕는 정도였다. 그런 가운데 수지침을 배울 기회가 생겨 1996년부터 본격적으로 노인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바쁠 때는 주말을 제외하고 1주일 내내 봉사를 나가기도 하지만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금요일은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해요. 복지시설에 있는 노인들에게 수지침을 놓아 드리거나 노력봉사를 나가는 날이에요.”
 
계양구에 위치한 노인복지시설 노틀담사랑터는 정씨가 수지침을 배운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나가는 곳이다. 매주 수요일 방문을 하는데, 개인적인 일이 있어 한 주라도 빠지는 날이면 노인들이 정씨를 꼭 찾곤 한다. 그 다음 주에 방문하면 "지난 주에 왜 오지 않았냐"며 노인들이 그의 손을 붙잡고 놓지 않을 정도다.

이제 정씨는 노틀담사랑터 노인들의 친구이자 딸인 셈이다.
 
"그러려고 한 것은 아닌데 하다 보니 주로 노인들을 위한 봉사를 하게 됐어요. 그래서 노인분들과의 인연은 깊어요."
 
정씨가 수지침 봉사만 하는 것은 아니다. 노틀담사랑터 외에도 지난 97년 인연을 맺은 서구에 위치한 노인요양시설 온정의 집에서는 세탁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한다. 매주 월요일에는 노틀담복지관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치고 재가노인 등을 위한 밑반찬 지원봉사도 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에는 다른 복지시설을 찾아 봉사를 한다.

정기적으로 봉사를 하는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금요일 외에도 인천광역시 자원봉사세터에서 각종 행사 지원이나 현장 봉사가 필요한 날이면 정씨는 마다하지 않는다.
 
"얼마 전에는 장애아동시설의 나들이 행사에 봉사를 나갔는데, 제 몸의 두 배나 되는 남자아이를 도와주게 됐어요. 그런데 휠체어를 탄 그 아이를 돕는 일이 생각보다 너무 힘든 거예요. 하루 종일 땀을 흠뻑 흘리면서 힘은 들었지만, 그 아이의 천진난만한 미소를 보며 즐거운 보람을 찾았죠."
 
거의 매일 봉사를 나가다시피 하는 그의 힘을 빼는 일은 봉사자들에 대한 주변의 선입관이다. 봉사활동가를 대하는 당사자가 아닌 주변 사람들이 봉사자를 마치 생색을 내려는 사람들처럼 쳐다보는 눈길과 비꼬듯 이야기하는 말이 그에게는 큰 부담이다.
 
"제가 봉사활동을 처음 시작할 때보다 지금은 많이 변했지만, 봉사를 마치 있는 사람들의 생색내기 식으로 바라보는 시선과 현장에서 봉사자들을 마치 일꾼처럼 대하는 사람들의 행동이 아직도 눈에 띄어요. 그럴 때면 그냥 무시하고 넘기지만 그래도 마음 한켠으로 서운함과 아쉬움은 남더라고요."

정씨의 바람은 봉사자들의 활동을 그냥 순수하게 바라봐 달라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노인분들을 위한 봉사를 해왔잖아요. 앞으로는 기회가 오면 영유아 보육시설을 찾아 봉사할 수 있었으면 해요. 봉사의 영역이 한정된 건 아니니까요."
 
지금도 매주 봉사를 하느라 눈코 뜰 새 없지만, 자신이 찾지 못한 다른 어려운 이웃에게 눈을 돌리는 정정숙씨는 묵묵한 봉사활동가의 모습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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