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여서 딛는 발은 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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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여서 딛는 발은 길이 된다.’
  • 김현규 김나래 대학생기자단
  • 승인 2013.12.0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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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독립영화협회 여백 대표를 만나다
‘모여서 딛는 발은 길이 된다.’
인천에는 독립영화를 만들어가는 영화인들의 모임인 인천독립영화 협회가 있다. 독립영화를 사랑하고, 그 비전으로 영화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나가는 이들이다. 협회의 대표인 여백(41) 감독을 만나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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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영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 다큐멘터리 작업이란 게 내가 전하고 싶은 삶의 모습을 열심히 관찰하는 일로 시작하게 된다. 그 과정이 카메라를 사이에 두고 사람을 만나는 일 같지만, 실제론 내가 사람을 만나는 일이 된다. 내가 보기에 그게 독립다큐멘터리가 가진 최고의 매력이고 장점이다.
 사실 상업적 이익을 얻기 위한 투자를 제작기반으로 두는 상업영화에 비해서 독립영화는 자신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제약받지 않고 자유롭게 할 수 있다. 그러니 특별히 독립영화를 선택하거나 한 것은 아니다. 다만 상업영화는 별로 관심도 없었고, 할 수도 없었을 뿐이다.
 
- 영화를 통해 사람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가.
 
▶ 젊었을 때에는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다루었다. 그러다 한 10년 전부터 교육활동을 하면서 공동체적 삶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고, 작업도 그런 방향으로 하게 되었다.
 
- 영화를 제작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들이 있다면?
 
▶ 특별하게 이거다 하고 꼽을 건 없다. 과정 모두가 기억에 남는 경험이었다.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삶에 밀착하여 관찰을 하고, 새롭게 만나게 되니까 매 순간이 기억에 남게 된다.
 영화제작으로 한정하지 않는다면 근래에는 역시 독립영화협회를 함께 만드는 과정이 가장 즐거운 경험이긴 했다. 어떤 사람들이 모일까, 얼마나 모일까, 잘될까 등의 기대감에 떨리고 설레었다.
 
- 독립영화 시장이 예전과 비교하여 변화가 있었나?
 
▶ 과거에 비해 현재 독립영화 시장에 변화가 있다고 보긴 힘들다고 생각한다. 단지 예술영화관, 독립영화관 등이 만들어지면서 극장에서 상영되는 독립영화가 많아진 점 정도는 변화라 하겠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어려운 영화’ ‘이념적으로 치우쳐진 영화’라는 편견이 많고 예술영화와 독립영화와의 개념적 차이를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독립영화의 미래를 위해서 영화 제작을 위한 지원은 지원대로 하되(물론 늘어야 한다), 사람들이 독립영화를 자주 접할 수 있도록 알리고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기회와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
 
- 인천독립영화협회의 창립 취지라면?
 
▶ 첫째, 상업영화 업계와 달리, 독립영화는 특히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협회가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면 영화를 함께 만들어 갈 PD, 감독, 스태프, 배우들이 서로를 만나는 일이 쉬워질 것이라 기대한다. 또한 앞으로 영화에 사용할 기자재를 구하는 일도 협회의 물적 네트워크를 통해 수월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둘째, 현재 독립영화 시장이 가지고 있는 한계는 개개인이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때문에 동일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해결책을 함께 고민해보고자 인천독립영화협회를 창립하게 됐다.
 
- 인천독립영화협회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은
 
▶ 많은 시민들이 독립영화를 접할 수 있도록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우선 매달 정기상영회를 세번째 주 토요일마다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In Flim 영화제를 인천독립영화제로 명칭을 변경해서 내년부터 정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영화관 외의 곳에서 독립영화를 상영할 방법도 모색 중에 있다. 현재 독립영화인 또는 예비 영화인을 위한 교육·기술·훈련 워크샵을 계획 중이고, 인천 지역에 영화제작 관련 인프라 구축을 위해 렌탈샵을 운영하는 방법도 찾고 있다.
 
- 정부에게 바라는 점은
 
▶ 독립영화 전용 상영관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상영관 운영은 영화인에게 맡겨 줬으면 좋겠다. 상업적 수단 중 하나가 아니라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그리고 영화산업 발전의 선순환 구조를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독립영화의 발전을 기다려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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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립영화의 비전은?
 
▶ ‘영화를 만든다’라는 건 사람들하고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즉, 어떤 삶을 살고 싶다와 연결이 된다. “우리 이렇게 살아 봤으면 좋겠어요.”, “지금 우리의 모습은 이런데 이런 모습은 좀 아니지 않아요?” 같은 메시지는 사회적 발언이라 보아야한다. 우리가 사회를 구성하고 살아가기 때문에 이 사회를 어떻게 같이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다.
 그러한 사회적 발언이 있기 때문에 영화 만드는 것을 사회적인 노동이라 생각한다. 비용 마련도 결과에 대한 평가도 사회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지금의 예술은 상품을 만드는 생산자가 고립되어 생산을 하고 있다. 그리고 유통을 장악하고 있는 상업적 자본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독립영화로 사회적 발언을 하고 싶은 사람들은 창작자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시민까지 포함해야 한다. 영화를 만드는 전체과정에서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같이 준비하고, 노동이나 혹은 비용을 나누고, 같이 평가하고 그 다음 과정을 다시 준비할 수 있는 그런 그룹이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협동조합을 꿈꾸고 있다. 그 안에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있다. 예술협동조합은 사회적 발언을 하고자 하는 자와 생산물을 가지고 함께 보고 나누는 사람들이 같이 얽혀야한다. 그러면 건강한 작품이 계속 나오고, 그러한 작품이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정말 필요한 곳에 발언으로 쓰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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