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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 넘어서도 음악과 인천에 대한 애정 표출하고 싶다”

[인터뷰]인천 출신으로 한국대중음악상 심사위원 활동하는 김성환 음악평론가

16-02-26 17:48ㅣ 배영수 기자 (gigg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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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도 인천에 거주하며 인천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김성환 음악평론가.
 
오는 29일(월) 서울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는 ‘제13회 한국대중음악상(이하 한대음)’이 열린다. 지난 12회 당시 인천 그룹 ‘세움’의 첫 번째 음반이 수상 후보에 오르기도 하면서 인천시민들에게도 이 시상식이 어느 정도 이름을 각인시키고 있다. 주최측 등은 이 시상식을 “한국의 그래미”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전 미국인이 다 알고 있는 그래미 시상식에 비해 한대음의 지명도는 아직 그정도까지는 미치지 못해 다소 아쉬움이 있는 상황.
 
한대음에는 음악 장르별로 심사위원들이 포진해 후보 음반들을 면밀히 심사하고 평가하고 있다. 대중음악과 관련한 분야에서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평론가, 작가, 방송 프로듀서,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신문 및 잡지 기자, 연구자) 등으로 매 기준연도마다 최소 40인 이상으로 ‘선정위원회’로 구성돼 활동을 하고 있다(음반 제작자와 가수, 연주자 등 이해당사자들은 시상식의 균형 상 참여할 수 없음.).
 
이중에는 현 경인방송 DJ로 ‘한밤의 음악여행’을 이끌고 있는 음악평론가 성우진, 같은 방송국에서 활동 중인 박현준 PD와 안병진 PD 등 인천 음악 팬들이 많이 알고 있는 인사들도 있다. 그런데 이들 중에서도 인천 시민들이라면 누구보다도 집중해야 할 인물이 한 명 있다. 음악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면서 본업으로는 인천에서 고등학교 영어교사로 근무하면서 인천서 열리는 여러 공연들을 집중하는 아주 특이한 활동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기자는 이에 당사자인 김성환 음악평론가를 시내 모처에서 만났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는 자신의 이름으로 책도 한 권 냈었고, <인천in>에는 오래도록 관심을 쏟았던 ‘후원독자’이기도 했다.
 
고등학교 영어교사이고 음악 전공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10대서부터 사실 음악으로 글 쓰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 마음을 계속 잡고 있었고, 그게 도전이 됐던 것 같다. 그전부터 하이텔 음악 동호회에서 이런 저런 얘길 자주 하면서 커뮤니티를 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커뮤니티를 하던 분들 중에 당시 GMV 편집장으로 있었던 김윤미씨(현 스타에이지 편집장)와 친해졌고 그분이 2000년 가을께 정도에 잡지에 글 한번 같이 써보자며 당시 한 달에 한 번 음악 관련 자유 칼럼을 쓰기 시작한 게 지금까지 확장돼 오고 있다. GMV는 이후 김 편집장께서 나가시면서 지금 함께 잡지를 만들고 있는 한경석씨(현재 팝 음악 전문지 비굿(B.Goode)의 편집장)가 후임으로 왔고 계속 인연을 쌓고 있다. 정리하자면 주변에 기회를 주신 분들이 많으셨던 거다.
 
영어교사 하면서 음악 평론가 활동 하고 그러는 줄로만 알았는데, 책도 한 권 냈더라.
‘J-Pop 연대기’라고, 일본 대중음악 역사에 대한 개론서 성격의 책을 한 번 낸 적 있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일본 대중음악은 김대중 정부 이전까지는 금단의 영역(그 이후로는 규제가 풀려 음반은 공식 발매가 되고 있음)이었지만, 그럼에도 지하의 루트로 접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때문에 그 책에는 개론 외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음악을 어떻게 접해왔는지를 추가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기억하는 일본 가수들, 이를테면 ‘긴기라기니’로 잘 알고 있는 곤도 마사히코나 엑스 제팬, 아무로 나미에 등에 대한 얘기를 풀어놓으면서 철저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접한 일본 대중음악 개론서라고 이해하면 될 책이다.
 
음악 평론가라 하면 지금 어디어디에 글을 쓰고 있나?
현재 무가지(지정 장소에서 무료로 배포되는 잡지)로는 팝 음악 전문지인 비굿과 록 음악 전문지 파라노이드(‘핫뮤직’ 수석기자 출신의 송명하씨가 이끄는 잡지)에 정기적으로 글을 쓰고 있고, 웹진은 음악취향 Y, 음악 포털사이트는 ‘벅스뮤직’ 등에서 에디터 활동을 하고 있다. 그 외에 음반 해설지 등도 간간이 쓴다.

