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림극장이 계속 운영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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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림극장이 계속 운영되길 바라며...
  • 강영희 객원기자
  • 승인 2016.01.29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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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지대사람들] 영사기사 50년, 조점용 님의 안타까운 수집품 전시회

동인천 미림극장 영사기사 조점용<조점용 영사기사님은 미림극장이 문 닫을때까지 35년간 미림극장 영사실을 지키셨다.>

추억극장 미림의 1,2층 로비에서 조점용(71) 영사기사의 수집품 전시가 지난 1월19일부터 시작해 오는  4월30일까지 진행된다.  이 수집품은 지난 50여년 조점용 영사기사가 미림극장을 비롯해 영화관에서 일하는 동안 수리하면서 버리게 되는 부품이나 영사실 관련 물건들을 버리지 않고 모아온 것들인데, 이번에 그 일부를 전시하게 된 것이다. 전시는 미림극장 서포터즈 작가인 김재민씨가 기획하여 진행하게 되었다.

그리고  1월29일 낮 12시 30분, 미림극장 2층 로비에서 <조점용 展> 오프닝 행사가 있었다. 최현준 미림극장 운영부장의 사회로 간단한 다과를 함께 하며 조 기사의 지난 영상이야기들을 듣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조점용 기사가 고교 시절 성인영화를 보러 몰래 들어간 극장에서 단속반을 피해 들어가게 해 주었던 곳이 바로 영사실 안이라고 하였다. 그는 그렇게 숨어들어간 영사실에서 마주친 커다란 영사기를 보며 '아, 이걸 하면 좋겠다. 기술을 배워서 영사기사가 되면 좋겠다.' 는 생각을 하였다.

"노인들이 갈 곳이 없다. 이곳 미림극장은 내가 35년간 영사기사로 인생을 꽃 피웠고, 마친 곳이고, 내가 늙어가는 곳이다. 이곳이 사라지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간 수집해 온 영사실 관련 물건들을 전시하며 미림극장을 계속 운영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모두 다 나이가 들텐데 이런 공간이 노인들에게는 아주 중요하다. 이런 공간들이 많이 늘어나도 모자를 판에 있는 곳도 없어지는 것은 너무 아쉽다. 유정복 시장님께 이 공간이 계속 유지되도록 요청드리고 싶다."

그는 이곳 미림극장 부터 한참 떨어진 중앙시장 근처까지 줄을 서는 일이 많았던 장면들을 상기시켰다.

"이 곳에서 영사기사를 하며 장애인이나 노인들에게 영사기를 들고가서 영화를 틀어줄 수도 있었고, 돈도 많이 벌었고 .. 정말 좋았다. 여기가 1997년 문을 닫고 이곳저곳 극장에서 불러서 갔었는데, 그때부터 사기도 당하고, 월급도 못받으며 어려워졌다... "

영사실 안에 있어야 할 영사기는 이제 유물이 되었지만, 그것을 안고 살아온 한 영사기사의 이야기는 아직은 계속 들을 수 있다. 조점용 기사가 최근 미림극장 일을 해야해서 극장 근처로 이사왔고, 아직도 송현동에 자택을 두고 극장을 살리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을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림극장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해 왔지만, 결국 구두로 약속된 지원은 중단되었다. 미림극장 최현준 운영부장이 사회적기업 인가를 받기위해 애쓰는 가운데, 이 조차 이뤄지지 못하면 이 전시가 끝날 즈음 미림극장도 다시 문을 닫게 된다.

오랜역사와 많은 시민들의 추억어린 극장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있다. 미림을 애정하는 시민들의 관심과 시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에 이 곳을 찾은 어르신들의 안타까움이 함께 섞여 착잡한  <조점용 展> 오프닝이었다.


동인천 미림극장 조점용
<미림극장 입구. 전시배너가 있고, 국화빵도 파는 정겨운 옛날 극장 느낌이 있다.>



<미림극장 1층 로비에서 커다란 영사기 2대가 사람들을 맞이한다. >



동인천 미림극장 조점용
<많은 어르신들이 29일 오프닝을 함께 하셨다.>


<2층 로비에서 전시되고 있는 조점용 기사님의 영사실 수집품들>


<조점용 기사님이 옛 추억과 함게 소장품에 대한 설명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소장하고 계신 옛 미림극장 모습이 담긴 사진>



이 영사기 사진을 보니 지구에 혼자 살아남은 폐기물 인형<월이 WALL-E>의 똘망똘망한 눈이 금방이라도 살아날 듯 쳐다보는 것 같다. <시네마천국>의 알프레도와 토토의 이야기도 생각이 난다.






미림극장  인천 동구 화도진로 31 (동인천 북부역에서 나와 화도진길을 따라 오른쪽 방향)
전시문의  032-764-8880, 6920/ mlc8880@naver.com

관련기사 http://www.incheonin.com/2014/news/news_view.php?sq=30819&thread=001001000&m_no=1&sec=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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