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아트센터에 오는 사람 모두가 즐거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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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아트센터에 오는 사람 모두가 즐거우면 좋겠다."
  • 김영숙 기자
  • 승인 2014.04.15 20: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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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아트센터 고동희 신임관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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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평아트센터가 우리 구에 있어서 참 좋다’는 말을 들으면 좋겠습니다.” 부평아트센터 2대 관장으로 취임한 고동희 관장은 아트센터가 지역에 밀착해 좀 더 많은 주민이 자연스럽게 문화생활을 누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취임한 지 3주 남짓 지난 요즘, 그는 주민에게 다가가기 위한 새로운 고민과 계획으로 날마다 바쁘다.


- 지난달 20일에 부평아트센터 2대 관장으로 취임하셨습니다. 3주 정도밖에 지나지 않아 바쁘셨을 텐데 어떠셨나요.

“여기 부평아트센터는 제가 아주 친숙하게 있던 공간입니다. 아트센터가 개관되던 해, 극단 <십년후>가 상주단체로 들어와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십년후> 소속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공간 자체도 그렇고, 사람들과도 아주 친숙합니다. 그동안 이 분들과 지역문화예술에 대한 고민도 함께 나눴던 터라 쉽게 연착륙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희망하고 기대하고 있는 것은, 그 문제들을 어떻게 잘 풀어나갈까 하는 것입니다. 함께 고민하던 문제들을 직접 시도해보고 정책적으로 마련해 실행해볼 수 있는 위치에 와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요구해온 문제들을 해결할 가능성도 커졌다고 봅니다.”


- 부평구민이 문화예술과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특별히 계획을 세우셨나요.

“저희 부평아트센터는 2010년에 단위사업에 대한 게 아니라 아트센터가 기본적으로 가야 될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실행하기 위해 문을 열었습니다. 만 4년이 됐습니다. 개관 초기였지만 저희 부평아트센터는 복합문화예술을 위한 위상을 찾아가는 데는 웬만한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제가 나열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두 번째 관장이 됐습니다. 그동안 아쉬웠던 것은 시 단위 공연장이 아니라 구 단위 공연장으로서, 당연히 지역과 밀착해야 되는데 그게 좀 안 됐다는 생각을 합니다. 좀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관장에 응모를 하면서도 지역공연장이 지역과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를 고민했습니다. 관객도 그렇고, 지역문화단체와의 관계가 어떻게 되는 게 바람직한가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공연장을 지을 때도, 지역에 아트센터가 나타나니까 뭐가 달라지겠지 하는 기대가 컸습니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그렇듯이 잘 된 부분도 있고, 그렇지 못한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초창기 공연장이 갖는 정책적 역할을 좀 더 충실히 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역과 결합하는 게 쉽진 않습니다. 성과가 떨어지고, 성과를 예상해서 지역과 활동을 주저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에서 20년 동안 활동하면서 느낀 점과, 문화예술에 대해 고민하면서 이야기를 나눈 것들에 중심을 두고 가고 싶습니다.”

“동네 공연장이 유통 중심으로 가는 추세이기도 합니다. 가장 쉬운 방법이기도 합니다. 물론 유통을 하지 말자는 게 아닙니다만, 좀 더 궁극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지역 사람들과 어떻게 더 가깝게 밀착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올해는 사업이 정해진 상태에서 제가 온 것이고, 향후 사업을 계획할 때 그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고민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봅니다.”