 

김성환 음악평론가(사진 왼쪽)는 국내 유일의 록 음악 전문지 ‘파라노이드’의 송명하 편집장(사진 오른쪽)과 여러 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김성환 평론가 페이스북
 
그렇다면 팝이나 록 분야에 주로 전문지식을 갖고 있다고 봐도 되나?
사실 장르에 대해서는 최대한 초월해서 이야기를 전달하자는 입장이다. 지금 내가 기고하는 매체들 보면 성격이 다 달라서, “어떻게 그 매체에서 다 쓰냐”는 이야기도 듣고 있으니까. 그런데 그게 가능했던 건 내가 장르별로 음악을 어레미처럼 나눠들은 게 아니라, 내가 10대 시절을 보냈던 80년대에 유행했던 모든 음악들을 즐겨 들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한창 잡지에 글 많이 쓸 때는 80년대 유명 아티스트들의 이야기를 시리즈처럼 풀어내기도 했고, 80년대 음악의 트렌드를 이야기하는 칼럼도 쓰고 그랬다. 다만, 힙 합이나 재즈, 클래식 등은 그 장르만 다루는 평론가들에 비해서는 좀 부족하다고 느껴서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다.
 
많은 글을 쓰고 있으면 본업 외에 부업 벌이가 좀 쏠쏠하겠네? (웃음)
사실 무가지는 편집장들과의 친분으로 써주다시피 하는 거니까 쏠쏠한 정도는 아니다. 그냥 개인적으로 필요한 부분에 쓸 용돈벌이 정도만 된다.
 
한국대중음악상에 언제부터 심사위원으로 함께 했나?
2012년 11월부터 참여했으니 실제로는 그 이듬해인 2013년 10회부터 참여했다고 보면 된다. 당시 먼저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던, 현 파라노이드의 송명하 편집장에게 “내부적으로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가 있었다며 의뢰가 왔다. 흔쾌히 수락했고, 현재 장르 별로는 팝(일반 가요)과 일렉트로닉 분과에 집중하고 있고, 근자에 포크 음악과 헤비메탈 부문까지 네 분과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렇다면 3년 여 활동해온 건데, 심사위원 활동하면서 느끼는 부분이 있나? 시상식 자체는 10년이 넘었고 권위도 있지만 아직 대중들이 많이 알지 못하는 상황인데.
나도 사실 심사위원으로 들어가기 전에는 그 부분에 대해 다소 비판적인 시선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겪어보니, 이 시상식을 진행해온 사람들 입장에선 버텨왔다 라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이 시상식이 10년 간 버텨 오면서 가수들이 이걸 수상하면 꽤 영광스럽게 생각을 하기도 하고, 시상식을 통해서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들을 소개하는 의미도 있었다고 보면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판단이 섰다.
 
그러고보니 가수 윤 상이 이 상을 수상하면서 굉장히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이 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비춰지기도 했다. 분명 성과라면 성과인데, 지명도 부분에선 여전히 아쉬움이 있다. 사실 피할 수 없는 지적 아닌가.
개인적인 생각임을 전제하고 말씀을 드리자면, 시상식 초창기에 비즈니스적인 부분 규모 키우지 못한 것은 분명히 아쉬움으로서 지적할 수 있다고 본다. 사실 시상식이 참여정부 때 시작이 된 건데, 정권이 바뀌면서 문화부 지원이 갑자기 끊어진 이후 그걸 헤쳐 나가기 위해 시간이 많이 소모됐고, 때문에 사무국의 규모를 거의 키우지 못한 부분도 있다. 이제 10년 간 선정위원 확보에 노력을 했다고 하면, 이제부터는 홍보를 비롯한 비즈니스적인 부분도 전담할 인력이 필요하겠구나 싶다. 또 차후로는 시상식에 모든 걸 투자하는 기존의 방향에서 이제부터는 시상식의 제반 진행을 하지 않는 나머지 10개월여 동안 비즈니스적인 뒷받침을 마련해 원활히 움직일 수 있는 제반이 마련될 필요는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렇다고 그게 사기업의 후원 형태로 가는 건 좀 그렇고, 대중문화에 대한 공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관심을 보여주고 그 관심을 실질적인 힘(혹은 경제력)으로 모을 필요가 있지 않겠나 싶다.
 
선정위원으로서 한대음이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를 말한다면?
일단 홍보나 비즈니스 등을 해결할 수 있다면 9부 능선을 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 외 선정위원으로서 의견이라면... 보다 다양한 장르에 대한 고민과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이 더 유입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지금 선정위원들의 면면을 보면 록에 대한 전문가들은 많은 편인데 그에 비해 흑인음악 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수는 좀 적은 편이다. 여러 모로 공감성 형성을 위해 균형은 맞춰질 필요가 있을 것도 같다.
 

