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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래잡기 같은 카바디에 마법처럼 빠지다

[인천AG사람] 카바디 여자국가대표팀 이현정 선수

14-10-01 21:15ㅣ 이재은 기자 (dimfgog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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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술래잡기’라고 하고 누군가는 ‘피구’ 같다고 한다. 심판에게 보이도록(혹은 들리도록) ‘카바디 카바디’를 속삭이며 숨을 참으며 상대편을 공격한다. 공격하는 동안 숨을 쉬면 안 되기 때문에 혀를 내밀거나 입술을 다물면 ‘can't out’. 다리가 잡히면 점수를 잃으니 팔로 상대를 밀면서 다리를 빼내 점프하거나 kick을 해야 한다. 이현정 선수(23. 경성대 체육학과4)는 “온몸을 다 쓰니까 정말 매력적이죠!”라고 카바디를 자랑한다.

이현정 선수는 초등학교 때 검도와 축구를, 중학교 때는 농구를 했다. 농구는 스카우트를 받을 만큼 실력이 뛰어났다. 건축업에 종사했던 아버지의 일이 재미있어 보여 공대에 진학하기로 결심, 고등학교 때는 운동을 하지 않았다. 어느 날, 부산 동아대 유도장에서 ‘오빠’들이 카바디 연습하는 걸 보고 마법처럼 푹 빠져버렸다.

“그날 청바지에 남방을 입고 있었는데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고 바로 오빠들이 하는 경기에 뛰어들었어요. 정말 재미있었어요.”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이현정 선수가 연습을 시작하고 두세 달 뒤 카바디 국가대표 선발전이 있었다. ‘운 좋게’ 평소실력 이상을 발휘했고 ‘운 좋게’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고등학교 3학년 때 대표팀 훈련에 합류,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처음에는 어떻게 부딪치고 피하는지 몰라서 양 무릎의 십장인대, 연골이 파열됐어요. 시합 때도 그 상태로 출전했고요. 광저우에서 돌아와 체대 실기를 마친 뒤에야 수술할 수 있었죠.”

2010년 광저우AG을 시작으로, 이듬해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주니어AG에 참가, 2012년에는 인도에서 월린 월드컵과 한국, 대만, 태국, 일본 4개국 친선경기에서 실력을 뽐냈다. 지난해에는 해마다 열리는 4개국 친선경기에서 태국을 이기고, 인천실내무도AG에서는 동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뤘다. 태국 카바디팀은 광저우 은메달리스트이기도 한 강적이었다.

한국 카바디 국가대표팀의 급성장에 놀라 올해 이란팀이 우리나라로 전지훈련을 왔다. ‘방심하면 안 되는 팀’, ‘급성장하고 있는 무서운 팀’이라고 소문(?)이 난 것이다. 순식간에 성과를 낸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이 선수는 “한국인 특유의 승부욕이 작용한 것 같다”고 대답했다. “광저우 대회 때 무릎이 아픈데도 정말 열심히 했거든요. 국가대표팀에 있으니까 남다른 애국심이 생기더라고요. 아픈 것도 못 느꼈어요.”

술래잡기와 격투기가 혼합된 카바디는 1990년 베이징AG에 남자부가 정식종목이 됐다.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는 여자부도 정식종목으로 인정받았다. 한국 카바디팀은 2002년 부산AG 때 처음으로 참가했으며 이후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한국 카바디 국가대표팀은 2009년부터 대한체육협회에 준가맹단체 승인활동을 하고 2013년 정식 가맹단체가 됐다. ‘정가맹단체’라 훈련비를 지원받지만 6-7개월밖에 지원되지 않아 훈련비를 12개월로 쪼개 어렵게 연습을 이어가고 있다.

“현아(26) 언니랑은 4년간 팀을 떠나지 않고 서로 의지하고 있어요. 단 둘이 연습할 때도 있었죠. 저를 비롯해 은혜, 현아, 재원 언니가 모두 광저우AG 멤버예요.”

 

지난해 2월에는 40여일간 인도에 전지훈련을 갔다. 인도는 카바디 종주국으로 아시아 최강이다. 한국선수들이 체력은 좋았지만 기술력이 부족했는데 인도의 샬마 코치에게 기술력과 게임센스 등을 체계적으로 배웠다. 각자에게 맞는 포지션도 찾고 팀 구색도 맞췄다. 샬마 코치에게 9개월 간 트레이닝을 받고 지금은 레디에게 지도받고 있다.

부산에 사는 이현정 선수는 경성대 체육학과에 특기생이 아닌 일반학생으로 재학 중이다. 출석은 ‘국가대표선발팀 훈련’ 공문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수업이나 시험은 어림도 없다. 이 선수와 이름이 똑같은 과 친구 ‘현정 씨’가 4년간 노트를 빌려주고 과제와 리포트를 도와준다. 선수생활과 학업을 병행하면서도 1학년 때 전체 체육학과 학생 110명 중 3등을 해서 장학금도 받았다. 교수님들도 이 선수의 노력을 인정(?)해 지금은 열렬히 지지해주고 계신다.

지난 30일 오전 대한민국과 인도와의 경기가 있었다. 방글라데시에 이어 여자 단체전 A조 경기에서 인도에 26-45로 패하며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이현정 선수는 경기 후 펑펑 울었다. 4년 동안 쉬지 않고 달려 태국도 이기고, 동메달도 땄는데 이번 아시안게임 때 성적을 내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컸다.

올해 초 아버지가 간암 말기 진단을 받았고, 이 선수는 5, 6개월간 아버지를 돌보느라 훈련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했다. 경기가 끝난 뒤 그런 회한이 밀려와 더 눈물이 났다.

이 선수는 코치가 꿈이다. 물론 서른 초반까지 카바디를 떠나지 않을 거다. “태국 선수 중에 뛰어넘고 싶은 상대가 있어요. 정말 잘하는 선수인데 그 선수를 이기고 싶어요. 무엇보다 카바디가 너무 재미있어요.”

“술래잡기네, 아시안게임에서 술래잡기도 하나? 하고 비꼬듯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얘기 들을 때마다 속상해요. 어느 경기보다 더 많이 뛰고 체력소모도 많거든요. 선입견 갖고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카바디는 7명의 선수가 공격과 수비를 맡으며 남자는 20분, 여자는 15분씩 전후반 경기가 펼쳐진다. 올해 11월에는 태국 푸켓에서 비치아시안게임이 열린다. 이 선수도 출전선수로 뽑혔다. ‘마법처럼’ 카바디에 끌린 이현정 선수와 한국 카바디 국가대표팀의 선전과 발전을 기원한다. (이현정 선수 사진-손미화)

9월 30일 인천 송도글로벌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카바디 여자 A조 제3경기에서 우리나라 여자 대표팀이 인도에 26-45로 패해 총 2패를 기록,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다.(사진출처=비주얼 다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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