- 취임하시고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실행할 수 있나요. 아니면, 부평아트센터에서 특별히 기획한 프로그램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올해 특별히 새로운 계획이 들어가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기 오기 전에 협의한 부분이 있습니다. 올해는 지역과 결합하는 데 특별한 사업이 두 가지 있다. 아트센터가 제작공연을 했습니다. 5월에 키즈페스티벌을 크게 합니다. 국악어린이음악극인데, <환락궁의 모험>입니다. 또 하나는, 11월에 부평 캠프마켓을 배경으로 <에스캄 보이(가제)>라는 뮤지컬을 올립니다. ‘에스캄’은 해외에 미군에 주둔하고 있는 지역을 말하는데, 우리나라에는 부평과 송탄 등 여러 곳에 있었습니다. 에스캄 부대 주변에서 성장한 소년 이야기를 엮어낼 예정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케이팝이 전 세계적으로 광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따져보면, 우리나라의 대중문화는 미군부대의 무대에서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동두천, 이태원으로 번져나가기 전에 부평이 시발점이었죠. 그 당시의 올드팝이나 재즈, 가요 등 음악을 중심으로 한 대중성 있는 음악으로 제작할 예정입니다. 미군부대 이야기라면 흔히 어두운 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다루는데, 우리는 좀 더 밝은 이야기로 다룰 예정입니다.”

“지금 말씀드린 두 편, <환락궁의 모험> <에스캄 보이(가제)>는 우리가 지속적으로 공연할 예정입니다. 내년에도 그렇고, 우리나라 다른 지역으로 순회공연도 모색하고 있습니다. 잘 다듬어서 국제시장에 내놓을 만하면 그것까지 구상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그 부분은 제가 관장이 되기 전부터 협의된 사항이라, 좀 더 수월하게 이뤄지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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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단 <십년후>를 비롯해 인천연극협회, 한국연극협회, 인천예총, 시립극단 등 인천에서 오랫동안 활동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인천에서 나고 자라셨나요.

“충북 단양에서 나고 자랐고, 고등학교 졸업하면서 인천으로 왔습니다. 시골과 도시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인천은 지금 참 많이 바뀌었습니다. 처음 인천에 왔을 때는 인천은 지금 원도심 느낌이었습니다. 버스를 타면 참 많이 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느 동네를 들러서 주안역에 가고, 또 동네를 구불구불 한참 돌았습니다. 특히 주안역 주변에 있는 석탄공장이 많이 생각납니다. 주안공단 지역들도 생각이 많이 나고요. 동암역도 사실 역만 벗어나 십정동 쪽으로는 야산이 있는 시골 느낌이 많이 났습니다.”

“부평 남부역쪽을 신촌이라고도 했습니다. 에스캄 부대가 들어오기 전에 일본이 군수창으로 썼습니다. 하역이나 일본사람도 기거해야 하면서 ‘새로운 마을’이라는 뜻에서 ‘신촌’을 쓴 것 같습니다. 지금 동수역 일대죠.”
 

- ‘이 일은 꼭 해보고 싶다’는 일이 있을까요.

“부평에는 전국적으로 지명도가 있는 ‘풍물축제’가 있습니다. 올해로 18주년이 됩니다. 역사상도 높고, 잘 유지되고 있습니다. 풍물축제의 명성은 그대로 이어가고, 조금 더 자연스러운 축제 형태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여기는 전시장도 있고, 공연장도 있고 광장도 있어서 5월에 축제를 할 예정입니다. 같은 달 5월에 열리는 키즈페스티벌은 아이들이 중심이 되는 축제이고, 여기서 기획하고 있는 것은, 아주 거창하지는 않더라도 구민들을 위한 좋은 프로그램을 하고 싶습니다. 또 부평 지역에 있는 문화예술 콘텐츠들이 부평아트센터를 통해서 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야 한다고 봅니다. 부평에는 장르별로 참으로 다양한 분들이 활동하고 계시는데 실제로 표현하는 데 한계를 느끼는 점도 있을 거라고 봅니다. 그런 문제들을 풀어드려야 한다고 봅니다.”

“아까 말씀드린 미군부대가 있을 때의 대중문화가 우리나라 문화의 기본이 됐고, 그 맥이 지금도 있습니다. 음악성 있는 밴드를 중심으로 부평 지역에는 자양분이 많습니다. 더욱이 최근에는 젊은 음악가들이 합류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자발적으로 누군가 뿌리를 내리고 활동하고 있는 분들과 접목되는 형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 1년 후쯤 부평아트센터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떻게 바뀌면 좋을까요.