가수 윤 상이 한국대중음악상 수상 이력을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언급하며 자랑스러워 하는 장면. (사진 출처 = MBC 무한도전 방송 캡처)
 
인천에 거주하고 SNS 등을 통해 인천에 대한 애정도 많이 보이더라. 다만 인천이 ‘파이’가 적다보니 그 애정만큼 표현이 안 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은데...
글을 위주로 활동을 해서 그렇다. 원고, 그것도 음악에 국한된 글로서는 지역적인 색채를 담아내기엔 힘든 게 사실이니까. 다만 글이 아닌 음악관계자 범위에서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은 분명히 있을 것 같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글래스톤베리나 버텀 라인처럼 인천 내 클럽들의 활동과 관내 대중음악 행사에 관심을 많이 기울이는 편이고, 매체 기사가 됐든 개인적인 SNS가 됐든 어떻게든 그것들을 소개는 하고 있다. 소위 ‘로컬’의 부분을 집중해주고 관심을 기울이는 게 ‘인천에 사는 음악 평론가’로서 내가 할 의무라고 생각한다. 또 음악 글을 많이 쓰다보니 블랙 메디슨이나 알포나인틴 같은 인천 밴드들하고도 인터뷰할 때가 종종 있는데, 그때 좀 더 ‘편향적인 애정’이 들어가는 듯도 하다. (웃음)
 
인천에서도 클럽들을 위주로 공연들이 많이 열리고 있다. 보면 느낌이 어떤가?
일단 ‘평론가’라는 입장을 떠나 음악 팬으로서 인천서 지역에 클럽들이 존재해서, 홍대에서만 볼 수 있었던 팀들이 신포동이나 주안, 용현동 등에서 만날 수 있는 장을 만든 것만으로도, 인천서 클럽 운영하는 분들에게는 존경심을 느낀다. 이제 중요한 것은 그런 운영자들이 자꾸 서울 올라가보고 하면서, 얼마만큼의 공연 기획력을 갖고 수입을 유지해야 할까를 고민해야 한다. 다행히 인천 내 클럽들이 그걸 잘 하고 있는 것 같고, 그들에 의해 지역의 밴드들이 해당 지역에서 자주 설 수 있게끔 하는 자구 노력도 해주고 있는 것 같아서 좋다.
 
혹여 인천 클럽들의 공연에서 아쉬움은 없나?
물론 일말의 아쉬움은 있다. 이를테면 현재 서울 홍대의 경우 인근의 클럽들끼리 장르적인 침범을 하지 않고 서로간의 상도를 지켜주거나 하는 무언의 룰이나 약속 등이 있는데 인천서는 아직 그런 게 형성돼 있지 않은 상태고, 그것 때문에 이 문화를 영유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런 저런 비판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야기를 들은 부분이 있다. 각 클럽들이 커뮤니티를 통해 서로 약속을 해야 하는 부분인데, 서로 잘 지키는 클럽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해 갈등이 유발되는 상황도 있다. 커뮤니티하면서 맞춰가면서 클럽들이 상생할 필요가 있다. 어떻게 보면 클럽 수가 아직 적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 같기도 하다.
 
본인을 비롯한 평론가들이 인천에서 활동을 많이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1990년대 초중반 정도까지만 해도 대중음악 어느 분야든 ‘로컬’을 이야기할 때 그게 소위 ‘전방’으로 튀어나올 기회가 없었던 것 같다. 예를 들면, 인천이 ‘딴따라’들의 고향이라 많이 언급되지만 그렇다고 로컬 문화에 대해 부각한 건 아니었으니까 드러낼 기회도 없었던 거다. 사실 ‘홍대’라는 지역 개념이 생긴 것도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지 않나. 이제 인천서도 평론가 활동을 하려는 사람들이 몇몇 보이는데, 그렇게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평론가들이 점진적으로 늘어난다고 하면 먼저 진출한 나같은 사람들이 그들과 함께 호흡하고 나아갈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또 공식적인 매체에서의 원고 외에도 SNS 등 비공식적인 루트로라도 인천 지역문화에 대한 관심을 많이 보이고 지역 문화에 대해 알려 나가야 한다고 본다.

 

김성환 음악평론가의 전언대로, 현재 인천에서는 신포동을 위시한 지역 내 여러 음악 클럽에서 다양한 공연이 열리며 시민들에게 문화적 다양성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신포동 클럽 '글래스톤베리'에서 전설의 록 밴드 '블랙 신드롬'이 공연하는 모습. ⓒ배영수

평론가로서의 꿈이 있다면?
평론가 일을 하면서 본업(교사)을 포기할 수 없어 나타나는 개인적인 한계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 과정 속에서 꾸준히 대중음악 시장에 대한 관심을 갖고 우리나라 음악들 중 알려지지 않은 좋은 부분을 파악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여건 안에서 계속 알려나가고 싶다. 솔직히 음악 글 써서 돈 벌고 싶은 욕심은 과거에도 지금도 없고, 그냥 사람들에게 음악 이야기 더 많이 전하고 소통할 수 있으면 나로서도 보람이 있으니까, 나이가 60 이상 돼도 음악 글 쓰면서 재밌게 활동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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