“예술가, 예술단체, 구민이 ‘아, 아트센터가 우리 지역에 있구나’를 체감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공연 사업 하나로 되는 일도 아니고, 짦은 시간에 될 일은 아니지만 조금씩 달라지는 느낌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광역단체는 굳이 지역을 나누지 않고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구민과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프로그램이 좋으면 인천 전역을 비롯해 서울, 시흥, 부천에서도 오실 수 있습니다. 구민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것 가운데 하나는, 다른 지역 사람들이 와서 참 좋다고 말할 때이기도 할 겁니다. 저희 부평아트센터는 지리적으로도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물론 멀리 계시는 분들도 많지만, 저희는 1호선 백운역과 가깝습니다. 다만 부평도서관 앞 큰길에서 잘 보이면 더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습니다.(웃음)”


- 어느 직장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새로 온 ‘장’은 직장 분위기나 직원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관장으로서 생각하는 직장 분위기는 어떠신가요.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부평아트센터는 두 가지 서비스를 해야 합니다. 하나는 관객에 대한 서비스를 위한 공간이고, 예술가와 예술단체를 위해 동시에 서비스를 해야 합니다. 취임하고서 직원들과 처음 미팅할 때 “당신들이 즐거워야 우리가 좋은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직장에서는 구성원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물론 직장으로서의 가치도 있지만, 우리 아트센터는 좀 특별한 직장입니다. 직원이 먼저 즐거워야 즐거운 서비스를 줄 수 있고, 구민이든 예술가든 오시는 분들이 아트센터에 즐겁게 오시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모든 사람이 즐겁게 일하고 즐겁게 공연하는 일은 무척 중요합니다. 물론 관장을 만날 때도 즐거워야 합니다. 만나서 괴로우면 무슨 일을 잘할 수 있겠습니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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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트센터에 들어온 직원들은 처음부터 전문성을 인정받고 온 분들입니다. 관장보다는 우리 구성원이 훨씬 더 중요하고 할 일이 많고, 기본을 이룬다고 생각합니다. 관장이 하는 일이 좀 더 대외적이고 포괄적이라면, 직원은 일의 근간이고 그래서 더 으뜸이라고 봅니다. 제가 잘 부탁해야 하는 분들입니다. 직원들이 더 오래 계실 분들이기 때문에 그 분들의 전문성을 배려해야 합니다. 그 부분은 어느 경우에도 존중돼야 한다고 봅니다. 자기 분야의 교육도 외부적으로 많이 받으면 더욱 좋겠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일에 치여서 많이 받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쉽지는 않지만, 다른 지역과 다른 광간과 교류하면서 경험해야 한다고 봅니다. 비수기를 노려서라도 채워야 할 부분은 꼭 해결해야 합니다. 사람이 부족하지만, 모두 열심히 하십니다.”

“워크숍도 중요합니다.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게 아닌데도 예산이 없다고 합니다.(웃음) 직장을 벗어나서 아트센터를 생각하는 것과, 책상 앞에서 아트센터를 생각하는 것은 참 다르다고 봅니다. 각자 1~2만원이라도 내서 가야,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고 봅니다. 영화를 보든 체육대회를 하든,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서로 다음 사업을 구상하는 데 꼭 필요합니다.”


취임한 지 채 한 달이 안 돼서 그런지 관장실의 책장은 거의 비어 있었다. 고동희 관장은 게을러서 아직 정리하지 못했다고 하나, 시간이 흘러가면서 비워진 책장은 어떻게든 채워질 것이다. 비어 있는 책장에 채워질 책들처럼, 새롭게 취임한 관장은 구민을 위해 어떤 구상을 하고 실행하면서 구민의 마음 속으로 들어갈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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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강순 2014-04-16 10:44:50
고동희 관장님 취임을 늦게나마 축하드립니다. 지역 문화가 더욱 발전될수 있도록 많은 생각과 정책을 펴시어 문화를 통해 인천시민이 행복하게 해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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